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들이 움직이는 세상
게다가, 과거부터 지금까지 이어지는 각 인물들의 관계와 사건 그리고 갈등과 오해, 다툼으로 여러 번 바뀌었던 크루 간의 서사 히스토리만 보아도 웬만한 영화나 드라마보다 훨씬 극적이고 다채롭다.
댄서씬의 아이돌 아이키, 댄서계의 교수님 모니카, 댄스 배틀의 여왕 립제이, 댄싱머신인 허니제이와 그녀의 제자이자 코카앤버터의 수장인 리헤이 간의 갈등 히스토리, 가장 젊은 피인 댄싱 천재 리정, K-pop 안무의 교과서인 라치카의 가비, 시미즈, 리안, 원밀리언 출신의 효진초이 그리고 미녀 댄서로 유명한 노제 등 이미 유명한 댄서들 외에도 립제이에게 도전하는 피넛의 열정과 이를 감싸 안아준 립제이와의 레전드 영상, 허니제이와 리헤이의 무대에서 빚어진 갈등의 고조와 화해를 통한 공감의 카타르시스 등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들도 삶에서 겪을 법한 일들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며 깊은 공감과 동질감을 이끌어냈다. 게다가, 너무 멋있고 재미있지 않은가.
이렇듯, 스우파는 방영 3~4회 차만에 보통 A급의 아이돌들의 평균적인 조회수 기준 (공식 뮤비 제외)인 100만 회를 우습게 여겨버릴 정도의 화제성과 파급력을 가진 ‘메가 히트 트렌드’가 되어가는 중이다.
가히, 메이저의 아성을 뒤흔들 마이너의 반란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수년간 자주 보도되었던 고위직 관리, 기득권의 자녀들의 학력, 취업 프리패스를 보며 ‘권력과 돈’이 보여준 '수저의 차별성’, '사다리의 유무’로 인해 새롭게 생성된 ‘지배 계급’의 안하무인한 태도와 후안무치한 행동은 대중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고
그런데 여전히 ‘있는 집’의 자녀들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분노 없이, 노력 없이 손쉽게 모든 결과를 취하고 있으니 이들의 ‘메이저’에 대한 과한 분노는 결코 과하지 않은 게 되어버린 것이다.
또 하나의 다른 과제는 기획사들이 스타가 된 해당 댄서들을 대하는 태도다. 위 ‘티벳 여우 배우’ 사례와 같이 스타성과 강력한 매력으로 유명해진 댄서들을 자신의 가수, 아이돌의 무대에 같이 세워야 하나에 대한 고민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역시 깨버려야 할 고정관념이다. 스우파를 통해 댄싱 크루들이 유명해지고 팬덤이 생겼다는 건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