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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볼트앤너트 Oct 24. 2021

<제 15장>금형 제작을 이해해야 문제를 줄일 수 있다

 이제 금형의 원리에 대해서 이해했습니다. 그렇다면 금형의 제작 과정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합시다. 우리가 금형공장에서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잘 알아야 하냐고 반문하시는 분들도 계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품 제조를 하기 위해서는 금형의 제작 과정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래야 문제상황에 대비할 수 있고, 제품을 성공적으로 양산할 수 있습니다. 특히 금형에서의 문제는 많은 비용을 소모하고 시간을 낭비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사업을 시작조차 하지 못한 채 망하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금형에 대해 잘 알고 리스크를 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금형을 발주하게 되면 크게 다음과 같은 프로세스를 거칩니다.


 설계 데이터 검토 – 시방서 작성 – 금형설계 – 금형제작 – 샘플사출 – 금형수리 – 사출품 제작


 우선, 설계 데이터 검토 시에는 설계 데이터가 생산이 가능한 구조인지, 금형에서 생산되었을 때 불량이 나오지는 않을지 금형공장에서 검토하게 됩니다. 이를 기반으로 시방서를 작성하게 되고, 시방서를 기반으로 기구설계 측에서 설계 데이터를 수정하게 합니다. 그 후 금형설계 측에서 금형에 적합한 설계를 한 뒤, 금형 제작을 진행합니다. 보통 금형을 제작하는데 영업일 기준 20-30일 사이의 시간이 소모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금형이 제작되면 샘플을 사출하여 발주자에게 검토를 요청하고 수리할 부분이 있다면 금형 수리를 거쳐서 사출품을 제작하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검토해야 하는 부분은 계약 시 불량 기준 및 금형 Guarantee 문제, 시방서 미작성 확인 및 적합성 검토 그리고 샘플 검토 후 금형 수리 시 협의사항 등이 있습니다.


 계약 시에 불량 기준과 금형의 Guarantee는 꼭 협의되어야 합니다. 금형 사출품 불량의 기준을 협의하지 않으면 불량 제품을 그냥 받아서 써야 하는 경우가 생기게 됩니다. 과거에 무드등을 만드셨던 클라이언트 분이 계셨습니다. 디자인이 중요한 무드등의 특성상 스크래치, 점, 표면파임 등이 발생하면 안 되는 경우였으나, 이런 부분을 사전에 협의하지 않고 사출을 진행하셨습니다. 설계 단계에서 이러한 부분이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에, 제품 표면에 스크래치와 파임 등이 발생하였습니다. 거의 40%의 비율로 그런 불량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금형공장과 사전에 이를 협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금형공장 측에서는 이를 보상해줄 이유가 없다며 인정해주지 않았습니다. 모든 손해는 클라이언트 분이 떠안게 되었습니다. 제조창업자는 제품의 특성에 따라 불량의 기준사항에 대하여 협의한 뒤, 원하는 결과물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기준에 대한 논의가 사전에 있었더라면 금형공장 측에서도 금액은 높아지더라도 결과물이 더 잘 나올 수 있게 신경을 썼을 것입니다. 사전에 정하지 않은 부분에 대한 언급과 요구는 문제상황을 오히려 악화시킨다는 것이 대다수의 사례를 통해 증명되고 있습니다.


 금형 Guarantee에 대해서도 협의해야 합니다. 금형을 한 번 찍어서 제품이 나올 때, 한 번 찍는 것을 1 shot이라고 합니다. 금형 Guarantee란 금형을 찍을 수 있는 shot을 보장하는 숫자를 의미합니다. 대체적으로 금형의 Guarantee가 높다는 것은 생산비용이 올라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금형 Gaurantee는 소재와 큰 연관이 있습니다. 제조창업자가 10만 개, 100만 개까지 사출하게 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에 QDM  등의 강도가 낮은 소재로 제작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이 경우는 뒷장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두 번째 프로세스는 시방서 검토입니다. 시방서 작성과 적합성의 검토는 금형 불량의 책임 여부를 따질때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금형공장 측에서 설계 데이터를 면밀히 검토하고 시방서를 기구설계자 측으로 제시합니다. 시방서에는 수정을 해야 하는 항목이 나타나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금형 Follow-up을 하는 설계자는 수정이 필요한 설계 부분을 고치게 됩니다. 시방서를 기준으로 금형공장에서 면밀하게 데이터를 확인하지 않아서 불량이 생겼다면 설계자가 시방서를 기준으로 모두 고쳤음에도 불구하고 금형공장의 귀책사유가 됩니다. 반대로 설계자가 시방서에 따라 내용을 수정하지 않았다면 설계자의 귀책사유가 됩니다. 이러한 내용들을 협의하고 명시함으로써 문제상황을 예방하고 문제가 발생했을때 올바른 대처가 가능합니다.


 마지막 프로세스는 샘플 검토 후 금형 수리입니다. 샘플을 받고 나서 발주자들은 샘플을 검토하고 수리사항을 요청합니다. 이때 보통 두 가지 문제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첫 번째는 샘플을 검토하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입니다. 모르기 때문에 한 번에 제대로 수정사항을 요청하지 못합니다. 그 때문에 수정사항이 발생할 때마다 금형을 계속 수리해야 합니다. 수리할 때마다 시간과 비용이 소모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금형은 수리할 때마다 소위 말하는 누더기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나마 탄소소재의 금형이면 나은 편이지만 금형은 수정할 때마다 사출품의 품질이 떨어지게 됩니다. 쉽게 말해서 정육면체의 금속 덩어리에 기계를 수정하는 것과 이미 깎여있는 입체형 구조에 원하는 모양으로 수작업을 추가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불량의 가능성을 높이기 딱 좋습니다. 그림을 그릴 때 흰 도화지에 새로운 그림을 그리는 것과 이미 한 번 완성된 그림에 덧대어 그림을 그리는 것을 떠올려보시면 됩니다.


 두 번째는 샘플을 검토할 때 금형 측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고려하지 못한 채 수정사항을 요청한다는 것입니다. 금형공장 측에서 이를 주의 깊게 체크하고 발주자에게 알려주면 좋겠지만, 금형공장 측에서는 받은 수정사항에 대해 깊게 고민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발주자는 금형의 구조를 모르기 때문에 불량률을 높이거나 결과적으로 좋지 않은 수정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품에 따라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상황은 다양합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세 가지가 이유만 제대로 체크하더라도 금형 제작을 위해 발주를 하는데 큰 문제를 겪지 않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패밀리 금형에 대해서 이해해 보도록 합시다. 패밀리 금형은 서로 다른 모양의 부품을 하나의 금형에 얹혀 만드는 것입니다. 같은 코어에 상이한 모양을 CNC 밀링 및 조각기로 만드는 것입니다. 패밀리 금형을 하게 되면 만들어야 할 금형 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생산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패밀리 금형을 항상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붕어빵에 비유하여 설명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같은 붕어빵 틀에는 비슷한 양의 밀가루와 팥을 넣어 붕어빵을 만들게 됩니다. 모양이 유사한 잉어빵 같은 경우는 괜찮지만, 갑자기 붕어빵 틀에 계란빵이나 별가사리 모양의 빵을 만들면 제대로 빵을 만들기 힘듭니다. 패밀리 금형도 비슷합니다. 이런 부분을 충분히 고려하기 위해서는, 기구설계자가 설계를 진행할 때 금형공장과 소통을 통해 설계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러한 부분들을 미리 고려하고 기구설계자에게 요청하는 것이 생산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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