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의 요가부터 아로마, 훌라춤까지

늦은 후기, 원더러스트에서의 이틀

by 라샐리


나는 사주에 흙이 많다. 뭔가에 한 번 빠지면 남들이 보기엔 과하다고 할 정도로 무리해서 하는 경향이 있다. 흙이 많으면 체력도 좋다던데, 실제로 어느 정도 체력이 받쳐주다 보니 무언가에 미친 듯이 빠져서 해내다가 결국 나중에는 번아웃이 오곤 한다. 요즘에는 요가에 빠져 있어서, ‘요가 페스티벌’이라고 불리는 원더러스트에 꼭 가보고 싶었다. 막상 혼자 갈 용기가 없어 친구와 도반들을 꼬셔 함께 다녀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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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어김없이 비가 내렸다. 작년에도 비가 와서 아무것도 못 했다는 후기를 봐서 걱정이 컸다. 일기예보만 들여다보며 불안해했는데, 다행히 우리가 신청한 수업은 모두 그린랩에서 진행되는 것이었다. 어떻게 이런 우연이 있었을까. 가끔은 나도 운이 따라주는 사람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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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첫 수업, 빗속의 하타

처음에는 메인 스테이지에서 열린 그로우 하타를 들었다. 비가 안 오더니 시작하려는 순간 갑자기 미친 듯이 퍼붓기 시작했다. 그래도 다들 소나기려니 하며 우산을 쓰고 기다렸다. “언제 또 비 맞으면서 요가를 하겠어~”라는 마음으로 버티는 듯했다. 신기하게도 조금 잦아들더니 이내 가랑비로 변했다. 느리게 흐르는 야외 요가, 그 싱그러움에 기분이 좋아졌다. 빠질 수 없는 머리서기 아사나 시간도 있었다. 마침 최근에 성공했기에 떨리는 마음으로 도전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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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빗소리, 마음을 적시다

공원에서 비를 맞으며 요가를 하니 옷은 젖었지만 숲의 싱그러움이 기분을 더욱 좋게 했다. 이어서 우리는 서울숲에서 조금 벗어나 카페 거리 쪽에 있는 그린랩으로 이동했다. 한 번 가본 적 있는 ‘맛차차’ 카페 위층이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준비된 상 앞에 앉아 경건한 마음으로 차 한 잔을 기다렸다. 갑자기 바깥에는 비가 엄청 쏟아지기 시작했는데, 실내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안심되고 좋았다. 티마스터인 바유님이 차를 우리면 숙우에 담아 한 명씩 따라 마셨다. 그 분위기 자체가 주는 힐링이 참 좋았다. 차를 만들며 들려주신 차 이야기도 흥미진진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아이들과 어릴 적부터 매일 아침 차를 마셔왔다는 점이었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이 인스턴트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셨다. 나도 아이가 생기면 아침마다 차와 함께 시간을 보내야겠다고 다짐했다. 창밖에선 빗소리가 쏟아지고, 눈앞에는 푸르른 잎들이 살랑거렸다. 차와 빗소리, 녹음이 어우러지는 그 순간이 너무나 좋았다.



아사나 이벤트

서울숲 메인 스테이지에서 오트밀크 브랜드 이벤트에 참여했다. 아사나 카드를 뽑고 주사위를 던져 나온 시간만큼 아사나를 유지하는 미션이었다. 내가 뽑은 건 우르드바 다누라 아사나. 바닥이 미끄러워 아슬아슬했지만 10초 버티기에 성공했다. 이후 짐이 많아 디타워 주차장에 내려놓고, 돈가스 점심을 먹었다. 시간을 놓쳐 조금 늦게 다음 수업에 합류했다.



마음이 따뜻해진 아로마 발레

발레라고 해서 떨리는 마음으로 갔는데, 아로마와 몸의 감각을 함께 느끼는 수업이었다. 에센셜 오일이 아닌 실제 허브—당귀, 로즈마리 등을 직접 엮어 세이지 나무와 함께 묶는 작업이었다. 손끝에서 퍼지는 향이 마음을 기분 좋게 했다. 몸과 마음이 아팠던 경험을 나누어주신 원장님이 진행하셨는데, ‘내 몸을 아끼고 사랑하자’는 의도가 마음에 와닿았다. 느린 움직임이었지만 몸을 감각하고 나를 바라보는 과정은 소마 요가와 닮아 있었다. 우아한 동작을 기대했지만, 오히려 요가적 요소를 품은 움직임이라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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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의 명상, 허브볼 만들기

마지막은 호흡 명상과 함께하는 허브볼 만들기. 허브를 하나씩 맡고 만지며 천 안에 담아 묶는 간단한 작업이었다. 허브만 구할 수 있다면 집에서도 충분히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싱그러운 그린랩 공간에서 진행되어 더욱 분위기가 좋았다. 체크인 담당자분이 계속 마주치며 아는 척을 해주신 것도 작은 즐거움이었다. 저녁 7시 하와이 공연을 보지 못한 건 아쉬웠지만, 친구 덕분에 무거운 짐을 차로 옮기고 편히 귀가할 수 있었다.












