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필요한 존재에 대한 그림책
작은 연못에 비친
햇살의 반짝임이
눈부시게 유려하다.
너무도 아름다운
윤슬이다.
나는
너무도 작아
연못이라 부르기에도 부끄러운
작디작고 초라한 연못이다.
햇살이 늘 나를 비추고 있었음에도
내 눈이 부실까,
내 눈이 다칠까
나는 햇살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햇살은
모든 세상을 비추는 듯했지만
한참을 지나 깨닫게 된 것은
그 햇살은
나만을 오롯이 비추는
햇살이란 것이었다.
흙탕물이 되어
온몸이 더럽혀져 있을 때도
환희에 가득 차
즐거움에 소리칠 때도
모두가 날 떠나간 듯한
고독과 외로움의 그 자리에도
온갖 쓰레기 더미로 인해
몸이 아파져
홀로 그 아픔을 감당하고 있는
바로 그런 순간에도
햇살은 묵묵히
나를 비추며
그 자리에서 날 바라봐 주었다.
어느 날, 어느 순간에
나는 그 햇살을 인식했다.
무심코 지나온
나를 향한 모든 따스함들이
주마등처럼 스치며
나를 반짝이게 한 원인이
나 자신이 아니라
햇살이었음을
이제야 눈치챘다.
변함없이 햇살은
늘 그 자리에서
나를 비추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나를 위해
오직 내게만 비치는
그 햇살을
꼬옥꼬옥 더 세게
끌어안고 싶어졌다.
연못은 햇살을
마음껏 끌어안아도
상관없음을 알게 되었다.
아니,
햇살을 가득 머금고
끌어안을 때에야
별보다 더 아름다운
반짝거림을
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더, 더
마음껏 너의 햇살을
내게 다오.
나는 마음껏
너, 햇살을
내 속에 품을 테니.
보이지 않는 햇살은
나로 인해 반짝임이 되어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게 되고
스스로 빛날 수 없는 나, 연못은
햇살이 있음으로 인해
세상을 환하게 밝힐 만큼
유려하고 아름답게 빛나는
윤슬이 될 수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