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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켓잉 Oct 03. 2017

마케터가 읽은 '삼국지' 4편

적벽대전에서 만난 마케팅 전략 

술을 들며 노래한다. 인생이 길어 봐야 얼마나 되랴?

- 적벽대전을 앞두고 설레발(?) 조조가 읊조린 단가행 中


남자의 로망을 100% 채워주는 중국 역사 이야기

중국 전체 역사 중 짧은 한 토막 하지만 영향력은 토마호크


마케터 켓잉이 오늘 읽어드릴 책

'삼국지' 나관중 지음, 이문열 평역


3편에서 조조는 열세에도 불구하고 기적같은 역전승으로 1강이 되었다.  당시 박동희 기자가 살아있었더라면 '조조는 어떻게 강세력이 됐나?' 아마도 '조강세'라는 글짓기를 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제 조조를 막을 자는 없다. 승상 지위까지 오르며 한왕실 부흥이라는 명분을 위해 남진을 시작하는데...


제갈량 멱살캐리를 좋아하거나 사실 오나라를 좋아하는 소수민족(?), 역사와 닮은 치열한 비즈니스 세상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함께 나누고 싶은 글이다.



1. '조조는 어떻게 강세력이 됐나' 제갈량 기자

적벽대전 직전의 조조와 흡사한 2013 기아타이거즈


혹시 기아팬이 이 글을 본다면 '타어강의 저주'가 생각날 것이다. 귀신같이 패배를 거듭하며 우승후보에서 단독 8위로 시즌을 마감한 지옥같은 해였다. 분명 5월초까지는 17승 1무 8패를 하며 +9승 마진을 가진 기아가 무너지는 것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기아팬들은 슬퍼하지 않아도 된다. 적어도 이번 시즌 기아는 1위 혹은 2위로 마감할 예정이고 삼국지 조조는 이보다 더한 충격패를 당하기 때문이다.


지략 100 등장합니다.


조조가 하북일대를 점령하고 남은 것은 사실상 남쪽 '손권' 세력 뿐이다. 물론 서량의 마등, 공손공 세력도 있고 아직 유비삼형제도 건재(?)했지만 큰 덩어리 세력은 '손권'이 유일했다. 그나마 유비삼형제에게 땅보다 더 귀한 것을 얻었으니 바로 '제갈량'이라는 모사를 군사로 얻게 된다. 즉, 조조에 대항할 강(强)세력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제 조조는 남진 준비를 끝내고 손권을 향해 '진짜 항복 안해? 다 죽는데?'와 같은 메시지를 던지기 시작했다. '장소'를 비롯하여 네임드급 손권 부하 장수들은 조조의 세력을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하고 '주유'마저 항복을 권하였다. 하지만 '제갈량' 지력 100 혀 101(?)을 이용하여 항복을 권하는 손권의 문과생들에게 조조군은 오합지졸이며 우리는 장강이라는 천연요새가 있으며 자원, 물자도 풍부하여 싸움의 부족함이 없다는 점과 손권과 주유에게는 자존심을 건들이며 싸울 것을 부추긴다. 


손권 曰 '더이상 투항 이야기 하지말라고! 흔들리니까!!' - 조커강


결국 손권도 마음을 굳히고 더이상 항복을 권하는 자가 있다면 처단하겠다고 엄포를 내린다. 이에 조조는 100만 대군을 이끌고 남진하게 된다. 삼국지 3대 전투 중 하나, 삼국지 역사의 중요한 터닝포인트, 삼국지 관련 컨텐츠에서 가장 중요한 전투로 손꼽히는 '적벽대전'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러나 조조도 문제가 한가지 있었다. 남진을 위해서는 '장강'을 따라 이동을 해야하기 때문에 수군이 반드시 필요했다. 조조는 황건적 시절부터 활동한 청주병, 하북 일대를 휩쓸어버린 보병, 기병들을 보유하여 육지에서는 강했지만 수중전은 '뭥미?' 수준이였다. 병사들은 배멀미에 익숙하지 않았고 배 위에서는 육치처럼 싸우는 것도 어려웠다. 


조조 병사 曰 "아 배 흔들려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조조는 큰 배를 만들고 하나로 연결시켜서 항공모함처럼 거대한 배를 만들어 물결에서 흔들리지 않게 하였고 조조 병사들도 어느정도 강에 익숙해지고 있었다. 한편으로 손권은 병력은 적으나 수군이 강한 세력이였다. 하지만 손권+유비 합해서 약 8만 정도였다. 아무리 수중전이 약한 조조 병사지만 100만명이 닥치고 돌격하면 이기기는 어려웠다. 이 때 손권군은 고육지계(적을 속이기 위해 제 몸을 괴롭히면서까지 짜내는 계책)를 사용한다. 손권의 베테랑 '황개'는 일부러 조조의 군세가 강력하니 도독 '주유'에게 항복을 권하였고, 주유는 '황개'를 질책하며 노익장 '황개'에게 곤장을 벌한다. 사실 이건 주유의 계책으로 황개의 거짓 항복을 끌어내기 위한 복선에 불과했다. 그것도 모르는 조조군은 황개가 벌을 받은 것을 듣고 상당히 즐거워했다. 자기들끼리 내분이 일어나니 손권을 물리칠 일이 얼마남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곧 황개의 측근 '감택'이 거짓 항복 밀서를 가지고 조조에게 찾아왔고 조조는 의심없이 황개 밀서를 받았다. 밀서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오늘 밤 투항하겠다.


