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처럼 웃고 말하던 당신을 떠올려요. 내가 먹는 음식을 따라 먹어보던 당신을 곰곰이 되짚어봐요. 당신은 꼭 그런 식이었어요. 뭐 하나에 꽂힐 경우 몇 주 내내 먹는 나를 물끄러미 지켜보다가는 본인도 먹어보겠다며 결제를 하고 그랬어요. 그러고서는 세세하게 설명해 주더라고요. 네가 왜 좋아하는 줄 알겠다며. 이러한 점들 때문에 좋아하겠다, 하면서요. 그럴 때면 나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어떻게 그리 잘 파악할 수가 있냐며 흡족해하곤 했지요.
또한 당신은 그냥 나의 감정 자체를 낱낱이 파헤치는 일에 재주가 있었어요. 쉽사리 나를 달래는 법을 알았고요. 내가 좋아할 만한 말들을 알았어요. 어딘가에 상황에 맞는 대답을 메모라도 해놓은 건가 싶을 정도로 딱 알맞은 대꾸들이었어요. 놀라웠달까요. 내 마음에 현미경이라도 넣어두고서 훤히 들여다보는 건가, 의아했죠.
당신은 내가 입는 옷을 따라 입었어요. 내가 통이 넓은 바지를 좋아하니 당신도 어느새 그렇게 입더라고요. 둘 다 바지 자락을 펄럭이며 걸어 다니는 꼴이 꽤나 볼만했더랍니다. 비슷한 옷을 구매했고요. 비슷한 안경을 착용했어요. 비슷한 신발도 신은 것 같아요. 노래 취향도 내게 맞춰 변했는데요. 줄곧 신나는 노래만 들어오던 사람이 잔잔한 인디음악에 빠져, 함께 공유를 하기 시작했지요. 게다가 내가 가사부터 유심히 보는 건 또 어찌 눈치챘는지, 가사부터 읊어주더라고요. 한데 그로 인해 내가 프로필 뮤직을 우중충하게 설정했을 경우 서운해하기도 했지요. 대판 싸운 적도 있고요. 유치했답니다(웃음).
뭐가 더 있었을까요? 당신은 항상 내가 되려고 했던 거 같아요. 내 편에 서서 생각하려 했던 거 같아요. ‘만약에 너라면?’이 익숙했던 거 같아요. 그 시절 당신을 통하여 사람들이 서로 사랑할 경우, 닮아간다고 하는 말의 뜻을 확연히 알게 되었어요. 자연스레 스며들 적도 있으나 닮아가고자 함도 있음을요. 어느덧 말과 행동, 취향과 식성, 걸음걸이, 사소한 전부가 통틀어 겹쳐지는 면이 늘어남을요. 오죽하면 문득 거울을 볼 시엔, 내가 당신 같이 느껴지고 당신이 나 같이 느껴지는 날이 있다 했으니 말이에요.
사랑하니 닮았어요.
사랑해서 닮고 싶었어요.
당신은 여전히 나처럼 감정 표현을 하나요?
내가 좋아하던 음식을 좋아하고 나와 맞춰 입던 옷 스타일을 고집하나요. 내가 듣던 음악을 아직도 플레이리스트에 담아두나요. 내가 좋아하던 가수의 신곡이 나올 경우 제일 먼저 하트를 누르곤 하나요. 내가 존경하는 작가의 신간이 나올 시엔 서점 매대 앞을 한참 서성이나요.
별 의미 없는 질문이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