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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켓잉 Oct 15. 2017

마케터가 읽은 '삼국지' 6편(完)

제갈량의 마지막 전투에서 배운 마케팅


일을 꾸미는 것은 사람이나 그것을 이루는 것은 하늘이다. 

- 대업을 이루지 못하고 끝내 오장원에서 쓰러지는 제갈량曰


남자의 로망을 100% 채워주는 중국 역사 이야기

중국 전체 역사 중 짧은 한 토막 하지만 영향력은 토마호크

그 속에서 발견하는 마케팅 전략!


마케터 켓잉이 오늘 읽어드릴 책

'삼국지' 나관중 지음, 이문열 평역


드디어 마케터가 읽은 삼국지 완결편 '오장원 전투'를 소개한다. 전편 '이릉전투'를 끝으로 삼국지 네임드급 인물들은 서서히 사라지는 시점이지만 아직 건재한 '제갈량'만이 유비가 이루지 못한 대업을 이어받고 북벌을 감행한다. 어리버리한 유선은 제갈량이면 무조건 OK를 외치며 5차 북벌까지 진행된다. 5차 북벌은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제갈량의 의지가 보일정도로 촉나라가 '이릉전투' 이후 가장 많은 전력을 쏟아붓는 시점이다.


사마의 개객끼 욕을 해보았거나, 이 시점부터 삼국지가 잘 기억안나거나, 역사와 닮은 치열한 비즈니스 세상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함께 나누고 싶은 글이다.



곽회가 아니였다면 제갈량의 북벌초반러쉬는 성공했을지도...


삼국지도 시간이 흘러 새로운 무장들이 속속 등장한다. 그동안 언급되지 않은 새로운 인물 '곽회'가 등장하며 사마의도 간파하지 못한 제갈량 전략을 알아차리고 촉의 진군을 저지한다. 안타까운 것은 평타 이상 인재들이 위나라가 참 많았다는 점이다. (이 부분은 '마케터가 읽은 삼국지 3편 https://brunch.co.kr/@eldkfhvk/4 조조의 인재경영이 한 몫 했다고 본다.) 


제갈량 : 에라 모르겠다 눌러앉아버리자...


진군이 어려워지자 제갈량도 '에라 모르겠다. 여기서 농사도 짓고 한번 누가 이기나 해보자.' 마음으로 오장원에 눌러앉아 백성들이랑 함께 농사도 짓고 그냥 살림살이를 차린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속셈이 있다. 북벌이 짧게 끝날 것 같지 않으니 군인들이 농사를 짓는 '둔전'을 하면서 군량을 지속적으로 보충할 수 있다는 점과 인근 지역 사람들과 촉군이 함께 생활하면서 위나라 지배력을 줄이고 촉나라 세력으로 자연스럽게 흡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시나리오가 이렇게 흘러간다면 위나라는 수비가 아닌 공격을 먼저 해야할 판이였다.


제갈량이 아침에 일어나서 화장실간다고 해도 저런 멘트를 칠 것 같은 사마의


하지만 제갈량을 맞서는 위나라 '사마의'는 부하들에게 절대 촉군과 맞서 싸우지 말고 오직 '수비'만 외친다. 제갈량이 사마의에게 여자 옷을 선물로 보내는 등 수많은 도발을 하지만 사마의는 끝까지 수비적인 자세만 취한다. 사마의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였다. 제갈량이 워낙 뛰어났다는 점과 지리적으로 불리해서 먼저 공격하기도 어려웠다는 점이다. 제갈량이 쓰는 어떤 전략에도 모조리 '무반응'으로 일관했다.


무반응 전략으로 시간은 계속 흘렀고 100일 대치 끝에 제갈량이 과로와 병세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다.(뜬금포) 오장원에서 제대로 된 싸움 한 번 하지 못하고, 유비의 대업을 끝내 이루지 못하고, 눈물의 출사표로 마무리 된다. 제갈량은 자신이 죽기 전에 양의와 강유에게 퇴각을 맡기고 장완에게 자신의 자리를 맡긴다. 이대로 촉군이 평화롭게(?) 철수하는 모습을 상상했겠지만 여기서 오장원 전투의 하이라이트가 펼쳐진다.


제갈량은 자신과 똑같은 목각인형을 만들어서 살아있는 시늉을 했고 사마의는 깜놀한다.