그 날 조조는 밤하늘을 보며 '단가행'을 읊으며 적벽대전의 승리를 예감했다. 그날 밤, 황개가 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20여척의 배가 조조군에게 다가왔고 의심없이 조조군은 받아줬다. 황개가 아닌 화약을 가득 실은 배를 말이다.


불타는 적벽.. 한방으로 적벽대전은 끝이난다.


앞서 조조 수군은 대형 군함끼리 쇠사슬로 묶어 마치 육지처럼 흔들림 없는 수중전을 준비하였다. 배멀미를 잡고 육지전에 강한 군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불이 붙는다면 불길로 인하여 모든 배들이 다 타버리게 된다 . 황개의 배는 황개 대신 화약이 가득 실려있는 배였고 그 배는 그대로 조조의 전선에 부딪혔다. 그야말로 적벽 전체가 불타는 광경이였을 것이다. 적벽대전은 한 방으로 끝이 난다. 이 불길에 100만 대군도 혼란에 빠졌고 결국 조조는 괴멸에 가까운 타격을 입고 후퇴한다. 적벽대전은 여기서 마무리 짓고 이제 마케팅 이야기를 해보자.




2. 제갈량과 스타마케팅


나는 비타민500을 보고있다 (광동제약 CF)


적벽대전의 시작은 '제갈량'의 등장이 없었다면 시작도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등장으로 손권은 마음을 돌려세웠다. TV, CF에도 인기 스타를 쓰는 이유가 있다. 왠지 그, 그녀라면 믿을 수 있다는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 인기스타 옆에 따라다니는 수식어 '흥행수표'라는 단어, 조던 운동화를 신으면 '조던'처럼 잘할 것 같은 믿음이 있고 그래서 우리는 마케팅에서 스타를 자연스럽게 접한다. 이를 '스타 마케팅'이라고 한다. 제갈량의 말 한마디가 그 어떤 이들의 말보다 신뢰가 갔을 것이다.


스타마케팅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스타를 앞세워 기업, 상품의 이미지를 홍보하는 것



3. 황개와 앰부시마케팅


98월드컵은 아디다스가 공식후원사이지만 브라질 국대는 나이키와 함께했다.


적벽대전을 통해 100만 대군이라는 압도적인 병력도 패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는 거대기업의 마케팅도 실패할 수 있다는 점이다. 98년 월드컵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당시 '아디다스'는 거액을 들여 공식후원사로 등장했다. 즉, 나이키를 물리치고 전세계 방방곡곡 '아디다스' 로고로 장악할 수 있었다. 그런데 조조처럼 한 가지 놓친 것이 있다면 전세계 축구 랭킹 1위 '브라질'은 나이키를 장착하고 등장했다. 더욱이 프랑스 파리 적진(?) 깊숙히 '나이키 파크'를 개장한다. 마치 황개가 거짓 항복으로 조조에게 침투하듯, 프랑스 파리에 나이키가 등장한 것이다. 공식 후원사 '아디다스'는 잊혀지고 '나이키'가 더 강력한 이미지를 주게 된다. 이를 '앰보시 마케팅' 이라 부른다.


앰부시 마케팅
올림픽 등 공식후원사가 아니지만 공식스폰서처럼 여겨지도록 만드는 마케팅



4. 갑작스러운 화공 전략과 게릴라 마케팅


NC서면점 플래시몹 마케팅, 필자가 프로젝트 진행 시 참여했던 게릴라 퍼포먼스


이런거 저런거 다 떠나서 100만 대군을 가진 조조의 패착은 바로 '안일함' 이라고 생각된다. 생각지도 못한 '화공'에 당한 것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길거리에서 갑작스럽게 많은 사람들이 등장해서 같은 안무를 하는 '플래시몹'(불특정 다수인이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모여 주어진 행동을 하고 곧바로 흩어지는 것)을 선보였다. 특히 기업 마케팅에도 많이 활용 했었는데 그 중 이랜드리테일 NC서면점 홍보 마케팅에도 사용되었다. 당시 오픈을 앞둔 NC서면점 앞 길거리는 넘치는 쓰레기로 골치 아팠는데 이를 해결하고자 부산지역 대학생들과 함께 깨끗한 서면 길거리을 위해 NC서면점이 응원하다는 컨셉으로 플래시몹을 열었다. 알다시피 부산 서면은 부산에서 '명동' 같은 곳이기에 많은 이들의 이목을 받았고 NC서면 오픈 당시, 첫 날 매출 25억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를 '게릴라 마케팅' 이라고 한다.


게릴라 마케팅
장소와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잠재고객이 많은 대중 속으로 파고들어 상품을 홍보하고 판매를 촉진하는 마케팅 방법




적벽대전이 끝난 뒤, 삼국지는 이름대로 위,촉,오 3세력으로 균형을 이룬다. 만약 조조가 이겼다면 그 기세를 몰아서 중국대륙 통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이를 막았기에 조조는 세력이 위축되었고 유비는 떠돌이생활을 청산하고 형주를 기반삼아 세력을 확장시킬 수 있었고, 손권은 딱히 얻은 것은 없었지만 조조를 막은 것으로 세력을 정비할 수 있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도 적벽대전 같은 스토리를 알게 모르게 접하고 있다. 베트남 축구팀이 한국을 이긴다던지(?) 말이다. 스타트업, 작은기업도 꼭 돈을 써야하는 마케팅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방법을 통해 마케팅 활동을 할 수 있다. 역사는 돌고 돈다. 꼭 작다고 지는 법은 아니다.


소설과 마케팅을 엮은 주관적인 포스팅이므로 모든 이는 독자의 판단에 맡깁니다.
즐겁고 유쾌한 말동무는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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