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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숨결 Feb 06. 2024

부끄러운 침대

잠들지 못하는

부끄러운 침대



잠이 오지 않는 밤은

부끄러움에 얼굴을 내밀 수가 없어

더욱 깊은 이불 속으로 숨어들어야만 한다


잠이 오지 않는 밤은

오늘이라는 하루를 채워내지 못했다는

불완전의 증거가 되어

악몽처럼 머릿속을 헤집어 파고드니까


하루를 복기하는 식탁에

열정은 없었고

노력은 보이지 않고

꿈은 올려지지 않았고

계획은 흐트러져 쏟아진 채로

나는 물도 맞추지 못한 설익은 맨밥을 뒤적거렸다


하루를 채우지 못한 부끄러운 밤은

그래서 언제나 허기진 모양이다


그렇기에 나는 매일 밤 배가 고픈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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