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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닥터 Jul 04. 2019

좋은 남자 구별법 1


사랑. 이 추상명사는 "~한다" 보다 "~빠져있다" 가 어울린다. 하지만 마음을 읽어주는 마인드닥터는 사랑에 계속 빠져있어서는 안된다고 말씀드린다.  수동적인 태도이기 때문이다. 사랑은 능동적인 태도, 행위여야 한다. 이는 에리히 프롬(Erich Fromm)도 강조하였듯이 사랑의 금과옥조이다. 모든 사랑은 식어버릴 수 있는 생명체이다. 그래서 좋은 남자의 선결 조건은 "사랑의 불씨를 잘 관리하며 사랑에 억수로 부지런한 남자" 다.  사랑행위만이 우리를 유지시켜주는것이지 사랑의 여신을 소유할 수는 없음을 아는 사람 말이다. 결혼을 골인으로 여지지  않을  남자, 이제 제 것이라고 마음을 놓어버리지 않을 머시마야 한다.


2016년 필자가 보았던 멋진 청년들이 있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덕선, 정환, 선우, 택은 같은 동네 오랜 친구들이다. "털팔이" 덕선이가 사귀기 시작한 남자로 부터 바람을 맞아 "이승환 콘서트"에 혼자 가게 되었다, 슬리퍼를 신고 얆은 옷 하나 걸친 체. 덕선이 혼자 간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정환은 영화를 보다가 고민 과 망설임 끝에 극장을 뛰쳐 나간다. 엑셀을 밞으며 바람같이 달려나가는 그를 보며 드디어 오랜 기다림 끝에, 우정과 사랑 사이의 고통이 끝나고 둘의 사랑이 이루어 지는 듯 했다. 신호등에 걸리며 안절부절 못하던 정환이 콘서트장에 도착했지만 등을 돌려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친구 최 택이 놀란 덕선의 앞에 숨을 헐떡이며 서 있었기 때문이다.
정환은 가슴이 무너졌다. 5년전과 달리 오늘의 이 사건은 큰 의미가 있음을 알기에. 숨겨운 사랑을 고백한 친구에게 그 녀를 양보해야 하기에. 만약 택이 자신의 입장이라도 분명 양보를 했을 것이기에. 윈도브러쉬가 하염없이 내리는 빗물을 닦아도 마음 속의 비로 슬픈 하루이다. 차 안의 라디오에선 최 택 9단이 오늘 열린 대국에 처음으로 불참하여 기권패를 당했다는 보도가 나온다. 정환은 가슴을 치고싶다. 자신은 타이밍을 잘 맞추지 못했다고, 신호등에 한 번이라도 걸리지 않았다면 택이보다 일찍 도착했을것이라며 인생의 가장 뼈아픈 타이밍의 문제라고 생각했었는데, 아닌 것이다. 타이밍이 아니라 친구에게 물러설 수 밖에 없는 마음의 문제라고 깨닫는다. 택이는 프로바둑기사로서 가장 중요한 것을 버리고 달려왔는데, 자신은 망설이 저울질하며 온 마음을 던지지 못한 것이다.
기회의 신 카이로스의 모습은 발가벗고 앞머리가 무성하여 눈에 잘 띄고 손에 잡기 쉽지만 뒷머리가 대머리이고 날개가 달려 놓치기 쉽다. 그 짦은 시간에 바람같이 기회를 낚아채는 것은 아주 어렵다. 그저 온 몸을 던져 불사르는 것이 솔직하며 평생 후회 없는 선택이 되는 것이다. 정환은 가만히 그렇게 오랫동안 돌처럼 앉아 있었다.
​그리고 친구들이 사천공군부대로 떠나는 자신의 환송회 파티를 위해 모였을 떄, 동룡은 정환이 아직도 졸업반지를 가지고 있고 아마 그 반지로 여자에게 프로포즈를 평생 못할 것이라고 놀렸다. 그러자 정환은 반지를 꺼내 덕선 앞에 놓는다. 그리고 오래전부터 덕선이 너를 좋아하였다고, 선물을 받았을 때 세상을 얻은 것처럼 얼마나 좋았었는지 모른다고, 독서실에서 늦게까지 오지 않을 떄 너무 염려되었고 들어와서 덕선의 방에 불이 꺼질 때까지 잠을 이룬 적이 없었음을, 정말 사랑했노라고 고백한다.
순간 선우와 동룡은 어리둥절하며 이게 무슨 시츄에이션 이냐는 표정이었다.  더 놀란 것은 시청자들이었다. 뒤 늦게 자신의 사랑의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여 프로포즈를 하는 것인가, 정환이 답지 않아 "이건 아닌데" 하였을 것이다. 그 순간 정환은 동룡에게 말한다, 이제 되었냐고~ 나 이렇게 프로포즈를 할 수도 있다며 장난이었듯이 말한다. 모두 폭소를 터뜨리고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끝난다. 모두들 그 자리에 반지를 혼자 놓아둔 체 2차로 간다. 정환이 이 에피소드에서 "절절"이 말 할 때 덕선의 표정은 참 의미심장하였다. 정환이 장난의 해프닝으로 연출하였지만 그 속마음을 아는듯한 진지한 눈빛으로 정환을 바라볼 때 우린 다시 가슴이 저릿했다. 정환은 그렇게 첫 사랑과 아듀했다. 가슴에 묻어둔 말을 그녀에게 다 하고. 참 멋있는 청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쁘고 성숙한 마음들이다.

