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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oney Kim Dec 03. 2024

직장인의 퇴사 그리고 이직 2

마지막 화

퇴사가 '감정 > 이성'에 가깝다면, 이직은 '이성 > 감정'에 가깝다.


퇴사를 한 이유는 저마다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 몇 가지 갈래로 나뉜다. 사람 때문에, 업무량 때문에, 연봉 때문에, 건강 때문에, 더 좋은 조건과 커리어 때문에 등등


이유야 어쨌든 이제는 다시 자유인이 되었다. 당장 눈앞의 업무와 꼴도 보기 싫은 사람들을 안 봐도 되는 건 좋겠지만, 문제는 언젠가는 다시 어느 직장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사업, 프리랜서 등 다른 예외적인 상황은 배제하겠다.


몇 번의 이직을 거쳤다면 노하우가 생겼을 것이다. 어떤 회사의 어떤 포지션, 어떤 직급으로 가고 싶은지 생각해 둔 마지노선이 있을 것이란 말이다. 채용사이트의 회사평가, 면접 후기 등을 참고할 수 도 있고 주변 사람을 통해 회사의 분위기와 비전에 대해 조사할 수 도 있다.


하지만 선행되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업데이트하는 것이다.


당신은 방금 막 다시 시장으로 나왔고 시장에는 날고 기는 경쟁자들이 수두룩하다. 그 사이에서 자신의 강점과 매력을 뽐내고 매의 눈으로 인재를 스캔하는 기업의 담당자 맘에 들려면 그에 걸맞은 모습 이어야 한다.


자, 그럼 이제 흰 종이와 포장지를 준비하자. 그리고 자신의 이력을 채워 넣자. 처음에는 단순하게 결과와 과정 위주로 정리하면 된다. 자신의 이력이 모두 업데이트되고 나면 당신을 한방에 알려줄 수 있는 핵심 포인트를 3~5개 정도 정리해서 맨 상단에 놓자. 이제부터 그 포인트들이 당신이고 당신은 그 포인트를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후보자다.


그리고 지나온 각 회사의 이력도 간결하게 정리하자. 단, 과정에서의 강점과 그로 인한 결과, 실적 정도로만 구성하길 바란다. 기업의 채용 담당자나 해당 팀의 팀장은 채용 시마다 수십 개의 이력서를 봐야 하기에 구구절절 나열된 경력보다는 훑어봐도 강점이 파악되는 이력서는 필수다.


그리고 포트폴리오!


예전에는 디자이너들만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마케팅, 영업, 개발 등 모든 직군에서 포트폴리오는 중요해졌다. 이력서와 포트폴리오의 차이가 뭐냐고? 이력서가 핵심 이력의 나열이라면, 포트폴리오는 해당 핵심이력들을 이미지화하고 도식화하며 이력서에는 넣을 수 없지만 꼭 보여줄 수 있는 가시적인 것 자신의 홍보자료다.


즉, 자신을 알리는 프레젠테이션을 만드는 것이다.


프레젠테이션이 쓸데없는 말은 모두 빼고 오직 이미지, 주요 키워드, 도표 등으로만 상대방을 설득하는 이미지화된 강력한 문서이지 않나. 게다가, 비슷비슷한 이력이라면 포트폴리오에서 비교우위를 점할 수 도 있으니 포트폴리오는 꼭 준비하기 바란다.


이래저래 면접을 무사히 통과했다면 마지막으로 연봉협상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과정을 어려워하거나 그저 회사가 제시하는 대로 따라가게 마련이다. 나 역시 그랬던 적이 있으니. 하지만 본인이 이직을 하면서 원했던 연봉 상승 폭이 있다면 일단 소신껏 밝혀라. 지금 이 순간이 연봉을 가장 쉽고 빠르게 많이 올릴 수 있는 순간이다. 그럼 어떤 기업은 이를 받아들일 거고 어떤 기업은 회사의 내규를 따른다며 직전 연봉 기준으로 회사 내규에 맞는 선에서 적당히 올려 줄 것이다.


그런데 그 기준이 못마땅할 수 도 있다. 그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회사의 내규를 따르는겠다고 해라, 하지만 ‘이러이러하고 저러저러한 사정’때문에 이직을 하게 된 거라 조금 더 올려줄 수 없는지 ‘확인 질문’은 꼭 해봐라. 그렇게 해서 다시 조정해 준 다고 하면 감사한 일이고 더는 안된다고 하면 알겠다고 답하면 된다.


연봉 상승이 조금 모자라도 그 회사가 자신이 꼭 원하는 회사라면 들어가면 된다. 혹시라도 더 좋은 기회가 있다면 거기로 가면 된다.


회사와 나는 종속 관계가 아니다. 직장인은 필요한 근로와 노동을 제공하여 회사의 발전과 유지에 기여하고 회사는 그에 따라 급여와 보너스를 주는 것일 뿐, 한쪽이 일방적으로 희생하거나 희생을 강요할 수 없다. 그런 일은 애착이 형성되거나 동기부여가 확실해 근로 계약과 관계없이 본인이 더 하고 싶을 때 일어나는 일이다.


이제는 퇴사와 이직이 끝없이 이어지는 시대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자기 계발을 하며 ‘시장에서 매력적인 인재’가 되어야 한다. 언제까지? 음.. 직장인이라면 아마도 생이 끝날 때까지?


아, 물론, 그전에 개인 브랜딩이든 개인 사업이 잘되면 또 다른 레벨로 올라설 수 도 있다. 그런데 그 세계는 직장인보다 훨씬 더 많이 벌 수 있을지 몰라도 그 역시 소수에 한정되었기에, 어쩌면 ‘직장인의 생’보다 더 가혹할지도 모른다.


그럼 항상 안녕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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