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좋은 날
봄비가 내리는데
조금 희한하다.
소나기처럼
쏴아아 내렸다
곧 그치는가 싶더니
다시 또 쏴아아
내리기를 반복하다,
급기야 우박이 되어
후두두둑 떨어져 내린다.
이런 변덕스러운 날씨는
참말로 오랜만이다.
우중충하고 어둑어둑한
그로데스크 한 분위기지만
맑고 화창한 날 못지않게
나는 이런 날씨가 맘에 든다.
글 쓰기 딱 좋은 날이다.
흙탕물 휘저어 놓은 듯한 머릿속이
이렇게 어둑한 봄비 속에서는
차분히 정리되기 때문에
마구마구 글을 쓰고 싶어진다.
딩굴딩굴하기도 딱 좋은 날이다.
작은 스탠드 조명아래
만화책을 쌓아두고
간식을 뇸뇸 챙겨 먹으며
뒹굴 거리기 좋다.
드라마 정주행하기에도 딱 좋은 날이다.
침대 위에 푹신한 이불 덮고 누워
재미난 드라마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정주행 하며
부비적부비적거리기 좋은 날이다.
내일은 또 날씨가 맑다는데
지금 날씨로 봐서는
한동안 꾸물꾸물할 것처럼 보이기만 하다.
변덕쟁이 봄날씨가
밉지만은 않은,
오늘은 봄비로 가득한
기분 좋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