남녀의 관계에서 사랑의 정도를 비교할 수 있을까? 참 어려운 문제이다. "내가 더 사랑하며 더 잘해주고 그녀를 행복하게 해 줄수 있으니 당신이 양보해." 사랑의 절대비교는 안되는 것이니 판정은 불가능하고 그녀가 손 들어주는 승자와 패자만 있을 뿐이다.  그녀의 선택 시간이 지난 뒤 후회하는 경우도 많지만.
대개의 경우 여성들이 좋은 남자를 알아보는 안목은 부족하다.  남자의 가슴에 쓰러지게 만든 것은 그가 자신을 억수로 사랑한다는 증거들에 감동하기 때문이다. 바람둥이들에게 유리하다. 열정으로 돌진하는 모습에 혹 할수 있는 것이 청준들의 로망이지만 좋은 남자를 판단하는 것은 아주 어렵다. 여성 자신의 심리적 성향과 성장환경에 따라 더 끌리는 남자가 있게 마련인데 그 남자가 좋은 남자일 확률은 높지 않는게 문제이다.
하고싶은 말은 "남녀의 사랑에서 사랑의 정도를 가늠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그 사랑을 정신의 레벨과 견주어 평가할 수는 있다." 는 것이다. 이성을 사랑할 때 페로몬과 열정만이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이해심, 공감과 배려심, 관용과 포용, 그리고  자비심까지. 남자가 하는 프로포즈가 진실일지라도 그 사랑에는 정신의 레벨이란 것이 항상 있다는 것을 처자들이 명심하면 평생 후회할 일은 피할 수도 있다. 똑 같이 "사랑해"하여도 그 정이 소유욕과 페로몬으로 들떠 있는 프러포즈일수도 있고, 배려심과 자비심으로 충만한 사랑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콩깍지가 씌어있을 는 모르지만 갈등이 생기며 미움이 싹틀 때 드러난다. "그 사람이 변했어" 가 아니라 당신 남자의 "사랑의 수준"이 그것밖에 안되는 것이다. 열정만 있던 사랑은 고갈이 되면 바닥이 드러나 질투와 분노가 쏘아 나간다. 마른 바닥이기에 인정머리 없고 잔인할 수도 있다. 연인들 간의 폭력사건과 헤어진 뒤 일어난 살인사건이 이 문이다. 열정의 베이스에 포용심과 자비심이 있다면 열정이 마르고 좌절감으로 휘청거리더라도 그 남자의 인격의 바닥은 메마르지 않는다.
이제 좋은 남자를 알아보는 5가지 기준을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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