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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이팔 Apr 14. 2021

[생각 7] 브런치에선 모두가 작가다.



(감히) 제가 느껴본 브런치를 얘기하자면, 광고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광고성 글이 현저히 적습니다. 또한 책을 내 거나 책 자체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많고, 출판사가 눈여겨보는 플랫폼이라는 인식도 한몫하죠. 게다가 모바일로 많이 접속하는 만큼 짧은 글의 에세이가 주로 인기를 끌고, 뒤이어 정보전달식 글도 인기가 좋은 편입니다. 



저는 브런치에서 에세이와 지식전달 글이 주류인 것을 알고도 굳이 마이너 부류인 '소설'을 쓰겠다고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작가심사를 할 때도 3개의 소설을 결과물로 제출했고 그 결과물로 통과했습니다. 소설은 조회 수가 잘 나오지 않을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역시 소설 브런치북 조회 수는 제 에세이 매거진에 비해서 좀 처참한 편입니다. 하지만 브런치를 이용하다 보면 왜 에세이와 지식전달이 주류를 이루는지 알겠더라고요. 



온라인, 오프라인 상관없이 우리는 남의 연애사나 남의 사생활 등에 큰 관심이나 참견을 하지 않아야 하는 걸 알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귀가 쫑긋해지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쉽습니다. 다른 사람 이야기는 내가 경험하지 못한 이야기가 매우 매우 많아요. 독서 모임에서 같은 책을 읽고 토론하기만 해도 사람마다 다른 독서 평이 이어지는데 삶은 오죽할까요. 그게 10년, 20년 차곡차곡 쌓일수록 차이는 더 날 수 있겠죠. 그렇다 보니 브런치에는 가지각색의 삶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게다가 글들을 읽다 보면 브런치에서 왜 글 쓰시는 분에게 '작가'라는 명칭을 달았는지 알겠더군요. 우리는 각자의 자서전의 저자(작가)이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감히) 해봅니다. 그만큼 브런치에서는 사람 냄새가 납니다. 아침에는 활기차게 오늘도 화이팅! 을 외치며 움직이시는 분들도 있고, 저녁에는 오늘 하루는 이랬습니다 하며 하루를 재미있게 늘어놓는 분까지 아주 다양하게요.



색조화장품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흔히들 그렇게 얘기하죠. '하늘 아래 같은 색조 없다!'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똑같은 주제를 가지고 쓰더라도 하늘 아래 같은 필체는 없습니다. 사람마다 걸음걸이가 다르듯이 필체가 다르기 때문이죠. 평범해 보이는 이야기들 속에도 다 고유의 색이 있습니다.



다른 분들은 에세이를 어떻게 쓰시는지 궁금했습니다. 슬쩍 브런치에 몸을 맡기고 파도를 타보니, 다른 사람이 사는 사람 냄새와 희로애락을 모두 맛봤습니다. 덕분에 요즘은 브런치에 제 글 하나 올리고 다른 분들 브런치에 놀러 가서 글 읽는 재미에 퐁당 빠졌습니다.



오늘 하루 힘드셨던 경험을 한 분께 댓글 하나, 자랑스러운 경험을 한 분께도 하트 하나, 지금 필요했던 지식이나 정보를 전달해준 분께 댓글 하나 등등. 제가 흔적을 남겼던 작가님들의 글이 좋아서 계속 글을 써주시길 바라는 마음에 여기저기 흔적 남기는 일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제 브런치를 방문하시는 분 중에서 제 이름이 익숙하신 분들도 계실지 모릅니다. 그 정도로 여기저기 쏘다니고 있거든요.



다른 곳에서는 누구의 엄마, 아빠, 딸, 아들, 회사원, 아르바이트생 등 다른 이름일지 몰라도, 브런치에서만큼은 모두 각자가 정한 필명을 가진 작가님입니다. 작가님들.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잠시 다른 건 내려놓으시고, 당신의 멀티 페르소나 '작가님'을 깨워주세요. 그리고 언제나 작가님의 재미있는 이야기 기다리겠습니다. 오늘도 방문 후 조용히 하트 하나 누르러 갑니다.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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