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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현석 Aug 30. 2019

忘却 (망각)

두어시간 전에 먹은 밥 반찬이 기억이 나질 않는다.

무슨 치매 초기증상의 진단근거가 될만한 자백같다.


하지만, 잊고 싶었고  기억하기 싫었던

어떤것들은 치워도 치워도 생겨나고,

버려야 할 무엇처럼 쌓여간다.


선택적 망각이 가능하다면 살기가 편할까?

    

저마다 잊고 싶은 기억들이 없을 순 없을거다.

사실 잊고 싶은 기억의 대부분은 하지 않았어야 한

무엇가에 기인한 일들이다.


사실 한편으론 잊고 싶고,  생각조차 하기 싫은 것들은

아이러니 하게도 더 안 잊혀지고, 더 자주 생각난다.

  

선택적으로 기억의 지움이 가능하다면,

그래서 좋은 기억들과 잊기 싫은 기억만을 머릿속에 남겨두었다면,  

과연 좋을까?  편하게 살까?. 

그래서 밤에 잠은 잘잘까?


참 한심하다. 이런 쓰잘데 없는 생각으로 

생각 안났으면 하는 기억들을 또 한번 떠올리니 말이다.     


말이 났으니, 언제 한번 잊고 싶은 기억과 

다신 생각나지 않았으면 하는 그것들의 List를 한번 적어봐야 겠다.

그 가지수가 많고 적음이 상처가 많고 적음

또는, 상대적으로 성격의 연약 정도를 판단하는 기준이야 될 순 없겠지만,


또, 그 목록을 적으며 다시 또 그 생각들과 기억들이 싫어도 찾아오겠지만,     

그래도 한번 적어보련다.     


선택적 잊음이 가능한 시절이 오면,

그 목록을 꺼내 펼쳐보며, 

또 한번 그 생각과 기억들을 꺼내볼것이다.

(그때까지 정상적으로 생각이란걸 할만큼 건강할지, 

아니면 모든걸 망각하고 떠나 

남겨진 이들이 나를 망각하고 살지도 모르지만)


  


몇 개나 그 목록에서 지워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것도 지울것이고,

기억이 나더라도 처음의 그것과 다르다면 지울 것이다.


그 지워지는 목록은 처음의 목적과 구분속에서의

陰과 黑은 아닐 것이다.     

그런 좋은 시절이 올때까지 얼마나 많은 목록이 생길지

또, 그때는 얼마만큼의 지움이 가능할지 모르긴 하다.




2017. 8. 22.     ㅅㅓㄱ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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