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ed Writing.

글의 전공 | 과거를 열거합니다

by 드아니

아래에 보인 두 개의 글 <어떤 공부를 하였습니까/모든 것에 편지를 쓴다>는 어떤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책을 쓰는 서평의 방법으로 과거 본인의 이야기와 연결짓기, 마음에 드는 문장 기억하기를 소개하겠습니다.



어떤 공부를 하였습니까


n년전 사업가였던 J모씨는 한국 사회에서 부자가 되고자 경영수업을 받기로 한다. 경영에는 기업가 정신이 필요한 법이라 책과 강의로 경영에 필요한 인적자원/마인드/신기술 등을 먹고 있던 찰나 국비가 지원되는 회계 수업을 들었다. 처음 들었던 회계 수업은 기업을 친근하게 설명해주셨던 교수님 덕분에 수강에 대한 즐거움을 에어컨 아래서 누릴 수 있었는데….

즐거움의 티를 안내길 잘했다. 즐거움은 찰나였고 이렇게나 외우고 익힐 것이 많은지 몰랐던 것이다. 그나마 필기를 애정 했기에 칠판 가득한 계산의 공식들은 내 것으로 만들려고 노력은 했다. 애정이 산만큼은 없었는지 노력이 산으로 갔다고 해야 하나. 나는 시간을 투자한 만큼의 결과는 얻지 못했고 회계 대신에 기독교인도 아니면서 회개를 했다. 나는 교회와 건축물의 양식을 종교보다 좋아한다.

안 해도 될 회개는 아니었다. 자기 성찰은 자의식 많은 내게 버거운 무엇이었기 때문에 내 나름대로 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게 지금 필기랑 무슨 솽관이냐면요. 회계공부에는 반드시 n회독과 노트 필기를 해야 한다는 거…! 나의 경우 자기 성찰의 8할이 일기로부터 시작됐다. 이 책을 보면 단돈 5,000원으로 간결히 정리된 회계 1급 요점들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데 칭찬해주고 싶다.(내가 뭐라고) 보기 좋게 참 잘 정리되어 있다. 무료 강의도 줌!




모든 것에 편지를 쓴다


해바라기가 예쁘게 핀 책 표지를 한참 보고 있으니 왠지 모르게 이 책이 투명 포장지로 둘러싼 꽃다발 같았다. 예전에 어디선가 책 선물이 받고 싶지 않은 선물로 상위권을 차지한다던데 그게 조금 아쉬웠다. 책은 향수랑 비슷하다. 향수는 주인과 취향이 맞지 않으면 함께하기 어렵기도 하지만 좋은 향을 맡으면 기분이 좋아지듯 좋은 책을 읽으면 오랫동안 삶의 큰 위안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책이 향수보다 오래간다는 거다.

나는 오랜만에 로맨스 책을 정독하고 싶었다. 드라마보다 소설로서 만나고 싶었다. 주인공을 그려보고 나의 상상 속에 대입해 보는 즐거움< 호사< 사치를 누리고 싶었다. ‘나의 연인’이라는 다정스러운 제목으로 시작되는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다. 책을 보자마자 해바라기와 편지 그리고 반 고흐가 떠올랐다. 반 고흐가 테오에게 주는 편지로도 느껴지기도 했다.

사업체를 운영하는 30대의 주인공은 현실에서 충분히 만날 수 있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래서인지 상상으로 주인공에 이입도 해보고 친구들의 연애사라고 생각해 보기도 했다. 주인공이 무당에게 들은 이야기는 내 것으로 만들고 싶기도 했다. 대화가 생생하게 느껴졌다. 주인공이 나 대신 갔다 왔다고 여기고 싶었다. 작가님의 문체가 친근하게 읽히는 까닭도 있었다. “인생은 다 알고 살면 재미없으니 그렇게만 알고 돌아가게. 아가씨는 가만히 앉아 있어도 복이 굴러들어 올 팔자야. 괜한 걱정 말고 지금처럼 잘 지내면 되네.”




결국, 글을 잘 쓰는데! 소리 한마디


나는 한동안 프리랜서로 글을 쓰는 일을 하면서 글쓰기로 돈을 받는 것이 얼마나 쉽고, 그리고 어려운 일인지 체감했다. 처음 시작한 글쓰기로 돈을 버는 내 글은 한 편당 만 원이 안 되었던 기억이 난다. 한 편의 분량이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에 부담은 없었지만 내가 하는 일이 최저시급이 되는지는 알고 싶었다. 그때 글쓰기의 수입은 글의 분량으로 돈을 받을 수 있었는데 내가 빨리 글을 쓴다면 내 시급은 자연스럽게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 그때부터 글을 쓰는 속도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글을 빨리 쓰는 만큼 내가 버는 돈도 많으니 '나 정도의 글쓰기 실력이면' 꽤나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생각보다 '빨리 글쓰기'는 쉽지 않았다. 매일 쓰는 사람에 가까운 나였지만 처음 보는 기업에 대해 마케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글을 쓴다는 것은 생각보다 에너지가 들어가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처음으로 나를 위해서가 아닌 곳에 내 에너지가 담긴 글을 회사에 보냈을 때 '글을 잘 쓴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도서관에서 1시간 동안 집중해서 쓴 자소서는 그 회사에 합격한 후에 ' 자소서를 정말 잘 썼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나도 만족스러운 자기소개서였다. 그 자기소개서에는 소제목이 전혀 없었다. 자기소개/지원동기 등의 제목 말이다. 그저 A4 분량의 한 페이지로 길게 서술된 나의 진솔한 이야기였다. 자소설이라는 말이 많지만 어차피 일을 하다 보면 소설의 이야기와 현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될 텐데 어떻게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그냥 진짜 내 이야기를 늘 썼다. 자소서를 쓰기 전에 내가 한 일은 그 일과 관련된 사람들에 대한 글을 읽는 것이었다. 그때 블로그에서 읽었던 생생한 이야기들이 큰 도움이 되었다. 또 한 번 글을 잘 쓴다는 이야기에 나 스스로도 만족스럽게 썼던 자소서를 타인도 만족하며 읽는다는 것이 신기했다. 나는 내가 쓴 그 글이 그냥 좋아서 그 회사를 나오고서도 내가 쓴 글을 여러 번 챙겨 읽었다.


