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엄마

by 낭만 언니


큰 아들이 중학교 1, 2학년쯤이었던 것 같다.


집 앞 횡단보도 옆에 작은 슈퍼가 있었다. 그 슈퍼에는 아이스크림을 싸게 팔아서 늘 아이들이 바글바글했다.

같은 교복의 아이들, 체육복을 입은 아이들. 하교 시간이었는지 거리엔 아이들의 웅성이는 소리가 가득했다.

교복 입은 아이들 틈에 끼어 신호등이 바뀌길 기다리고 있었다. 횡단보도 건너 슈퍼에 눈에 익은 등이 보였다.

큰 아이가 아이스크림 냉장고를 기웃거리는 것 같았다. 신호가 바뀌고, 슈퍼로 간 나는 낯익은 등짝을 손가락을 쿡 찔렀다. 놀라서 돌아보는 아이는 나를 알아보고는 실소를 터뜨렸다. 그리곤 그게 다였다.


나를 확인하고는 아이스크림을 계산하러 가더니 쮸쮸바를 입에 물고는 뛰어가 버렸다.

사라지는 아이의 등을 멍하니 바라봤다.

어둑어둑 저녁이 되어 귀가한 아이 물었다.


아까 엄마 보고 왜 암말도 안 했어?

봤잖아.

봤지. 보고 나서 말이야.

학원 갔지. 늦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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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없고, 무뚝뚝한 큰 아이가 스무 살을 훌쩍 넘겼다. 여전히 말도 없고, 무뚝뚝하다.

어제는 목이 아프다고 병원을 간단다. 목이 안 돌아간다나.


그러게 평상시에 운동도 좀 하고 그러지


나의 목구멍에서만 맴돌다 사라진다.

한참 후 돌아온 아들의 손엔 파스며 약이 든 비닐봉지가 있었다.


병원에서 뭐래?

잠을 잘 못 잔 것 같대요.

물리치료 했어?

네.


약 먹을 물을 마신다고 주방에서 왔다 갔다 하는 아들.


엄마

엄마도 목 아픈 적 있어요?

있지.

아프지 마세요.


심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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