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잉요가 1주차, 리셋된 몸으로 다시 해보는 기본 동작들
이런저런 현실의 이유로 운동을 잠시 쉬었고, 운동을 쉬는 동안 스트레스로 건강이 악화된 데다가 몸을 전혀 돌보지 않았던 탓에 몸이 엉망으로 망가졌다. 체력이 바닥인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살도 5키로 정도 부쩍 찐대다가 (나는 원래 몸무게 변화가 플러스마이너스 2~3인 사람이다) 무엇보다 골반이 너무 틀어지고 굳어졌다. 플라잉요가가 림프절을 자극해 독소를 빼준다 라고 말만 들었는데, 실제로 운동을 쉬는 동안 정말로 이건 독소가 쌓인 것이다 라고 느껴질 정도로 온몸이 뻑적지근하게 삐걱거렸다.
몸은 어느 때보다 엉망이었고, 플라잉요가를 해봤기 때문에 되레 운동을 다시 시작하는게 망설여져서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시간을 질질 끌고 운동을 미뤘다. 이 망가진 몸으로 이 운동을 하면 얼마나 아프고 힘들지 알기 때문에 쉽게 마음먹어지지 않았다. 운동을 시작할 계기를 스스로에게 마련해주기 위해 일단 운동복부터 사고! 나서도 몇 주를 더 미루다가 새로운 해의 시작을 핑계 삼아 야심차게 6개월 수강권을 끊어버렸다.
아니나 다를까 겨우 마음 먹고 찾은 센터에서 먼저 인바디 측정을 하고 1차 충격, 거꾸로 잠깐 매달리기만 했는데도 얼굴로 피가 쏠리는 느낌에 2차 충격, 허벅지에 해먹줄을 감았다가 터질 것 같은 허벅지 살과 그 고통에 3차 충격을 받았다. 이후로도 N차 충격은 동작마다 끊임없이 이어지고.. .솔직히 내심 ‘그래도 작년 봄까진 했었으니까~’하고 여유부리고 있었는데 이게 무슨 일인지. 심지어 첫날이라고 초급 수업을 들었는데 너무 힘들어서 깜짝 놀랐다.
그래도 아주 처음 배웠던 때보다야 동장 수행 면에서는 나았지만, 일단 플라잉이고 뭐고 골반이 다 굳고 틀어져서 중심 잡는 것 자체가 엄청난 체력을 요했다. 정말 편하게 하던 간단한 근력 운동도 온몸이 바들바들. 너무 당혹스러웠다. 아무도 내가 힘들어한다고 나를 나무라지 않는데 왠지 위축되었다. 답답하고 짜증스러운 마음에 눈물을 삼키며 집에 돌아와보니 가랑이에 피멍도 아니고 시퍼렇고 땡땡하게 멍이 들었다. 처음 배웠을 때도 이런 멍은 든 적이 없는데...
다소 실망스럽고 자존심마저 상하는 마음이 되고 말았다. 몸은 초심자의 것으로 돌아갔는데, 마음은 초심자가 아니니 내 몸이 할 수 있는 것보다 무리를 하고 말았다. 리셋된, 혹은 더 나빠졌을지도 모르는 내 몸을 받아들여야할 시간이다.
뻐근한 몸과 조급한 마음을 다스리고 천천히 다시 시작해보자.
기본 앞에 무너지지 말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