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듬 곱창을 먹으며 위고비, 마운자로를 논하다

by 낭만 언니

한달에 한 번.


목요일 저녁 6시45분.


-안녕.

-어서 와.

-일찍 왔네. 내가 제일 빠를 줄 알았는데

-6시 되자마자 퇴근했더니 내가 일등이네.


한달에 한 번 보는 얼굴들.

반갑다.

앉마마자 몰려오는 허기에 메뉴판을 집어들었다.


-먼저 시킬까?

-그럴까


밑반찬이 놓여지기 무섭게 젓가락을 들었다.

서비스로 나오는 찌개를 불에 올렸다.


- 무슨 찌개가 이렇게 맛있니? 밥이랑 먹음 딱인데.

-나도 밥 생각 나던데


서둘러 공기밥을 주문했다.,


-얼굴이 반쪽이네. 많이 먹어.

-뭐래?

-저번보다 얼굴이 못한데.

-몸무겐 그대로다.


아줌마들의 수다가 시작됐다.



KakaoTalk_20260312_173555721_01.jpg 먼저 온 사람부터 짠~~




모듬 곱창


소대창에서 나온 기름이 부추와 뒤섞이며

고소한 냄새에 정신줄을 놓은 사이

전원 출석이다.


-맛있겠다.

-어서와. 배고프겠다.

-얼른 앉아. 마실 거는 뭐 할까?

-한달 사이에 다들 왜 이렇게 살이 빠졌대?

-빠지긴. 빠졌음 좋겠네

-인생 최대 몸무게다


쉬지 않는 젓가락질과 함께

앞다투어 자신의 살찜을 자랑했다.


-여기 맛집이네. 왜 이렇게 맛있니?

-마늘이랑 청량고추 더 주세요


-뱃살이 장난 아니야.

-배만 나옴 다행이게.

-허리도 아프고, 발목도 시큰거린다.

-네가 살이 어딨다고 그러니?

-모르는 말씀. 임신한 줄.

-그대로구만. 어디가 쪘다고 그래

-살도 없는 사람이 더해

-저기요, 모듬 곱창 하나 더 주세요.

KakaoTalk_20260312_173555721_02.jpg 부추 좋아
KakaoTalk_20260312_173555721.jpg 모듬 곱창이 나왔어요


마운자로


-아는 언니 중에 진짜 애주가가 있거든요. 진정한 혼술파.

저녁 먹을 때 꼭 반주있어야 되고.

밤마다 한잔씩 마셔야 잠이 온다고 그랬거든요.

얼마 전에 오랜만에 만났는데 그 언니가 살이 쏙 빠진 거에요.


살 빠졌다는 이야기에

다들 솔깃해졌다


-살도 살인데요, 술 생각이 안난다고 하는 거예요.

그 언닌 다이어트 할 때, 밥은 안 먹어도 술은 먹던 언니거든요.

근데 아예 술 생각도 안 나구요. 먹기도 싫다는 거예요.

마운자로 맞고나서부터요.

-마운? 뭐?

-위고비 그런 거?


바빴던 젓가락이 일시 정지다.


-그게 뭔데?

-살 빼는 거?

-괜찮은가?

-연예인들 하는 거?


-마운자로 맞고 10 킬로그램 정도 빠졌는데,

놀라운 건, 술 생각이 아예 안난다는 거예요.

조금만 마셔도 금방 취하고, 힘들어서 술맛도 없고,

술 생각도 안난대요. 그래서 맞아보려구요.


모임에서 제일 어린 친구.

우리 중에선 피부나 성형에 관해선 척척 박사님이었다.

그녀가 내놓는 뷰티 관련 소식들은

언제나 우리들의 관심 집중!!


-뺄 데도 없는데

-아유, 없긴요.

-괜히 몸만 축나는 거 아냐?


걱정 반, 부러움 반.

고소한 곱창 냄새 사이로 다이어트 이야기는 끝이 없었다.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다는데


가성비와 효율을 따지자면

제일 큰 즐거움이

먹는 게 아닐까 싶은데.


먹는 낙도 없다면?

살 찌는 것도 두렵지만

마음대로 먹지 못하는 것도 싫다.


밥정

술정

오죽하면 이런 말이 있을까?

먹으면서 쌓이는 정다움이 얼마나 큰데.


다이어트 하는 사람들은 절대 이해 못 할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자기 관리를 운운한다면 더더욱 할 말은 없어진다.


하지만 인생은 생각보다 짧고,

못 먹어본 건 너무 많다.


날씬한 몸매를 꿈꾸는

식탐가의 넋두리라도 좋으니

먹는 즐거움을 포기하고 싶진 않다.


맛있으면 0칼로리!


포기하는 게 많아지면 낙도 줄어든다.

즐겁게 살자~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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