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임을 인지하는 주연이길
앞서, ‘회사에서 나는 조연’이라는 표현을 쓰긴 했지만, 자신의 삶에 있어서는 여전히 주연이다.
당연히, 평생 주연이다. 직장생활은 ‘내가 주연인 내 삶이라는 커다란 콘텐츠에서 큰 문제없이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 혹시라도 문제가 생기면 이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사회의 일원이 되어 살아가는 방법 중 하나’ 일뿐이다.
즉, 직장인은 내가 선택한,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방법 중 하나일 뿐이라는 말이다. 따라서, 가끔 회사일로 인해 나를 너무 잃어가는 것 같다면 나를 제삼자의 눈으로 바라보길 권한다.
‘이 회사와 이 업무가 내겐 최선이라는,
다른 사람에 비해 초라한 경력이라는,
이직하기엔 내 나이가 너무 많다는,
이직 시장이 너무 어렵다는,
트렌드가 너무 빨라 못 따라가겠다는,
이유들로 자신을 너무 낮추고, 움츠러들지 말라는 말이다. 위 이유들은, 물론 다 맞는 말이다. 현실이 그러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회와 자리는 존재한다. 시간은 흐르고, 사람들은 이동하고, 포지션은 계속해서 생겨난다. 그저 자신이 계속해서 ‘쓸모 있는 조연’이라는 사실을 최신의 트렌드와 데이터로 업데이트하면 된다.
이상은 집에서, 현실은 회사에서
회사는 당신의 이상을 실현시키는 곳이 아니다.
내 이상이 ‘회사의 성공과 지속적인 성장’이라면 얘기가 다르겠지만, 그러다가 토사구팽 당하고 뒤통수를 맞는 경우도 허다하니 항상 자신과 회사는 분리해서 생각하길 바란다.
‘내가 이 회사를 위해 얼마나 헌신했는데!’
‘내 청춘을 모두 회사에 바쳤는데!’
‘대표와 상사에게 충성을 다했는데!’
애사심으로 똘똘 뭉쳐 십수 년을 근무하다 벼락같은 처분을 받은 사람들이 하나같이 내뱉는 말들이다.
틀린 말은 없지만, 그럴수록 회사는 더 냉정해진다.
‘누가 그렇게까지 하래요? 회사는 전체를 위한 곳이에요. 때가 되면 비켜줄 줄 도 알아야죠.’
이런 상황에서 당신이 듣게 될 말은 뻔하다. 배신감이 든다고? 복수를 하겠다고?
아서라, 그리고 자신에게 더 솔직해져라. 당신이 회사를 위한다고 바친 시간과 열정은 결국 당신의 연봉 상승과 승진 그리고 직급 유지를 위한 것이 아니었나. 순수하게 제품과 회사를 사랑했다고 하지만, 그럼 급여를 받지 않고도 그럴 수 있을까. 모든 건 회사가 제공할 수 있는 마지노선을 넘어버린 자신의 넘치는 기대감이 오해의 원인이다.
당신이 꿈꾸는 이상적인 삶이 있고, 이루고 싶은 개인적인 목표가 있으며, 진심을 다해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이는 개인 프로젝트, 사이드 프로젝트의 형태로 풀어나가야 한다.
n잡 시대, 환승 이직과 권고사직이 범람하는 이때, 한 회사에 집착하며 자신의 안전한 미래를 꿈꾸는 것은 되려 어리석은 일 일 뿐, 더 큰 꿈 혹은 더 아늑한 미래를 바란다면 조금 오래 걸리더라도 지금부터 따로 준비하길 바란다.
배려, 최선의 방어이자 최고의 공격
동료를 측은히 여겨라.
왜냐하면, 당신이 힘든 것만큼 대부분의 동료 역시 당신만큼 힘들거나 또는 더 힘들다.
힘들다는 기준과 인내의 한계는 사람마다 다르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내가 남들보다 더 힘들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객관적으로 덜 힘들어 보인다 할지라도 그 사람에겐 지금 그 순간이 삶의 고난을 넘어가는 과정이다.
