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릉전투와 무리수 마케팅
내게 촉군을 물리칠 계략이 있으니 참으라.
- 징징거리는 오나라 장수들을 다독이는 육손
남자의 로망을 100% 채워주는 중국 역사 이야기
중국 전체 역사 중 짧은 한 토막 하지만 영향력은 토마호크
그 속에서 발견하는 마케팅 전략!
4편 '적벽대전'의 패배 이후, 조조는 죽고 그의 아들 '조비'가 후한황제 '헌제'에게 제위를 물려받는다. 결국 400년 역사 한왕조는 이렇게 끝이 난다. 한편, 유비와 손권의 연합세력은 오래가지 못했다. 그 이유는 바로 전략적 요충지인 '형주'를 서로 가지고 싶었기 때문이다. 제갈량이 말한 '천하삼분지계'를 위한 핵심 지역 '형주'를 차지하고 있는 유비세력과 이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손권세력이 친하게 지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불바다(?)를 좋아하거나, 세이브/로드 무한반복으로 관우 살리기를 진행했거나(?), 역사와 닮은 치열한 비즈니스 세상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함께 나누고 싶은 글이다.
1. 드디어 생긴 우리집... 전주인이 배 아파 하는데...
유비의 전성기는 제갈량은 만나면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떠돌이 유비를 정착시킨 것! 그것도 형주라는 노른자 땅에서 힘을 기를 수 있게 해줬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목동?? 중국대륙을 서울로 비교해서 보면 위치도 얼추 목동과 비슷하고 목동 학군처럼 뛰어난 인재들도 많은 지역이였다. 유비랑 제갈량이 짝짝꿍하면서 이제 익주만 차지하면 제갈량이 그토록 원하는 '천하삼분지계'가 완성되는 찰나였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손권이 배 아프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형주도 손권의 영향력 아래에 있었다. 하지만 말이 영향력이지 뭔가 공식적으로 자기 땅이라고 하기는 뭐하고... 어쨋든 너무 긴 이야기라 간단하게 요약하면 '조조를 함께 막기 위해 유비에게 잠시 빌려줬다.' 정도까지만 이해하자. 그래서 손권은 적벽에서 조조를 크게 무찔렀으니 이제 형주를 달라고 한다. (본색발동) 이에 제갈량은 스미마셍을 연발하며 '아직 익주를 취하지 못했으니 좀만 더 기다려달라고 한다.' 그런데 또 문제(?)가 생겼다. 유비가 유장에게 승리하며 익주까지 취하면서 정말로 형주를 돌려주게 될 판국이였다. 그렇게 유비와 손권의 동맹은 미묘하게 틀어지기 시작한다.
2. 관우의 죽음→장비의 죽음→유비의 죽음... 무리한 이릉전투의 시작과 끝
시간이 흘러 한중에서 유비는 조조를 격퇴하며 한중왕 자리에 오르며 그 기세는 대단했다. 관우는 홀로 형주를 지키고 있었으나 본인도 공을 세우고 싶었는지 조조쪽이 내부 문제로 시끄럽자 북진을 강행한다. 관우는 번성까지 몰아친다. 하지만 관우가 생각하지 못한 것이 바로 손권의 뒷통수였다. 유비와의 동맹은 옛 말이고 조조와 손잡고 관우를 앞, 뒤로 압박했다. 특히 손권의 장수가 '여몽'이 기습적으로 형주지역을 취하면서 관우는 급하게 퇴각하지만 결국 맥성에서 최후를 맞게된다.
관우가 죽으면서 유비삼형제 중 한명이 사라졌다. 유비와 장비의 분노는 손권을 향했고, 동오정벌을 주장하는 유비는 제갈량과 여러 신하들이 반대했지만 강행한다. 장비 역시 둘째형님의 죽음으로 부하들에게 무리한 일정을 명령한다. 이를 따르지 못한 부하 장수들은 장비의 매질에 시달려야 했다.
장비는 잠을 자다가 심하게 매질을 당한 부하장수 범강, 장달에게 죽임을 당했다. 이들은 장비의 목을 가지고 손권에게 도망가니 유비는 오에 대한 적개감이 극에 달한다. 결국 75만 대군을 이끌고 오나라로 쳐들어간다. (물론 연의에서 75만이고..실제로 10만정도..) 제갈량, 조운 등 네임드급 장수들이 반대한 것에 비해 초반 전투는 유비의 압도적인 승리로 진행된다. 역시 현장경험(?)이 풍부한 유비는 제갈량을 성도에, 조운은 후방에 두고 네임드급 장수는 '황충'만 데리고 동오정벌을 떠나지만 생각보다 유비군의 압도적인 힘에 오나라는 쭉쭉 밀리게 된다.
