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금형 제작 시에 발생하는 문제와 그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이해하셨을 것입니다. 제조를 어느 정도 진행해 본 분이라면 MOQ에 대해서 잘 알고 계실 겁니다. MOQ는 Minimum Order Quantity의 약어로 최소 발주 수량입니다. 제품을 만들 때 초기 생산으로 몇 개를 만드는 것이 좋을까요? 1,000개나 10,000개를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보통 금형공장에 발주를 하고 사출을 의뢰할 때에는 MOQ가 정해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MOQ대로 발주를 해야 할까요? 아니면 더 많이 해야 할까요? 정답은 재무적인 고려를 통해 본인이 제작할 수 있고, 초기에 판매할 수 있는 수량 만 큼입니다. 당연하게 생각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컨설팅을 진행하다 보면 많은 분들이 판매를 고려하지 않고 계획을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제품이 좋으면 팔린다고 생각하시기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창업자들은 양산까지 가지 못합니다. 양산까지 가더라도 판매의 벽에서 막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판매를 고려하시지 않고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넘쳐서 수 천개 심지어는 수 만개를 제작하시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MOQ에 대해서 조금 더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금형공장의 특성마다 MOQ가 다르고 금형생산비가 다릅니다. 금형공장마다 본인들이 주력으로 생산하는 금형의 소재도 다르고 MOQ 도 다릅니다. 회사가 최대 2천 개를 판매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MOQ가 1만 개인 곳에 금형가격이 저렴하다고 무작정 의뢰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조금 더 깊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금형소재에 따른 특성을 이해해야 합니다. 크게 3가지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과거 잠시 유행했었던 알루미늄 QDM, P20 등의 강도가 낮은 탄소소재를 이용한 QDM, 그리고 강도가 높은 탄소 소재를 이용한 QDM이 그것입니다.
첫 번째는 알루미늄 QDM은 과거 피쳐폰 시대에 휴대폰 안테나 등의 제품 수명주기가 짧고 작은 부품들을 적은 비용으로 제작하기 위해서 도입된 금형입니다. 이러한 금형은 빠르면 영업일 기준 1일 이내에도 제작할 수도 있습니다. Quick Delivery Mold라는 이름이 참 적합한 것 같습니다. 업계종사자들은 시작금형이나 막금형이라는 용어를 쓰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금형은 생산에 한계가 있습니다. 스마트폰 시대로 접어들면서 이러한 부품을 만들던 QDM 회사들이 발주처를 잃어버렸습니다. 새로운 발주처를 찾기 위해서 알루미늄 금형으로 제품을 제작하는 영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QDM 금형은 제품을 제작하는데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우선 깊이가 어느 정도 있는 부품이거나 모양이 복잡한 경우에는 제작이 되지 않았고, 3,000개만 만들어도 알루미늄 금형은 압력에 의해 뭉개졌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비용을 일반 금형의 6-70% 정도로 비싸게 책정하여 폭리를 취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창업자들에게도 알려져 최근에는 이런 형태의 제작이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종종 주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경도가 낮은 탄소 소재를 이용한 막금형입니다. 이러한 금형은 제조창업자에게 어느 정도 적합한 금형입니다. 본 금형 가격보다 저렴하고 사출품 품질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Guarantee는 8,000-10,000 shot으로 일반금형에 비해서는 상당히 적은 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조창업자에게 적합한 이유는 실제로 10,000shot을 찍어 제품을 판매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 창업이 성공했음을 의미합니다. 그렇게 되면 비용은 추가적으로 투입되겠지만 그때 금형을 새로 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초기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는 높은 강도로 만든 탄소 소재를 사용한 QDM입니다. 이 경우 소재에 따라 500,000-1,000,000 shot까지 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많이 판매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초기에 높은 생산 비용과 많은 MOQ를 감당하면서까지 무리해서 진행할 필요는 없습니다.
알고 가셔야 할 개념이 한 가지 더 있습니다. CAVITY 개념에 대한 내용입니다. 이전의 예시에서 금형은 붕어빵 틀이라고 비유했었습니다. 하나의 붕어빵 틀에서 8개의 붕어빵 모양이 있어서 한 번 구울 때 8개가 나온다면 그 붕어빵 틀은 8 CAVITY입니다. 즉 1 shot 당 제작할 수 있는 사출물의 개수를 나타내는 단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판매 계획이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은 창업자의 경우 CAVITY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CAVITY가 많아지면 금형의 크기가 커지고 금형 생산비가 증가하게 됩니다. 단 CAVITY가 적어지면 한 shot 당 생산되는 제품 수가 줄어듭니다. 금형공장에서는 하루에 생산할 수 있는 shot의 제한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루의 가능한 최대 shot을 하루 생산 비용으로 나누어 제품의 사출 단가를 계산하기 때문에 CAVITY가 줄어들면 가격이 비싸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CAVITY에 대한 부분도 주의 깊게 고려하여 금형을 제작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