즉, 남이야 죽어가더라도, 내 손가락에 박힌 가시가 더 아픈 게 인간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배려가 중요하다. 그리고 배려는 강력하다. 생존이라는 이기심이 난무할 것 같은 정글 같은 사회 속에서 나를 먼저 생각해 주고, 나에게 건네는 도움의 손길에 어느 누가 감동받지 않을까.
우습게 들릴지 몰라도 배려는 동맹을 만드는 가장 빠르고 자연스러운 방법이다. 당신이 건넨 따스한 한마디와 도움은 그 사람의 기억에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리고 그런 배려는 차곡차곡 쌓인다.
그렇다면 때가 언제가 되었든 그 사람은 그 배려를 갚으려 할 것이다.
그게 커피 한 잔이 되었든,
나를 위한 대변이 되었든,
나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조언이 되었든,
혹은 내가 난처해졌을 때 직간접적으로 나를 지지해 주든,
아니면 다른 누군가에게든,
어쨌거나, 이제 그 사람은 나의 편이다. 편 가르기라니, 너무 정치적인 마인드가 아니냐고. 아니다. 이는 가장 덜 정치적인 방법으로 가장 효과적인 요새를 쌓는 방법이다. 내 배려의 진심은 그저 상대방을 인간적으로 대해주려 한 것이니 모든 면에서 다른 의도는 없어 보인다.
정글의 7가지 기본 생존법
그럼 이제, 이 일곱 가지만 생각하자. 아주 간단하고 복잡할 것도 없다.
하나, 먼저 인사해라.(상하관계, 나이를 떠나서 그냥)
멀리서 보이면 먼저 인사해라. 모퉁이를 돌아섰는데 우리 회사 사람이라면 인사해라. 설사 그 사람이 못 알아보거나 못 보고 지나가도 괜찮다. 왜냐하면 그 순간부터 그 사람은 당신을 신경 쓸 것이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당신 보다 직급이 높고, 나이가 많다면, 그들은 당신이 기본 매너가 잘 갖춰진 인성이 좋은 사람으로 기억할 것이고, 상대방이 당신보다 직급이 낮고, 나이가 어리다면, 그들은 당신을 대인배로 볼 것이다.
둘, 웃으며 대하라
직장생활은 별거 아닌 걸로 오해가 생기기 십상이다. 구두점 하나로, 문자 하나로, 한 문장의 뉘앙스로, 지나가다 마주친 표정으로, 회의에서 나온 말투나 의견으로 등등 별 것 아닌 걸로 별 일이 생기는 곳이 직장이다. 따라서 웃으면 기본적으로 면역력이 생긴다. 딱히 오해할 일도 없고 이미지는 좋아진다. 만만해 보일까 봐 걱정된다고? 원래, 웃으면서 화내는 사람이 더 무서운 법이다.
셋, 모르면 물어봐라
모르면 물어봐라. 상대방이 귀찮아해도 물어봐라. 그것 때문에 다 같이 고생하는 것보다는 낫다.
넷, 실수할 수 있다. 하지만 그다음부턴 두 번, 세 번 체크하라
또 보고 또 읽어라. 완벽하다고 생각했지만 화장실에 다녀온 뒤에 읽어보면 틀린 게 보이고, 프린트를 하고 나면 빠진 게 보이는 게 회사생활이다. 중간 매니저에게 꼭 최종 리뷰를 거쳐라.
다섯, 멀리해야 할 동료까지 친해질 필요는 없다
모두와 친해질 필요도 없고, 굳이 회사에서 친목질을 할 필요도 없다. 그렇다고 티 나게 선을 그을 필요도 없지만. 무엇보다 ‘아니다 싶은 사람’은 그냥 멀리해라. 일만 해라.
여섯, 만인의 사랑을 받을 생각은 접을 것
위와 비슷한 말이다. 만인의 사랑은 물론, 절친을 만들 필요도 없다. 일단 일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 해라. 그럼 주변에 비슷하게 좋은 사람들이 항상 있을 것이다.
일곱, 룰은 무조건 지키고 배려는 먼저 해라
회사의 룰은 그 회사에서 만들었다. 예전 직장, 다른 직장과는 비교하지 마라. 그래도 싫으면 이직하면 된다. 그리고 배려해라. 호구 직전까지만 배려하면 된다. 그럼 당신의 명성은 대표의 귀에까지 들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