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질병과의 사투랄까
지난 4월 중순에 우리 가족은 2025년 첫 캠핑을 떠났다. 둘째 범진이 6개월쯤에 갔던 langlau 캠핑장을 또 방문했다. 그때는 캠핑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를 때라 통나무집을 예약했다. 애들 놀이방도 있고 놀이터도 많고 바로 앞에 큰 호수가 있어 전경도 좋은 속이 알찬 캠핑장이라 이번에 다시 찾게 되었다.
놀이터 바로 앞에 있는 Stellplatz를 예약했다. 애들이 놀이터서 노는 동안 텐트도 치고 이제 제법 아이들이 커져서 데리고 놀기도 밥 해 먹기도 수월해졌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적응 안 되는 독일 봄날의 극심함 일교차와 더불어 오기 전부터 아이들과 함께하던 위장염이었다. 게다가 제일 중요한 전기장판을 2인용 하나밖에 안 챙겨 온 것이다.
다행한 일인지 모르겠지만 아빠만 좀 춥게 자고 나와 아이들은 붙어서 포근하게 잤는데 그 때문인지 난 캠핑을 다녀온 뒤로 장염에 시달렸다. 사실 다녀온 날 야식으로 라면을 먹었는데 다음날 극심한 체기와 더부룩함에 시달렸다. 구토를 해도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캠핑 다녀온 다음날은 거의 시체처럼 누워 있었다.
그 다음날에는 좀 나아지긴 했지만 낫는가 싶다가도 조금만 자극적인 음식이 들어가면 배에 심하게 가스가 차면서 복부팽만 증상이 나타났다. 거의 한 달이 다 되어 가는 지금도 소화가 이전처럼 잘되진 않는다.
이렇게 소화불량 증상을 앓으며 그동안 내가 무심코 얼마나 많이 먹었는지 새삼 느끼고 있다. 애들이 남긴 음식은 무조건 내 입으로 버리고 애들이랑 놀아주다 지치면 어김없이 단것으로 입을 채웠다. 그 버릇을 지금도 고치진 못했지만 속이 불편하니까 좀 자제하게 된다. 이번 계기로 몸이나 좀 가벼워지면 좋겠다.
어쨌든 그간 병마와 함께하느라 글을 전혀 쓰지 못했다. 아직 구독자는 1명뿐이지만 그래도 매주 연재하겠다고 약속했는데 매우 송구스러운 마음이 든다. 이제 또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된다. 그간 멈췄던 일기 쓰기도 재가동하고 좀 더 활기차게 보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