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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또 Sep 28. 2024

사랑을 게을리 하고 싶지 않다

아무래도 사랑에는 재능이 없는 듯하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서 가능한 잘 사랑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자 한다. 누군가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들을 메모하는 습관을 들인다. 기억력이 나빠 자주 까먹는 편인지라 짤막하게나마 적어두곤 기억을 상기시키려는 편이다. 그래서 그것들을 잘 챙겨주고 적정선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고 싶다. 행동은 물론 입맛, 취향까지 그렇다.


길을 걷다가 우연히 발견한 줄 서있는 디저트 가게에 들러서, ‘네가 좋아할 것 같아서 사 왔어’하며 포장해온 쇼핑백을 건넬 수 있는 사람이고 싶고 상대가 불편해할 상황이나 입맛에 맞지 않는 음식을 앞에 두었을 땐 나서서 그것을 대신 해치울 수 있었으면 한다.


또한, 날씨에 영향을 받아 기분이 달라지는 이에게 알맞은 음악을 추천하거나 힘이 될만한 글귀 등을 보내주고 싶다. 누가 아끼는 사람을 아프게 하거나 상처를 주었을 적엔 배로 화를 내며 내가 다친 양 굴고 싶어진다. 그들을 나의 일부라고 여기기 때문이 아닐까, 어림짐작해 본다.


나는 좋아하는 이들을 더욱 잘 좋아하고 싶다. 유한한 계절과 시간 앞에서 그 마음을 숨김없이 마구 표현해 주고 싶다. 고백하건대 내가 돈을 번다는 건, 그들에게 베풀 수 있는 것들을 늘려가기 위함이다. 즉, 불현듯 들어온 도움 요청에 흔쾌히 수락할 수 있었으면 하고 깜짝 선물로 일상에 소소한 설렘을 더해주고 싶다. 좋은 것들을 주고서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걸로 만족하는 것이 나의 행복이다.


모쪼록 타지 않도록 너무 뜨겁지 않은 사랑과 과하지 않은 친절과 다정을 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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