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9일 일기
엄마가 갑자기 펑펑 울기 시작했다. 제정신이 돌아온 것이다.
처음엔 내가 모진 말을 해서 그런가 싶어 미안함에 발을 동동 굴렸다.
아무리 달래도 서러운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이제 소변 줄도 생기고, 산소도 다니까 이대로 죽을 것 같아서 무서워 ..."
"내가 왜 이렇게 헛소리를 하는 거지.. 내가 왜 이러는 거야?"
죽음의 두려움에 흘리는 눈물이었다.
"엄마, 원래 병원에 오면 환경이 변해서 다 그래. 집에 갈 때가 되면 다 괜찮아질거야."라고
달래니 그때서야 조금 안정이 됐다.
엄마는 그 이후에도 정신이 들면 울고, 정신이 돌아오지 않으면 모진 말을 내뱉었다.
"너는 나한테 말 좀 걸지마. 얼른 간호사나 데려와."
"내가 아까부터 말했는데 넌 도대체 뭐 한거야?"
"아 시발. 만지지마."
"제발 너는 잠자지 말고 그냥 깨어있으면 안돼?"
평소 엄마답지 않게 욕을 하고, 나를 전혀 믿어주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제는 엄마를 받아들여야만 한다.
헛소리를 정정해줘도 엄마는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다.
모든 헛소리에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깔려있으니 안쓰러움으로 대하여야 한다.
항암을 담당하던 주치의 선생님을 마지막으로 만나고 왔을 때,
CT결과상 간이 굉장히 많이 부어있는 상태로서 인지장애는 일종의 간성 혼수의 증상일수도 있다고 했다.
엄마는 진통제와 수면제의 효과가 다 떨어지더라도 예전의 엄마로 돌아올 수 없다는 뜻일까?
아직도 나는 엄마가 잠만 자고, 이상한 말을 늘어놓을 때마다 과한 진통제와 수면제를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믿고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