촉군이 철수하는 모습을 보이자 사마의는 이때다 싶어서 오랜만에(?) 진격을 한다. 하지만 그 순간 촉군이 깃발을 반대로 돌리며 제갈량 목각인형을 보여주며 역으로 진군의 북을 울린다. 깜짝 놀란 사마의는 죽은 제갈량에게 속고 도망가게 된다. 후세 사람들은 이를 두고 '사공명주생중달'이라 부른다.


사공명주생중달
죽은 제갈공명이 산 중달을 도망가게 하다.


코에이 삼국지 게임에서는 이 전투 부분을 '오장원에 지는 별'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촉나라 입장에서는 정말 아쉬운 대목이고 촉군은 제갈량에 이어서 강유가 주인공 역할을 하며 혼자 고군분투하지만 결국 유비 아들 유선이 항복하면서 촉은 멸망하게 된다. 만약 제갈량이 더 오래 살았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었겠지만 '무반응 전략'은 쉽게 뚫지는 못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지금 세상에 환생해서 마케터 사마의가 살고 있다면 고객한테 무관심하게 응대하지 않았을까?




1. 무관심으로 고객을 응대하는 것이 고객만족!


SPA매장이 편한 이유는 나에게 신경써주지 않기 때문이다.


SPA브랜드에서 시작하여 유통업계까지 고객에게 무관심한 것이 고객서비스라고 여겨지는  '무관심 마케팅'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이동진 교수의 말을 빌리면 '간섭받지 않고 편안하게 쇼핑하고 싶은 것은 누구나 똑같다며 이것을 침해하면 반발감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백화점마저도 부담되는 응대보다는 필요할 때 응대하는 서비스로 변화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명품 등 각 브랜드 핵심 고객층에 따라 응대 수준은 다르지만 젊은층일수록 '무관심 마케팅'이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카페도 무인이다! 무민이 아니라 무인이요!


외식산업에는 이제 아예 응대가 없어질지도 모른다. 사람은 조리만 하고 응대는 기계가 하는 무인점포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외식산업이 이쪽으로 발빠르게 움직이는 이유는 인건비 절감에 따른 가격 경쟁력 확보와 기계가 실수없이 주문을 처리하여 고객 만족도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전혀 고객관점이 아닌 은밀한 술집 '스피크이지'


심지어 고객이 찾아오기 어렵게 숨어있는 술집도 등장했다. 혹자는 장사할 생각이 없는 금수저의 취미 창업으로 오해할 수 있다. 하지만  '무관심의 극치'가 역으로 '재미' 인식하고 사람들이 수소문 끝에 찾게된다. 이러한 술집을 '스피크이지'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몰래 조용히 술마시는 바' '아는사람만 들어올 수 있는 술집' 정도로 해석되지만 유래는 1920-1930년대 미국 내 금주령에 따른 불법주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요즘 안하면 망한다는 SNS 입소문 마케팅도 '스피크이지'에서는 금지다.


심지어 찾아가는 것만 어려운 것이 아니다. 내부 촬영 금지, SNS 업로드 금지로 마케팅 필수요소인 SNS 마케팅도 거부한다. 온라인, 모바일의 발전으로 1984와 같은 세상 속에 살면서 '스피키이지'가 지닌 불편함이 프라이빗한 나만의 보안 장소로 보일 수 있다는 점이다.





초5 때부터 본 최애 삼국지


마케터가 읽은 삼국지 시리즈를 이렇게 마무리 한다. 수많은 영웅들이 등장하며 남자들의 최애역사가 된 '삼국지'는 사마의 자손들이 진나라를 세우고 막장 역사로 끝이 나서 오장원 이후 삼국지 이야기는 그다지 관심도가 높지 않다. (https://www.youtube.com/watch?v=98kQtSTPn0o 중국역사상 최악의 막장 권력다툼 - 팔왕의 난 [도도도] 보면 이해하기 편하다.) 


삼국지를 통해서 마케팅과 (억지)연결시켜 글을 쓸 수 있어서 행복했다. 다음은 어떤 책과 마케팅을 연결시킬지 행복한 고민(?)을 해야겠다. 마케팅계 제갈량을 꿈꾸며!


소설과 마케팅을 엮은 주관적인 포스팅이므로 모든 이는 독자의 판단에 맡깁니다.
즐겁고 유쾌한 말동무는 환영입니다.
https://www.instagram.com/skdltmeof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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