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았던 기억으로 살아지기도 하잖아요

by 주또

받았던 사랑을 회상할 때면 문득 눈시울이 붉어지곤 해요. 주책맞긴 한대요. 예를 들자면, 손목이 좋지 않은 내가 살짝만 불편함을 느끼는듯하여도 곧장 주물러주던 손길 같은 거예요. 또한 목덜미와 어깨,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는 나를 위해 틈날 때마다 안마법을 찾아보고서 그대로 해주던 섬세함이요. 발이 아플까 봐 편히 신으라며 항상 슬리퍼를 준비해두고 내가 필요로 할지 몰라 각종 생필품을 구비해두던 모습이요. 본인이 더 피곤할 거면서 나는 쉬라며 데려갈 곳을 알아보던 주말이요.


어디서든 주변에 나를 자랑하고 어디를 가든, 몇 시간을 걸려서라도 ‘같이 갈까?’하던 태도요. ‘네가 어디가 얼마나 아프든 내가 매일 가서 간호해 줄게’ 한마디가 위안이었을 수도요. 몇 번을 동일한 질문을 해도 친절하게 대꾸해 주고요. 궁금증이 많은 날 위해 검색을 서슴지 않았고요. 그걸 토대로 설명하기도 했어요. 게다가는 내가 걱정이 넘쳐나잖아요. 그 역시 먼저 찾아보고 안심시키기 위하여 매번 다독여주었어요. 짜증 한번 낸 적 없어요. 내가 주지 못한 사랑에 서운해했을 뿐이지. 미안하네요.


그런 사랑 다신 받지 못해요. 기대도 않고요. 그냥 그런 기억이 있다, 하는 걸로 살아가는 거예요. 때로는 암만 삶이 지치고 힘들다 한들 사랑받았던 기억으로 살아지기도 하잖아요.


솔직히 당시에는 사랑이 더는 내게 힘이 되지 않는다며 이별했거든요. 한데 돌아보니 당신이 없었더라면 도무지 버티지 못했을 시절이었어요. 고마워요.


나의 미성숙함을 용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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