뮤즈는 버티고 지속하는 자에게 깃든다.

스스로 진화하는 예술

by 이키드로우

글 쓰는 분들이

대부분인 브런치라서

더 많은 분들이 공감할 것 같다.


글쓰기도 일종의 예술이다.

삶의 순간을 붙잡아

영원으로 만들어 내는,

또 표현하는 작업.


꾸준히 써라,

루틴을 만들어라,

억지로라도 앉아 있을 수 있는

엉덩이 힘을 길러라 등의

많은 조언들은

예술의 속성과 본질을

잘 꿰뚫은

지혜의 말들이다.


예술은

단 한 번의 영감,

번뜩이는 무언가로부터

시작된다고들 알고 있지만

그 번뜩임이 오기까지

꾸준하고 규칙적인

반복 작업들이 전제된다.


실력이 상승하는가 싶으면

또 비루한 정체기가 찾아오고

그 정체기를 꾸역꾸역 지나면

어느 순간 실력이 부쩍 늘어있고

또다시 정체기가 찾아오고

또다시 실력이 늘고.


마치 계단처럼

올라가고 평평하고

올라라고 평평하고의

무한 반복이다.


뮤즈가 찾아올 때까지

빈둥거리며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실제로 뮤즈는 우리 곁을

절대 찾아오지 않는다.


어떻게든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쓰고 또 써야

간간히 뮤즈가 찾아와

창작의 불을 지핀다.





글과 그림을 병행하는 나로서는

더더욱 꾸준함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림도 글과 마찬가지로

예술의 영역인지라

엉덩이 붙이고

매일매일 꾸준하게

그려나가야 한다.


초심자의 행운이란 말처럼

오히려 처음 시작은

창작에 불이 잘 지펴지는 편이다.

수월하게 작업이 진행되는 편이다.


하지만 그때

엉덩이 붙이기를 연습해야만 한다.

정해진 시간,

혹은 정해져 있지 않더라도

일정시간을 반드시 할애하여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야 한다.


창작에 불이 붙을 때는

마냥 재미있다.

하지만

지루하고 평평한,

정체되다 못해 퇴보하는 느낌이 드는

구간이 오면

그때는 정말이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바로 그때야 말로

버텨야 하는 시기다.

그 평평하고 지루한 구간을

꾸역꾸역 버텨내면

예술의 영역에 속한 것들은

스스로 진화하기 시작한다.


또다시 창작의 불이 붙고

새로운 작품들이 쏟아져 나온다.

신기한 것은

버팀의 구간을 통과한 작가들을 통해

나오는 결과물들은

반드시 그전보다 진화한다는 것이다.

작가가 의도해서라기보다

스스로 진화하는 느낌에 가깝고

작가는 그 진화된 것을

찾아내는 느낌이 든다.




한동안

나는 그림의 영역에서

평평한 구간을 겪었던 것 같다.

뭔가 맘에 들지 않고

새로움이 솟아나지 않아

재미가 없다는 생각과 함께

자신감마저 떨어져 가고 있었다.


스스로 칭찬할 만한 것은

그런 순간에도

매일 그림 그리기를

놓지 않았다는 사실.


매일 한 장씩은 꼭 그렸다.

캔버스에 그린 작품이 아니라도

스케치북이든 노트에든

맘에 들든 들지 않든

꾸준하게 그렸다.


2개월 정도

비루한 정체기를 겪었다.

이번에는 비교적 짧은 편이긴 했다마는

개인적으로 상당히 길게 느껴진

2개월이었다.

(무기력 증상까지 더해져서 그랬던 것 같다)


그러다가 오늘,

오래간만에

뮤즈가 찾아온 것 같다.


그림이 스스로

새로운 스타일을 향해 진화했고

나는 그 스타일의 부름에 응해

열심히 손을 움직였다.


그림을 그리는 과정과

완성된 결과물이

꽤 맘에 들었다.

완성도가 높아서라기보다

기존의 답답했던 무언가를

뚫고 나온,

그런 시원함이 느껴지는

그림이어서

기분이 너무 좋았고

이 기분대로라면

계속 즐거운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거라는

긍정적인 느낌이 가득했다.


꾸준함, 지속의 힘을

제대로 체감한 순간이면서,

동시에

예술이 스스로 진화하는 것을

목격한 순간이었다.


뮤즈가 내렸을 때

열심히 달려야지.


이키드로우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