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아닐 경우 난 평생 혼자 살 거예요

by 주또

당신이랑 결혼하면 좋을 것 같아요. 서로의 취향으로 집안을 가득 꾸미고요. 평일 퇴근 후엔 저녁을 먹으며 하루 있었던 일들을 재잘거리고 음악을 듣는 거예요. 당신이 좋아하는 스피커를 통해 말이지요. 혹 아님 유튜브를 함께 시청하는 것도 재미나겠어요. 각자 보는 주제가 동떨어지긴 했지만요(웃음). 하루씩 볼거리를 양보하면 되지 않을까요? 주말 아침엔 당신이 주로 먹던 빵과 소시지를 구워 식탁 앞에 앉고요. 마주 앉아 오물거리며 ‘오늘은 뭘 해야 좋을까’ 의논할 테지요.


솔직히 아무것도 안 해도 만족이에요. 그저 같은 공간에서 얼굴을 볼 수 있고, 목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더군다나 손 뻗을 경우 맞닿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팔자 좋은 여유인가요. 하루 종일 뒹굴어요. 너무 집에만 있던 탓에 심심해질 적이면 산책을 나가 가볍게 동네 한 바퀴를 돌고 와도 좋고요.


다른 누구도 아닌 당신과 영원을 약속하고픈 까닭은요. 당신이랑은, 어떠한 시련도 함께 이겨낼 수 있을듯해요. 뜻하지 않던 불행의 사건이 벌어진다 한들 서로가 서로를 놓지 않은 채 꿋꿋이 버텨낼 수 있을 것 같은 확신이 들어요. 게다가 당신만 있으면 세상 모든 일들이 무겁지가 않아요. 나와는 달리 특유 무던한 성격 탓인가. 매사 덤덤한 당신의 태도에, 나 역시 ‘그리 큰일은 아닌가 보다’하며 희한하리만치 진정이 되지요. 아마 불안의 영역만을 날뛰던 내가, 당신을 만나 마침내 안정을 경험할 수 있었던 이유도 이 때문일 거예요.


당신은 항상 나를 대단한 사람인 양 대해줍니다. 나의 작은 성취에도 엄청난 일을 해낸 것 마냥 박수 쳐주고요. 엄지손가락을 아낌없이 치켜세워주지요. 사실상 내가 무엇을 하든 간에 응원해 주는 인물이잖아요. 지지하고요. 누군가를 이토록 온 마음 다해 성원할 수 있다니. 당신의 그러한 면을 눈에 가만히 담고 있을 때면, 나도 마찬가지로 당신을 닮고파져요. 참으로 과분한 애정입니다. 당신을 닮은 사랑을, 당신한테 건네고파요.


당신을 만나며 난 좀 더 자신감 넘치는 사람으로 거듭났고요. 추진력이 생겼어요. 정체되었던 일들도 술술 풀렸답니다. 심지어 두려움은 절반으로 줄었고요. 나란히 손을 꼼지락거리며 귤껍질을 까는 행동마저 즐거운 인간이 되었지요. 비로소 무척이나 편안해요.


우리 만일 헤어져, 각자 다른 이성과 결혼을 하게 된다는 상상만으로도 끔찍해요. 꿈에서도 싫어요. 그러니 실수로라도 서로를 떠나보내지 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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