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했으나 헤어졌어요’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심보라고 생각했지요. 모든 게 핑계인듯하다고. 사랑하는데 어떻게 이별할 수가 있는 거냐고. 죄다 마음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함부로 가벼이 여기고 말았어요. 한데 지금은 알아요. 수차례 뒤바뀐 계절 앞에서, 당시 내가 얼마나 오만한 태도를 뽐냈었는지 깊이 반성하고 있어요. 각자의 사연을 깡그리 무시한 셈이었지요. 그래서는 안되었어요.
당신을 사랑합니다. 이 감정은 영겁의 시간이 흐른다고 하여도 결코 변하지 않을 거예요. 당신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는 일이 즐겁고요. 그게 내가 살아가야 할 이유가 되어감에 있어, 전혀 부정적이지 않아요. 당신을 더욱 행복하게 만들고 싶어요. 이 녹록지 않은 현실 속에서, 당신한테 나만이 소소한 이벤트가 되기를 소망하며 말이에요.
당신은 다 죽어가는 식물 같던 내게 햇빛을 보여줬고요. 물을 따라줬지요. 선뜻 공간을 내어주면서까지요. 그 따스함을 감히 무어라 형언할 수 있으려나요. 당신에 관한 마음을 표현할 때면 이 지구상 언어가 매우 폭 좁다는 느낌을 받아요.
당신이랑 오래오래 마주하기 위해선 어떠한 각오가 필요할까요? 우리 헤어짐을 맞닥뜨리지 않으려면 앞으로 어떤 계획을 세워야 하지요. 당신은 무엇에 최선을 다할 수 있나요. 책임지고픈 것들 사이에 내가 있나요. 물론 일일이 따지고 들고 싶진 않아요. 섭섭하고프지 않고요.
우리의 사랑이 평탄하지 않아도 난 당신과의 사랑을 단 한 번도 후회한 적 없지요. 내일도, 모레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나는 정말 우리가 사랑이 아닌 다른 이유들로 이별하고 싶지 않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으로 이겨냈다’는 문장을 지켜가고 싶어요.
당연히 사랑하니까 당신과 있고픈 것이겠지요.
우리 같이, 다른 이들의 눈을 피해 멀리 도망가는 게 어때요?
너무 섣부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