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컨셉 잡고 시퀀스 짜는 것이 즐거운 나
요가 수업을 준비한다는 것은 단순히 아사나를 가르치고 에너지를 나누는 일에 그치지 않는다. 매번 어떤 주제와 시퀀스로 사람들과 함께할 것인지, 그 안에 어떤 메시지를 담을지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나는 지금까지 네 번의 수업을 준비했다. 정규 수업이 아니었기에 마음껏 주제를 정하고 만들어 공유할 수 있었다. 누군가는 이런 준비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지만, 나는 오히려 즐겁다. 주제를 억지로 찾지 않아도 어느 순간 “오, 이걸 해봐야겠다”라는 영감이 떠오른다. 주제가 정해지면 음악, 아사나, 명상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하나의 수업으로 완성된다. 문제는 그것을 제대로 전달하고 공유할 에너지와 여력이 부족하다는 것이지만. 그걸 이겨내고? 해내기 위해서 참 어렵지만 계속해서 수업을 해나가려고 하는 것이다. 나누고 싶고 함께 하고 싶은 것들은 참 많은데 남들 앞에서 그걸 나누고 전달한다는 게 이렇게 힘들 줄이야. 한 번도 해본 적도 없으니 당연하긴 한데 참 어려운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본성 베이스 자체가 남들과 좋은 것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나서는 내가 정의 내린 성격을 타파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 언젠가는 남 앞에서 서서 편안해지는 날이 오겠지~ 하면서 매 수업마다 느껴지는 긴장감을 이겨내보고 있다.
첫 번째 수업은 뭔가 나라는 사람을 소개하고 내가 어떻게 요가 강사를 하게 되었는지를 말하면서 시작해보고 싶었다. 돌이켜 보니 나는 직관적으로 끌림을 통해서 무언가를 선택하면서 살아왔고, 그렇게 끌리는 대로 하다 보니 요가를 나누는 일에 다다르게 된 것이다. 그 직관의 힘이 나답게 살아가게 한다는 것을 전하고 싶었다. 그래서 직관 아즈나 차크라로 정했다. 또 아즈나 차크라는 평소 내가 좋아하는 차크라여서 이보다 나다운 게 있을까 싶어다. 거침없이 직관 관련된 메시지를 적어 내려 가고 내가 좋아하는 아사나 위주로 짜서 만들었다. 수업 중에서 가장 잘했다고 해주신 테라피 수업을 가지고 구성했으며 미간 사이를 바라볼 수 있게 하면서 아로마 선생님께 받은 아즈나 차크라 오일도 발라드렸다. 당연히 처음이라 미흡했고 좌우 방향도 틀렸지만 그래도 좋은 에너지를 잘 주고받으며 마무리했다. 요가가 단순히 몸을 움직이는 것을 넘어 인생의 메시지를 나눌 수 있는 도구라는 것을 확인한 시간이었다.
두번째 수업은 주말에 놀러 갔다가 영감을 받고 만든 것이다. 더현대와 스타벅스에 갔더니 여름이라 그런지 하와이 팝업스토어에 아이템들로 가득 차 있었다. 또 하와이가 내 꿈이고 미래이기 때문에 하와이가 바로 요가 수업 컨셉이 되어버렸다. 하와이 명상 중 좋아하는 것 호오포노포노 명상도 공유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 않을까 싶었다. 하와이스러운 우쿨렐레 음악과 요가도 왠지 모르게 잘 어울릴 것 같았다. 그 알로하 스피릿이 함께 하는 요가라니. 상상만 해도 신이 났다. 만들면서도 즐거웠다. 음악도 하와이스럽다고 다 선택하는 게 아니다. 아사나와 잘 어울리는 것을 찾기 위해서 기를 쓰고 찾고 또 찾았다. 내가 이렇게 까지 해야 하는 싶은데도 까다롭게 그 음악 하나 고르는 게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있나 싶다. 이렇게 집요하게 공부라도 헀다면 좋았을 텐데 싶었다.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에 와있다는 듯이 ~ 파도 소리와 함께 마무리 사바사나 명상도 했다. 사실 이 수업도 은근(?) 반응이 좋았다. 그냥 좋아서 만들었는데 너무 좋다고 피드백해 주시니 기분이 덩달아 좋아졌다. 근데 그만큼 부담감도 함께 따라왔다. 갑자기 생각나서 한 거였는데 다음 수업도 이만큼 재밌는 아이디어가 떠오를까? 그건 닥치면 떠오르겠거니 하면서 넘겼다.