언제나 히어로는 위기에 등장한다. 제2의 주유라고 생각되는 '육손'이 등장한다. 유비는 '육손'의 이름을 듣고 하찮은 애송이로 생각하지만 성도에 있는 제갈량은 계속되는 아군의 승전보에도 무언가 알 수 없는 부담을 가지고 있었다. 아마 그것은 '육손'에 대한 경계심일 것이다.
유비는 계속해서 이기며 육손을 강릉까지 밀어 넣었다. 이미 유비는 관우, 장비의 죽음으로 이성적이지 못했지만 계속되는 승리로 상대 적장을 우습게 여기며 자만에 빠졌을 것이다. 반대로, 육손은 전투를 최소화하며 냉정하게 전투를 바라보고 있었다. 육손은 부하장수들에게 자신을 믿어달라며 곧 30만 대군이 우리를 돕는다는 이상한 말도 했다.
내게 촉군을 물리칠 계략이 있으니 참으라
유비군은 긴 원정길로 피로감이 누적되었지만 서로 병참을 일렬로 해서 상호간 도울 수 있도록 최대한 전선을 길게 배치했다. 나름 유비의 현장경험(?)에서 나온 아이디어겠지만 이는 곧 이릉전투의 패배와 연결된다. 온 몸이 지친 유비군은 이릉까지 진격했지만 여름 풍토병과 더위까지 이겨내야 했다. 유비는 더위를 막고자 '일렬'로 이어진 긴 전선을 숲 속에 배치하게 된다. 뒤늦게 제갈량이 그 소식을 듣고 당장 숲에서 나와야 한다고 했지만 이미 그 때 이릉은 불타고 있었다. 적벽과 똑같이 말이다.
육손은 여름을 기다렸다. 살인적인 더위와 전염병 등 여름 자체가 하늘에서 온 '30만 지원군'이였다. 게다가 일렬로 배치된 전선은 소규모 전투에서는 상호간 도우면서 싸울 수 있기에 효과적이였지만 동시 다발적인 싸움에서는 서로 돕기는 커녕 살아남기도 바쁜 전선이였다.
유비는 자신의 실수로 패배했음을 인정하고 관우, 장비의 복수 실패는 물론이고 촉의 국력까지 약화시킨 것이 분한 나머지 쓰러지게 된다. 다행히 냉정을 찾고 다시 손권과 화친을 맺지만 잃어버린 게 너무 많았고 결국 유비는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만약 유비가 동오정벌을 하지 않았다면 장비의 죽음도 없었을 것이고, 위나라는 촉,오 양측을 견제하고 있어서 오히려 북벌을 선택하는 것이 옳은 판단이였다고 생각한다. 도박같은 동오정벌에 너무 많은 국력을 쏟아붓고 패배하였다. 그렇게 유비는 죽고, 전략요충지인 형주는 잃게 된다.
3. 콘돔바지→죽음의 광고... 무리한 마케팅 시작과 끝
하지만 유비보다 더한 기업(?)들도 있다. 무리하게 마케팅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사례를 풀기 위해서 4P(Product, Price, Place, Promotion)관점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① Product : 듀렉스X더클래스 콘돔용 주머니가 있는 '듀렉스팬츠'
'참신했다. 하지만 모르겠다.' 라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대의명분은 좋다. '올바른 성문화를 위한 점' 하지만... 듀렉스 입장에서는 아주 좋은 이슈였지만 더클래스는 이제 앞으로 '아, 콘돔바지 만든 곳' 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게 되었다. (축하해야하나?) 홍보기사는 더 무리수다. '앞으로 지갑, 가방 등에 넣고 다니지 않아도 편리하고 안전한 사랑을 나눌 수 있다.' 라고 하는데 빨래를 하려고 아들의 바지를 만지다 부모님한테 딱 걸려서 안전하지 못할 것만 같다. 물론 상품의 대의명분처럼 '어머니! 안전하고 건강한 성생활을 위해 이런 바지를...' 그저 부모님이 유비처럼 쓰러지지 않으시길 바라겠다.
