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요가가 나와 맞을까?
요가하는 사람들을 보면, 각자 대표하는 요가가 있다. 누구는 하타, 누구는 아쉬탕가. 그렇다면 나는 어떤 요가를 해야 할까? 나도 하나쯤은 깊게 파고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 하지만 막상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단점이 보이고, 쉽게 몰입되지 않는다. 또 어쩔때는 모든게 다 좋아질 때가 있다. 하나를 선택하고 깊게 파려면 그만큼의 돈과 시간을 투자해야하는데 신중하게 선택해야 할 것 같다. 이렇게 보면 이중에 하나를 선택해서 파고든 사람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다. 다행히 내가 다니는 요가원 원장샘도 나와 비슷한 성향이라서 여러가지를 다 섭렵하시는 스타일이라 그녀만의 스타일이 있다. 꼭 하나만 선택할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그래도 사람인지라 하나를 꼭 선택해보고 싶은 욕구가 있어서 지금까지 경험한 요가들을 정리해보기로 했다.
빈야사 — 흐름의 아름다움
처음 빈야사를 접했을 땐 늘 재미없게 느껴졌다. 아쉬탕가에서 하던 동작을 주제에 맞춰 살짝 변형한 느낌이랄까. 아쉬탕가는 힘들어도 도전하는 맛이 있는데, 빈야사는 매번 지루하기만 했다. 사람들은 도대체 빈야사를 왜 할까? 의구심이 들던 어느날... 우리 요가원에 K 선생님의 빈야사 수업을 듣고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아, 이게 빈야사구나!” 물 흐르듯 애쓰지 않고 이어지는 움직임, 정형화된 틀을 벗어나 자유롭게 풀어낸 시퀀스가 예술작품 같았다. 음악에 맞춰 춤을 구성하듯 아름답게 흘러가는 경험은 경이로웠다. 엄청 힘든데 하고 나면 개운하고 기분 좋은 그 만족감. 수업이 끝나고 K선생님에게 무슨 예술작품 같다고 말씀을 드렸었다. 시퀀스에 대해서 엄청 연구하신다고 ... 세상에 쉬운 것은 없구나.
아쉬탕가 — 도전과 경직 사이
아쉬탕가는 파타비 조이스가 만든 현대 요가, ‘아쉬탕가 빈야사’다. 처음엔 도전적인 동작들이 재미있었다. 같은 시퀀스를 반복하다 보니, 안 되던 아사나가 시간이 지나며 가능해지는 성취감도 컸다. 하지만 경직된 분위기, ‘안 되면 네 잘못’이라는 식의 융통성 없음은 부담스러웠다. 파타비 조이스의 사건과 가족 비즈니스 논란을 알게 된 뒤에는 더 거리감을 느꼈다. 1년에 한번씩 인도 마이솔에 가서 자격증을 따야지만 가르칠 수 있고. 그런게 진짜 이상하지 않나? 그런데 정말 잘 만든 시퀀스라서 사람들이 그렇게 빠져드는 것 같다. 그래서 나도 언젠가는 풀버전 아쉬탕가를 제대로 경험해보고 싶다. 그치만 아쉬탕기니가 되고 싶지는 않은 것 같다. 살빼기와 근액 만들기에는 아쉬탕가가 최고인듯 싶다.
하타 — 전통의 무게
하타요가는 호흡을 중심으로 한 전통 요가다. 이효리의 요가, 제주도 한주훈 선생님처럼 멋지게 수련하는 모습은 나를 동경하게 했다. 오랫동안 자세를 유지하며 그 자체가 명상이 되는 순간, 이것이야말로 진짜 요가 같았다. 몸이 유연해 늘리는 느낌은 좋았지만, 후굴 자세에서 목이 꺾이며 통증이 생겼다. 전통적이고 명상적인 매력은 크지만, 아직은 나에겐 조금 넘사벽처럼 느껴진다.
인요가 — 힘을 풀어내는 연습
처음 인요가를 했을 땐 정말 싫었다. 치앙마이 요가원에서, 움직이고 싶은데 한 자세에 머무르라는 게 답답하기만 했다. 의미도 모른 채 힘을 잔뜩 주고 버티고만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접한 인요가는 전혀 달랐다. 요가원 원장님의 설명과 소도구 활용 덕분에 매력에 빠졌다. 긴장 많은 내가 몸을 얼마나 움켜쥐고 있었는지 알게 되었고, 이완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경락을 자극해 부족한 건 채우고 많은 건 덜어내는 원리. 음양오행을 좋아하는 내게 딱 맞았다. 비우는 것 같지만 에너지를 가득 채워주는 게 바로 인요가의 매력인 것 같다. 또 내 안을 들여다보며 하는 움직임이라서 감정, 심리 상태와도 연관이 된다. 움직임에 대한 설명도 중요하지만 내려놓음과 같은 명상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어야지 인요가도 제대로 안내할 수 있다. 또싱잉볼과도 잘 어울리니까 싱잉볼 + 인요가를 잘 결합해봐야겠다.
현대 요가의 다양한 얼굴들
인사이드 플로우, 워터 빈야사, 오다카 요가처럼 빈야사를 접목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만든 현대 요가들도 있다. 하나씩 다 경험해봤는데, 각자 특색 있고 흥미로웠다. 음악과 호흡을 엮어내는 방식, 흐름을 강조하는 시퀀스, 무게감 있는 동작들… 다채롭고 재밌는 세계였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나도 나만의 요가를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창의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현대 요가라면, 내가 만든 시퀀스도 충분히 의미 있고 좋은 수련이 될 수 있다고 느꼈다.
앞으로의 나
정리해보면, 나는 창의적으로 움직이는 빈야사와 깊은 이완을 주는 인요가를 좋아한다. 그래서 인요가 TTC를 들어보고 싶고, 빈야사는 내가 직접 시퀀스를 짜서 나만의 스타일로 풀어내고 싶다. 또 인요가의 연장선상으로 앞으로는 소마틱스 요가, 알렉산더 테크닉에도 관심이 간다. 몸과 감정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은 늘 신기하다. 요즘 원인 모를 목 통증도 단순히 신체적인 것이 아니라 감정과 연결된 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몸은 기억한다라는 책처럼, 몸과 마음이 함께 작동한다는 걸 직접 느껴보고 싶다. 그래서 지금은 하나만 정하지 않고, 네 가지 기본 요가를 두루 섭렵해보고 싶다. 그 위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인요가와 빈야사를 접목해, 나만의 요가를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 내가 걸어갈 요가의 길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