세 번째 수업도 어김없이 다가왔다. 다가오니 나의 삶을 더욱 관찰하게 된다. 영감이 떠올라야 한다. 최근에 다시 <아티스트웨이>라는 책을 읽고 10년째 계속 실패하는 모닝페이지를 다시 쓰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집안 한가득 메워진 차를 마시기 시작. 오호라 차를 가지고 요가를 나눠야겠다. 차명상! 아사나는 릴랙스 하고 젠하게 가고~ 차명상으로 토요일 오전을 시작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마워 영감아… 실제로도 차 한잔을 가지고 명상을 진행하기 때문에 컨셉은 너무 명확하게 정해졌다. 음악은 buddha garden 이 제격이었다.
수업하기 전에 차를 안 좋아하면 어떻게 하지? 이런 걸 왜 하는 거야? 할까 봐 걱정과 불안~
그래도 난 내가 좋다는 것은 꼭 나눠야지라는 마음이 컸기 때문에 그런 두려움을 접어두었다. 집에서 온갖 찻잔 다 꺼내고 심지어 전기 포트까지 들고 요가원을 향했다. 왜 이렇게 사서 고생할까? 그렇지만 너무 재밌는걸? 시급을 생각하면 이런 건 할 수가 없다. 이건 에너지 공유라고 생각하면 가치가 어마어마하다고~라고 신나는 마음으로 요가원에 갔다.
수업이 끝나고 회원님들의 따뜻한 피드백이 내 마음을 가득 아름다운 에너지로 채웠다. “진심은 진심으로 전해진다”는 걸 다시 확인했다. 차 한잔으로 좋은 에너지를 받은 신 것 같아서 뿌듯한 마음 한가득이었다. 종종 차명상과 차담을 준비해야겠다고 혼자 다짐하며, 차를 또 배우러 가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 또 배우러 가니?)
이제 정규 수업이 시작된다. 매주 저녁 9시, 회사에서 퇴근한 사람들이 찾아오는 시간. 나도 퇴근 후 수업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늦은 시간에 수업을 하게 되었다. 정규 수업은 컨셉 하나로 계속 끌고 나가야 하기 때문에 질리지 않도록 제대로 잘 정해야 했다. 무엇보다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도록 흥미로운 것을 하고 싶었다. 수업시간이 밤이기 때문에 달을 떠올려보았다. 오호라~ 아침에는 태양경배(Surya Namaskara)가 있다면, 밤에는 달맞이 경배가 있지~ 이 시간을 위해 찬드라 나마스카라(달맞이 인사)를 테마로 잡았다. 처음에는 찬드라 시퀀스를 가지고 가면서 달의 주기별로 이완, 확장, 집중을 가지고 가면서 만들어가야겠다. 밤이니까 달빛 느낌으로 촛불 가득한 공간에서 릴랙스 한 분위기를 만들어야겠다. 캔들라이트 잔뜩 켜놓고 아름답게 명상하듯 아사나를 해야겠다. 그리고는 알리에서 LED 라이트를 잔뜩 주문해 버렸다. ㅎㅎㅎ 돈생각하면 절대 할 수 없다. 난 지금 에너지 나눔에 집중하고 있다…!!! 재밌으니 그냥 하는 거다. 재밌는 것을 찾아서 행복하다. 행복하고 그걸 나눌 수 있어서 마음이 너무 충만하다. 그러려고 인생 사는 거 아닌가?로 귀결이 되며 재밌게 준비해보려고 한다. 내가 하는 수업이지만 내 수업이 너무너무 기대가 된다.
수업을 준비하는 과정은 나에게 즐거움 그 자체다. 이것저것 명상적인 것을 섞어가면서 1시간의 요가 수업을 만드는 게 신이 난다. 일반적인 것을 하면 되는데 스스로 뭔가 만족이 안된다. 매번 긴장감은 있지만, 그걸 이겨내는 것 또한 나의 성장이 된다. 평소에 하고 싶은 예술을 스케치북 위에서 하지 않고 요가원이라는 공간에서 예술의 혼을 불태우는 기분이다. 흠 공간 디자인(실내건축)을 괜히 전공한 게 아닌었다ㅋㅋㅋㅋ 역시 인생에 쓸데없는 경험은 없다. 무엇보다 내가 전한 에너지를 사람들이 받아서 그들의 삶에서 작은 빛으로 퍼져나가는 순간, 그 행복은 말로 다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