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사랑은 단편집으로 끝나지 않을 거예요

by 주또

‘우리가 가족이 될 수도 있는 거잖아’ 만에 하나 혹은 만약에,라는 가정에 울고 웃는 나로서는 이러한 말을 들었을 시 이성적인 판단이 불가해진다니까요. 머릿속은 곧장 당신과의 미래까지 상상하느라 분주해져요. 지금 당장 당신의 손을 잡은 채 결혼식장에 발을 들여요. 축하하는 하객을 반기고요. 더 나아가서는 우리를 반반씩 빼닮은 아이를 낳아 품에 안고 있고요. 어쩌면 우린 노인이 되어서도 재미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를 품게 된다고요.


설렘으로 풍족해져 도무지 표정을 감출 수가 없어요. 가끔은 밀고 당기기를 해야 한다고들 해요. 튕기는 법도 익혀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한데 나는 그런 건 몰라요. 정말이지 좋으면 좋아요.


당신이 어디에 있든 기다릴게요. 우리가 과거로 돌아간다고 한들 난 당신을 찾아가 말할 거예요. 미래에서 내가 기다리고 있을 테니 걱정 말라고요. 그리고 현재 시점에서도 영락없지요. 언제든 당신을 향해 두 팔 벌려 환대해요. 보통날 문득, 어디론가 훌쩍 떠나 사라진다고 하여도 돌아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가 느닷없이 나타나도 꽉 안아줄게요. 수고했다며 남들은 이해하지 못할 당신의 감정을 헤아려줄게요.


난 당신이 겪어본 상처를 동일하게 주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더 부단히 노력하고 있어요. 나 역시 당신을 통해 지난날을 보상받는 듯 치유받게 되어요. 당신을 만나기 위해 그동안 그토록 힘겨웠나 보다, 하면 몽땅 ‘그러려니’가 되는 거예요. 이러니 당신, 참 대단하지요.


난 당신이 반복하는 모든 행동과 말마디들을 사랑하고. 당신이 익숙해 하는 것들과 서툴러지는 전부를 귀여워합니다.


혹시 그때 늦은 밤 했던 통화 기억하고 있나요. 우리 미래를 걱정하느라 애써 선 긋고 끊어내지는 말자고. 나는 쉽사리 대꾸하지 못한 상태로 오래 머뭇거렸다지요. 또다시 사랑에 주저하게 되면서요. 감정을 억지로 억누르는 짓. 경험해 본 사람들은 다 알겠지요. 진짜 못할 짓이라는 것을요.


모르겠습니다. 결말 같은 거요. 인생이 시리즈물로 이어지는 책이라면 다음 권에서도 당신이 등장해야만 해요. 훗날 우리가 가족이 되지 않을 경우…나는 누구도 만나지 않고 혼자 살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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