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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 Build up #16. 남의 돈, 부채

by 앤드류킴

재무상태표의 '부채'로 들어가며..

지금까지 재무상태표의 자산 항목들을 하나하나 살펴보았습니다.

이제 반대편, 자산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보여주는 ‘부채’와 ‘자본’,
그중에서도 먼저 ‘부채’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우리가 회계에서 자주 보게 되는 항등식이 있죠.

자산 = 부채 + 자본


이 공식은 곧,
내가 현재 가지고 있는 자산들이

어떤 자금의 원천(financing sources)으로 마련된 것인지를 보여주는 식이기도 합니다.


즉, 재무상태표에 기록된 자산은
전부 내 돈(자본)만으로 만든 게 아니라,
‘남의 돈(부채)’까지 포함해서 쌓아올린 결과라는 뜻이죠.




부채, 그냥 ‘빚’이라고 하기엔 너무 억울한 존재


우리는 보통 부채라고 하면

‘빚’, ‘부담’, ‘빨리 갚아야 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먼저 떠올립니다.

하지만, 회계에서는 부채를 그렇게만 보지 않습니다.

부채는 자산의 반대말이 아닙니다.
오히려 자산을 만들어낸 자금의 한 축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집을 샀다고 가정해봅시다.
그 집값이 5억 원이고, 그중 3억 원은 대출이고 2억 원은 내 돈이라면?

내 재무상태표에는 이렇게 기록됩니다:

즉, 내가 가진 5억 원짜리 자산은

내 돈 2억 + 남의 돈 3억으로 만들어진 거죠.


이게 바로 ‘자산 = 부채 + 자본’이라는 항등식의 현실적인 해석입니다.



부채는 레버리지다. 하지만 기초가 부실하면 흔들립니다.


부채는 자산을 더 빠르게 쌓기 위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걸 레버리지(Leverage)라고 부르죠.

하지만 아무 자산이나 부채를 끌어다가 늘린다고
모든 게 안정적으로 굴러가진 않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그 자산이 건실한 기반 위에 세워졌는가?' 입니다.


한 번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세요.

내가 가진 자산은 꾸준한 현금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는가?

대출 이자를 감당할 수 있는 수입 구조를 갖추고 있는가?

그 자산은 필요할 때 즉시 매각 또는 유동화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아니오’가 많아질수록,
그 자산은 부채 위에 세워진 위태로운 구조물일 수 있습니다.


부채를 무조건 줄이는 게 목표는 아닙니다


흔히 ‘빚은 무조건 갚아야 한다’는 인식이 있지만,
'재무적으로 안정된 상태를 만든다는 것 = 부채 0원'을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적절한 부채는 자산을 효율적으로 불려주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내가 이 부채를

“끌려가며 쓰고 있는가”,
아니면
“선택해서 전략적으로 운용하고 있는가”입니다.




마무리하며 – ‘내 부채는 왜 생겼는가?’


이 글에서는 회계적으로 부채가 어떤 위치에 놓이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부채는 단순히 갚아야 할 대상이 아니라,
자산의 기반을 구성하는 한 축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나의 순자산을 더 빠르게 늘리는 수단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다만, 그것이 탄탄한 자산 구조 위에서 작동하고 있는지,
아니면 부실한 토대 위에 불안정하게 얹혀 있는지를 점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보다 실질적으로,
“나는 지금 어디에서, 얼마나 자금을 빌릴 수 있는가?”
즉, 개인이 활용 가능한 자금 조달 수단(sources of debt)을 정리하고,
각 수단의 조건을 비교해보는 방법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그 전에 한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세요.

'내 재무상태표 속 부채는, 내가 선택한 전략의 결과인가 아니면 어쩌다 생겨버린 결과물인가?'


그럼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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