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재무상태표의 자산 항목들을 하나하나 살펴보았습니다.
이제 반대편, 자산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보여주는 ‘부채’와 ‘자본’,
그중에서도 먼저 ‘부채’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우리가 회계에서 자주 보게 되는 항등식이 있죠.
자산 = 부채 + 자본
이 공식은 곧,
내가 현재 가지고 있는 자산들이
어떤 자금의 원천(financing sources)으로 마련된 것인지를 보여주는 식이기도 합니다.
즉, 재무상태표에 기록된 자산은
전부 내 돈(자본)만으로 만든 게 아니라,
‘남의 돈(부채)’까지 포함해서 쌓아올린 결과라는 뜻이죠.
우리는 보통 부채라고 하면
‘빚’, ‘부담’, ‘빨리 갚아야 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먼저 떠올립니다.
하지만, 회계에서는 부채를 그렇게만 보지 않습니다.
부채는 자산의 반대말이 아닙니다.
오히려 자산을 만들어낸 자금의 한 축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집을 샀다고 가정해봅시다.
그 집값이 5억 원이고, 그중 3억 원은 대출이고 2억 원은 내 돈이라면?
내 재무상태표에는 이렇게 기록됩니다:
즉, 내가 가진 5억 원짜리 자산은
내 돈 2억 + 남의 돈 3억으로 만들어진 거죠.
이게 바로 ‘자산 = 부채 + 자본’이라는 항등식의 현실적인 해석입니다.
부채는 자산을 더 빠르게 쌓기 위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걸 레버리지(Leverage)라고 부르죠.
하지만 아무 자산이나 부채를 끌어다가 늘린다고
모든 게 안정적으로 굴러가진 않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그 자산이 건실한 기반 위에 세워졌는가?' 입니다.
한 번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세요.
내가 가진 자산은 꾸준한 현금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는가?
대출 이자를 감당할 수 있는 수입 구조를 갖추고 있는가?
그 자산은 필요할 때 즉시 매각 또는 유동화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아니오’가 많아질수록,
그 자산은 부채 위에 세워진 위태로운 구조물일 수 있습니다.
흔히 ‘빚은 무조건 갚아야 한다’는 인식이 있지만,
'재무적으로 안정된 상태를 만든다는 것 = 부채 0원'을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적절한 부채는 자산을 효율적으로 불려주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내가 이 부채를
“끌려가며 쓰고 있는가”,
아니면
“선택해서 전략적으로 운용하고 있는가”입니다.
이 글에서는 회계적으로 부채가 어떤 위치에 놓이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부채는 단순히 갚아야 할 대상이 아니라,
자산의 기반을 구성하는 한 축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나의 순자산을 더 빠르게 늘리는 수단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다만, 그것이 탄탄한 자산 구조 위에서 작동하고 있는지,
아니면 부실한 토대 위에 불안정하게 얹혀 있는지를 점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보다 실질적으로,
“나는 지금 어디에서, 얼마나 자금을 빌릴 수 있는가?”
즉, 개인이 활용 가능한 자금 조달 수단(sources of debt)을 정리하고,
각 수단의 조건을 비교해보는 방법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그 전에 한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세요.
'내 재무상태표 속 부채는, 내가 선택한 전략의 결과인가 아니면 어쩌다 생겨버린 결과물인가?'
그럼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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