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마들렌, 식물키우기

by 드아니


2023년 4월 : dear 토마토


'어? 참외 씨앗으로 참외가 열리면 기쁘겠다!'

누군가(토마토를 키우는 유튜버 아저씨)는 토마토 씨앗으로 토마토를 키웠다.

그게 너무 멋져 보였다.

그동안 나는 토마토를 먹기만 했다.

그러다 토마토 씨앗이 토마토 하나에 엄청나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토마토를 키우는 아저씨는 토마토 키우는 방법을 간단하게 알려주었다.

매일 물을 주면 된다.

토마토 씨앗을 화분에도 심으면 된다.

나는 화분이 있고 햇빛이 있는 곳에 산다.

자연이 주는 선물이 기다려졌다.

토마토가 열릴까?

새싹은 자라기나 할까?

얼마만의 식물을 키워보는지 모르겠다.

새로운 도전이다.

ps. 시작은 감나무부터였지!

곶감 씨앗으로 식물이 자라날 수 있나요?

식물박사만 그렇지요! 하고 생각했지만 곶감씨앗은 줄기가 튼튼하게 뻗어나가는 씨앗이 되어줬다.

왜 곶감을 좋아하는지 알겠다!

당장에 감나무의 모습을 보여주진 않았지만 나는 곶감에게서 식물에 대한 즐거움을 얻었다.

얕은 희망이 굳건한 즐거움이 되는 건 얼마 걸리지 않았다.

일주일이 되었었을까?

3, 4 일이 걸렸을까?

나에게 공지사항이 떴다!

"매일 물을 주는 거야! 달력에 기록해 놓자!"

D+00의 지속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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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토리 만의 매력은 말의 이야기를 계속 써 내려갈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늘부터 나는 식물에 관한 이야기를 쓸 예정이다. 내가 키우는 새싹들에게 물을 주며 새싹들이 커가는 모습들을 관찰하고 촬영한다. 요즘의 나는 이렇게 산다. 기차표를 끊으려다 잠시 멈칫 거린다. 내가 만든 쌀밥과 국을 준비한다. 대신에 하는 일들에 남다른 정성을 쏟는다. 다시 언어를 고친다. 식물들이 자라나는 건 내가 한 움큼씩 커가는 일과도 같다는 상상을 해본다. 밤사이 한 뼘이 더 컸다. 어릴 적 아버지께서 키를 재어주시던 모습이 기억난다. 어느 집에서 추억이 있겠지만 나에게도 멋진 기억이다. 기억은 순간적으로 형성된다. 나의 기억은 오늘 식물 키우기로 글쓰기로 그렇게 기찻길 여행을 만들어 간다.

행로는 다시 정해진다. 새싹의 일부가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된다. 죽은 식물이라 말하기가 싫다. 조금은 겁이 난다. 어느 날 본 꿈의 미래가 내 말에 의해 다시 정해질까, 혹은 누군가의 부름에 이상하게 응답할까. 흙 안에 새로운 영양제가 눈에 띈다. 이미 많은 영양소, 비타민, 미네랄이 포함된 토양을 갖고 있겠지만 다시금 머금은 이슬처럼... 나는 기억을 되살린다. 내가 키운 식물들의 이름을 기억한다. 식물이었다가 채소로 변한다. 나는 이런 과정들에 힘이 난다. 멈춤은 없다. 사진전이 열린다. 개최라고 쓰려다가 토양의 언어처럼 글짓기를 하고 싶다. 전문적인 솜씨가 없다고 느꼈는데 나는 식물박사가 되었다. 나만의 명명이지만 나는 괜찮다. 어지러운 이야기는 그만 쓰고 싶다.

D+1. D+2, D+3 그리고 D+4... 매일 물을 주자는 나와의 약속을 지킨 지 한 달이 다 되어간다. 4주 차의 너희들은 어떤 물을 머금고 있니? 활짝 핀, 강한 줄기, 꼿꼿한 모습. 나는 그 모습들이 참 좋단다. 새싹에게 말을 건네어본다. 옆집의 꽃들도 나풀거린다. 바람의 길도, 해의 농도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엄마의 식물들만큼만 잘 자라다오. 열매가 기다려진다. 나의 인생도 그렇게 기다려진다. 나는 설렘을 기억한다. 어디로 떠날까 처럼, 어떤 일일 펼쳐질까 찰나의 설렘을 아프면서 기억한다. 커피를 마신다. 얼음이 되어가는 과정도 방과 후 과제로 눈을 찍었을 때의 신비로운 감정만큼이나 커피를 마신다. (뭐라고?) 커피 한 모금은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그런 글쓰기, 그런 인생, 그런 식물 키우기를 하고 있다.

비로소 사랑을 깨닫게 된다면 나는 식물 키우기부터 얘기를 나누고 싶다. 새싹이 이만큼씩 자라나서 너에게 갔다고 말하고 싶다. 느끼한 이야기가 아니라, 담백한 목소리로 전달되고 있다는 게 벌써부터 분명하게 느껴진다. 나는 사랑으로 태어났으니까.

새-싹

두 잎은 어디로 갔니

세 잎이 되기 전에 한 잎이 떨어진 거니?

한 잎은 어디에 있니

지금 네 잎이 되면 행복을 잡는 거고

지금 두 잎이라도 행복이 오는 거고

지금 세잎이 보여도 행운인 거야

다 잡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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