② Price : 차인표도 포기한 '제네시스 프라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패션, 디자이너와 협업한 자동차를 한정판으로 생산하는 경우가 있다. 2011년 5월 현대자동차도 명품브랜드 '프라다'와 함께 '제네시스 프라다'를 제작했다. '주모 국뽕 한사발 주쇼~' 외칠 수 있는 수준으로 해외 고급차와의 경쟁에서 독특한 포지셔닝을 선점하여 '제네시스' 브랜드 급을 올리는 좋은 마케팅이 될 뻔(?) 했다. 하지만 막상 뜯어보니 '제네시스 상품'을 '프라다 가격'으로 비싸게만 파는 것 뿐이였다. 다른 자동차업계처럼 내부 인테리어를 패션 브랜드에게 맡긴 것도 아니고 그냥 배기량만 높인 것 뿐이였다. 그리고 출시가격 7,900만원.. 무리수가 아닌 무시무시한 가격이다.
덤으로 홍보모델 차인표도 제네시스 프라다 1호를 중고차 매물로 내놓아 광고홍보 효과를 더했다.(?)
③ Place : 바퀴베네라고 말할정도로 확장한 '카페베네'
카페베네는 토종 커피브랜드의 자존심이지만 그 위세는 많이 약해졌다. 프랜차이즈 특성상 가맹점이 많을수록 본사의 배는 부르게 된다. 하지만 이것도 적정선을 유지하지 않으면 '카니발라이제이션'이 된다. 게다가 커피와 관련없는 레스토랑, 제과 , 드럭스토어 등 사업이 실패하고, 해외진출도 실패로 끝나면서 고스란히 사업실패의 부담은 가맹점주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가맹점을 무리하게 확장하면 관리 리스크도 커지게 된다. 결국 관리가 되지 않는 확장으로 맛과 서비스는 떨어졌고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카페베네는 바퀴벌레처럼 빠르게 번식한다는 의미에서 '바퀴베네'라는 이미지를 얻게된다.
2016년부터 로고도 바꾸고 '커피 맛에 충실한다는' 핵심에 집중한다고 했지만 아직까지는 모르겠다. 토종 커피브랜드 '카페베네'를 다시 한번 기대해본다.
④ Promotion : 실패 광고 사례 NO.1 푸르덴셜 트래픽 효자 '10억을 받았습니다" CF
CF 내용을 요약하면 '남자의 사망으로 보험사로부터 10억을 받고 행복하게 살았다.' 이다.
누군가의 '죽음'을 '보상'으로 연결하면서 '행복'으로 마무리 짓는다. 실패한 광고에는 3가지 요소가 있다.
1. 허위, 과장을 통한 부정적인 측면이 드러남
2. 제품 홍보, 매출 증대 등 기여하지 못하는 광고
3. 소비자 인식에 자리잡지 못하는 광고
푸르덴셜은 어쩌면 이 3가지를 다 가진 트리플크라운 광고를 진행해버렸다.
먼저 '죽음 < 보상' 접근을 통해 부정적인 측면을 시원하게 전달하며 모든 남편을 적으로 돌렸고, 10억을 받기 위해서는 '월 300만원을 10년 간 납입'해야 한다는 네티즌 수사대의 결과로 죽는다고 쉽게 받는 보상(?)이 아니라는 점이 탄로나고, 무엇보다 아직까지도 최악의 광고로 손 꼽히고 있다는 점이다. 뭐 다행이라면 푸르덴셜은 겁나게 큰 회사라서 별 신경도 안쓰는 것 같다.
이릉전투 이후, 유선이 왕위에 오르고 승상 제갈량에게 대의를 맡긴다. 이제 유비삼형제도, 조조도 죽고 삼국지 시리즈는 다음편이 마지막이 될 것 같다. 매 주 1편 씩 글을 썼으니 벌써 한 달이 훌쩍 지났다. 이릉전투를 무리하게 마케팅과 연결시켰다. 뿌듯하다(?) 기업들도 뿌듯한 실적이 나오는 마케팅을 하길 바라면서 오늘 글을 마무리한다.
소설과 마케팅을 엮은 주관적인 포스팅이므로 모든 이는 독자의 판단에 맡깁니다.
즐겁고 유쾌한 말동무는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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