글을 잘 쓴다는 것은 2번이나 내게 돈을 벌어다 줬다. 초등학생 땐 일기상을 여러 번 받았다. 그때도 책 한 권을 선물로 받기는 했지만 현금이 되는 수익은 없었다. 하지만 상이 주는 기쁨은 나를 더 많은 일기를 매일 쓰도록, 일기 쓰는 사람으로 만들어줬다. 더 이상 상을 주지 않고 확인받지 않는 일기를 고등학교 때도 즐겨 썼다. 그때는 습관의 형성이 아닌 반성의 기능으로 일기를 썼다. 아주 짧은 분량의, 10 문장이 안 되는 일기도 많았다. 그런 일기를 다시 들여다보고 한 권을 채우는 것이 보람됐다. 노트는 직접 사서 쓰다가 짝지가 선물로 주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게 그때의 일기상이 아닌가?' 싶다. 편지로도 글을 썼다. 친구들은 내 편지를 받고 싶어 했다. 글을 잘 쓴다는 것은 생활 곳곳에서 큰 활약 중이다.


직장인이 된 나는 홍보를 위한 글쓰기와 소개를 위한 글쓰기를 했다. 기자가 되어선 인터뷰를 위해 녹음을 하며 글을 썼다. 편집장님의 말씀을 듣고 신문기사를 한 달 동안 베껴 쓰며 기사체에 대한 감을 익혀나갔다. 할 수 있는 시간만큼 내가 좋아하는 책들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필사했다. 그때 쓰는 것에 큰 재미를 느꼈다. 블로그의 글들은 사진들과 함께 추억들을 되새길 수 있게 해 줬다. 초반에는 방문자 수를 거의 신경 쓰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마음 놓고 글을 쓸 수 있었다. 지금은 조회수가 많으면 글을 쓸 때 힘을 얻는다. 블로그를 통해 글을 잘 쓴다는 평가는 친구에게서 얻었다. 반대로 글씨체에 대한 좋은 이야기를 더 많이 들었다. 글을 잘 쓴다는 것이 뭘까?를 생각해 봤다. 글은 완성형일 때, 주제(보통은 제목과 관련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끝맺음이 있는 글. 그런 글을 쓰는 것이 잘 쓴다는 의미를 주게 되는 것일까? 나는 ‘잘 쓴다’는 의미를 자신의 생각을 빠르게 빨리 표현할 수 있는 것에도 초점을 두기로 했다. 이 글도 그렇게 읽히길 바란다.




모디슈머의 책 읽기


책을 읽는 방법에

읽는다 (작가의 생각이 무엇이든 그저 읽는다)

읽는다 (작가의 생각이 나랑 다르다, so what?)


모디슈머의 책읽기는 다르다.

덧붙여 읽는다.


어떤 글을 썼더라도 작가가 틀렸다는 생각을 뺀다. 작가의 깊은 의미에는 결국 사회에 좋은 영향력으로 좋은 세상을 만드는데 보탬이 되고 그것으로 돈을 조금 벌자는 것이다. 그러니까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이다. 그렇게 될 때 이 작가들이 왜 이 말도 안 되는 말을 구태여 했을까 를 생각해본다. 작가 욕은 더 이상 하지 않게 된다. 내가 먹고살고자 거짓말을 했다. 이게 통용될 것인가? 아니다. 확실히 거슬리는 문장을 썼다. 작가는 내게 어떤 거짓을 날조하는 속셈이 있는 사람인가 아닌가를 생각하도록 유도했다. 나라는 사람의 청렴도에 대해 떠올리게 하려는 셈인가! 이 작자는 자신을 깎아면서 나를 빛내려는구나. 욕이 도리어 감사가 되어 선명하게 나를 높인다. 아! 전문지식인이 쓴다 한들 나를 오랫동안 본 사람의 혜안이 더 옳타구나! 책을 읽길 잘했다. 가족애가 상승하는 하루다. 이런 자존감을 넣어주는 것이 책의 순기능이기도 하니까!


여기서 말하는 모디슈머란 자신만의 새로운 해석으로 책을 읽는 소비자를 말합니다. 모디슈머의 본 뜻은 새로움을 추구하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제품을 활용하는 소비자입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