일요일, 첫번째 수업 여동구 요가

도반들과 함께 다시 찾은 둘째 날은 날씨가 너무 좋아졌다. 땡볕 아래서 진행된 여동구 요가는 기본 동작 위주였지만, 지도자의 목소리에 무게감이 느껴졌다. “역시 유명한 분은 다르구나” 싶었다. 하지만 햇볕이 너무 뜨거워 중간중간 선크림을 바르고 선글라스를 끼느라 정신이 없었다. 처음 1시간 했는데 너무 더우니까 이미 벌써 지쳐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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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라춤과 알로하 스피릿

이벤트로 받은 무알콜 맥주를 마시며 40분 휴식을 취한 뒤 훌라춤을 배웠다. 훌라 치마와 프란지파니 머리핀이 주어졌는데, 그 순간부터 설레기 시작했다. 기본 동작을 익히려 했지만 생각보다 어려워서 발과 골반이 따로 놀았다. 그래도 그냥 즐겁게 따라 해봤다. 하와이안 음악이 둥가둥가 나오며 그 리듬에 맞춰서 춤을 추니까 마치 하와이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알로하 스피릿 때문인지 강사분들도 너무 친절하고 1시간 너무 좋은 에너지로 춤을 추고 즐겼던 것 같다. 하지만 그때 뒤에서 내리쬐는 태양 때문에 우리의 등은 화상입은 것처럼 엄청 타있었다.



점심은 또 디타워에서 시원한 물냉면 한 그릇.



새로운 감각, 아로마 무브먼트

전날의 아로마 발레와 같은 스튜디오 팀이 진행했다. 이번에는 ‘서울숲’이라는 이름으로 만든 아로마를 나무 조각에 담아 손목에 착용하고 향을 맡으며 움직였다. 둘씩 짝을 지어 등을 맞대고 호흡을 느끼거나, 손을 맞대고 서로의 움직임을 따라갔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자유롭게 풀리니 새로운 감각이 찾아왔다.



싱잉볼 사운드 배스

시작 전에 5가지 요소를 몸으로 표현하는 워밍업을 했다. 의외로 즐겁고 나를 깨우는 경험이었다. 본격적으로 싱잉볼에 들어갔는데, 기대와 달리 마이크를 통해 들리는 소리가 울림을 덜 전해주었다. 멀리서 들려오는 에어로빅 소리도 방해가 됐다. 그래도 파동 때문인지, 피곤해서인지 50%쯤은 잠들 듯 깨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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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다카 요가, 전사의 기운

인스타에서만 보던 윤진서의 오다카를 직접 체험하게 되었다. 좋은 자리를 잡진 못했지만, 여배우라서 그런지 목소리만으로도 강한 힘이 느껴졌다. 윤진서님이 빨간 점프수트를 입고 전사자세를 하는 모습은 진짜 전사 같았다. 그 부드러움 속 근엄한 카리스마에 단숨에 빠져들었다. 함께 손을 잡고 원을 만들며 요가 동작을 이어가는 순간, 파란 하늘과 숲, 수많은 사람들과의 에너지가 하나로 이어졌다. 우리는 꼭 원데이 수업에 다시 가자고 약속했다.


서울숲에서 남긴 요가 기록

어두워지기 전, 서울숲에서 요가 프로필 사진을 찍었다. 자연과 함께하니 그 자체로 아름다웠다. 생각보다 서울숲에 아름다운 곳이 많았다. 나는 특별히 건진 사진은 없었지만, 숲 속에서 요가를 하고 그 순간을 기록할 수 있어 행복했다.




진짜 내년에도 또 가고 싶을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이런 행사는 날씨가 큰 이슈이긴 한데 그것만 빼면 뭔가 환기도 되고 영감도 많이 받았다. 내년에는 내가 한국에 없을 것 같아서 못 갈 것 같은데 만약 있게 되면 도반들과 꼭 또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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