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잉요가 7주차, 내 몸이 세상 제일 무겁게 느껴지는 요즘이지만
몸은 귀신같이 그간의 나태함을 증명해 보인다. 너무 확연해서 잔인할 정도다. 애초에 썩 건강치 못한 몸이 되어놓은 데다가 별것 아닌 일에도 에너지를 소진해버리는 나는 자꾸만 응석을 부리게 된다. 이렇게 수면도 부족하고 피곤한 상태로 운동을 해봐야 역효과만 낳을 거야, 하고 멋대로 진단을 내리고 운동을 쉬어버린다. 운동을 안 하면서 몸이 나빠지고 나빠진 몸으로 운동을 하면 더 나쁠 것 같아서 운동을 안 하게 되고 그러면 몸이 더 나빠지고... 의 굴레에 종종 빠지고 만다.
운동을 소홀히 하고 있는 요즘에 대한 변명을 참 정성스럽게도 해보았다.
플라잉요가를 하면 흔히 말하는 '몸이 무거운 기분'이랄지 반대로 '가뿐한 느낌'의 실질적인 형태가 마치 눈에 보이는 것 같다. 컨디션이 나쁘고 몸이 좋지 않다고 느낄 땐 해먹 위에 올라가 있는 내 몸이 그렇게 무겁게 느껴질 수가 없다. 컨디션이 오락가락한 요즘은 어떤 날은 허벅지에 해먹을 세 번을 감아도 가뿐하니 시원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어떤 날(이라고 하지만 실은 '매번'에 가깝다)은 한 번만 감아도 다리가 떨어져 나갈 것처럼 아파 끙끙대기도 한다.
'무리'하는 것에 극도의 거부감이 생긴 요즘, 요가를 하면서 생각한다. 이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내 체중만큼의 힘을 들여하는 운동이구나. 억지로 무거운 기구를 들어 올리거나 밀어내는 게 아니라, 내 무게를 견디는 일. 내 무게만큼만 허벅지를 조이고, 내 무게만큼만 매달리고, 내 무게만큼만 들어 올리면 된다. 그것만으로도 운동량이 상당해 땀을 뻘뻘 흘리지만, 왠지 안심이 된다.
그날그날의 몸상태에 따라 아무리 힘들어도 이건 결국 내 무게야, 하고 스스로를 달랠 수 있게 된다. 다소 힘겹게 느껴져도 조금은 의연해질 수 있다. 동시에 한편으론 오늘의 나의 무게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것이다. 오늘은 이만큼 무겁구나 하고, 체중계가 알려주는 물리적 무게와는 다른 나의 무게에 대해서.
언젠가 나도 내 몸보다 무거운 덤벨을 훌쩍 들고 운동할 수 있는 건강한 몸이 되고 싶기도 하지만, 내 몸 자체의 무게조차 견디기 못하면서 무거운 덤벨만 들어 올리는 사람이 되고 싶진 않다. 무게를 올리더라도 중심을 잡고 코어의 힘을 기르는 게 먼저. 나 자신을 온전히 마주하고 견딜 수 있는 것이 더 강한 사람이라고 믿는다. 단단한 사람이 되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