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을 다시 꿈꿔도 돼요. 침대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켜고 환기를 시키는 일로 하루를 시작하세요. 물을 한잔 마시고 키우는 화분에도 적정량 주도록 하세요. 오늘은 배달음식보다는 직접 요리를 해보는 게 어떨까요? 전날 주문한 재료들이 집 앞에 와있을 거예요. 음악을 크게 틀어보세요. 요즘 빠진 음악보다는 한 십 년 전쯤이었나. 그맘때쯤 즐겨듣던 플레이리스트를 도로 불러와 추억에 잠겨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되도록 때묻지 않았던 시절의 목록이 좋겠어요.
배를 채운 뒤엔 설거지를 하고 청소를 해보아요. 깨끗해진 주변을 빙 둘러보다가 흡족한 미소를 짓곤 소파에 누워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는 일도 나쁘지 않아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가 아무것도 아님을 알고 있으니 말이에요. 그러다 심심해지면 관두었던 취미생활의 흥미를 되찾는 것도 좋죠. 책장에 꽂힌 책들을 꺼내보는 건 어떨까요? 이전에 내가 어떤 문장에 어떤 마음으로 밑줄을 그었었나, 되짚어보는 일요. 그리고 여전히 마음이 동하는 문장을 골라 옆에 놓인 종이 위에 따라서 적어보는 일도 의미 있겠네요.
저녁쯤엔 지는 해를 보러 산책이나 가죠. 맨날 핸드폰으로 SNS만 보고 유튜브만 보고 땅만 보고, 그러지 말고 우리 하늘을 올려다보는 거예요. 하염없이 노을 진 하늘을 바라보다가 몇 장 사진으로 남기는 건 어때요. 내친김에 전송까지 해보도록 하죠. 아끼는 이들에게요. 뜬금없이 전화를 걸어 ‘지금 하늘 짱 예쁘다’하는 것도 무척이나 좋을 것 같습니다.
이게 우리가 사는 낭만, 아니면 또 무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