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나를 빤히 바라볼 적에는 좋아한다고 하고 싶어요

by 주또

하루 종일 당신의 향기가 코끝을 맴돌아요. 당신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이면 한껏 센티해진 기분에 얼굴이 묘하게 구깃 해집니다. 물론 무척이나 설레고 좋죠. 이렇게나 사랑스러울 수 있을까 싶어 당장이라도 열 손가락 깍지 껴잡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지만, 왜 그런 기분 아시나요. 너무 행복해서 슬퍼지는. 이 행복이 오래도록 지속되었으면 하는데 그럴 수 없음을 명확히 알고 있어 온통 먹구름이 차오르는 속내를.


당신을 습관처럼 보고 싶어 합니다. 이러면 안 된다는 걸 인지하고 있으면서 감정에게 수없이 집니다. 이제는 충분히 이성적인 판단을 따를 줄 아는 인간이 되었다고 생각했으나, 지나친 오만이었네요. 건방질 정도로 내가 나를 높게 평가하고 있던 모양이에요.


당신이 나를 빤히 바라볼 적에는 그냥 둘만 존재하는 세계에서 살고파져요. 우리 외엔 하나도 생각하지 않고서 고민하고 따질 것 없는 곳으로 가 함께 하고파져요. 결코 전할 수 없는 고백을 한가득 써놓은 채 금방이라도 울듯한 표정으로 다시금 읽어 내려요. 언제까지고 이처럼 기울어진 관계가 계속될 순 없는 노릇이잖아요. 어느 한쪽은 지쳐 분명 돌아설 것이 뻔한데 나는 그게 내 쪽은 아닐 거란 확신을 내놓아요.


당신 같은 사람은 또 없을 거예요. 온 세상을 다 뒤져도 내가 당신처럼 사랑할 수 있을 사람 없어요. 달력이 넘어갈수록 마음은 더 깊어져 큰일입니다. 이러다 새해가 와도 당신 이름을 소원인 양 빌고 있을듯해요.


영락없이 당신을 좋아해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당신을 좋아해요. 좋아한다고 쉼 없이 얘기해 주고 싶을 만큼 좋아해요. 당신과 나 사이 벌어진 몇 해의 간격이 아릴 지경으로 좋아해요. 당신이 먼저 살아본 시간들 속 내가 실재했더라면 좋았을 것이었어요. 좋아합니다. 내가 아직 이 말을 한 적 없지요. 좋아하고 있어요. 단언컨대 이 표현으로 제 마음을 다 담을 순 없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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