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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e Lee Dec 28. 2016

중국은 어떻게 QR 강국이 되었는가?

QR 코드, 중국인들의 문화로 자리잡다.

QR 코드라는 용어를 한 번쯤은 다들 들어보셨을 겁니다. QR code(中文名: 二维码)는 Quick Response Code의 약자로 특정 기하 도형을 일정한 규칙에 따라 배열하여 만든 흑백 줄무늬의 2차원 코드를 말합니다. 한 방향으로만 정보를 나타낼 수 있는 기존의 바코드와는 다르게 수직, 수평으로 무려 기존 바코드의 수 십배에 달하는 정보를 담아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숫자화만 시킬 수 있다면 사진, 문자 등 콘텐츠에 구애받지 않고 코드화가 가능합니다. 또한 훼손된 면적이 50%에 달해도 데이터 복구가 가능하며 스캔 오류가 1000만 분의 1 밖에 되지 않는다는 장점을 갖고 있죠.    

QR 코드 (2-dimensional-barcode) / 출처 : https://flic.kr/p/bW1cEJ


이렇듯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 QR 코드는 오래전 한국에도 그 모습을 보인 적이 있었지만, 지금까지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QR 코드의 사용법조차 모를 정도로 한국은 QR 코드가 거의 사장된 상태나 다름없습니다. 이에 반해 중국은 세계에서 QR 코드를 가장 다양하게 활용하는 국가 중 하나라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중국은 어떻게 QR 코드 강국이 될 수 있었던 걸까요?


세계적으로 QR 코드 기술에 대한 연구는 20세기 80년대 말부터 시작되었고, 중국은 1993년 그 파도에 올라탔습니다. 시작은 미미했으나 놀라울 정도로 빨리 진행된 중국 경제 및 기술력의 발전과 중국 정부의 끊이지 않는 지원, 그리고 소비자의 수요가 만나 QR 코드는 거대한 파도가 되어 중국 대륙을 집어삼키게 됩니다.


QR 코드 사용의 시작 : 중국어의 불편함


스마트폰에서 중국어를 입력해보신 분들이라면 다들 아실 겁니다. 고작 글자 하나를 입력하는 것뿐인데 왜 이렇게 번거로운지요. 중국은 중국어 자체의 특성상 한자를 입력하려면 병음 또는 한자 자체를 직접 하나씩 써넣어야 하는데 이 과정이 굉장히 복잡하고 오래 걸립니다. 이에 반해 QR 코드는 스캔 하는 것만으로 이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얻어 갈 수 있었고, 그들의 수요와 맞물려 자연스럽게 생활 속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게 된 것입니다.


지금의 QR 코드 강국, 중국을 있게 한 주인공 ‘微信(wechat)’의 등장


그렇다면 중국은 언어의 불편함이라는 하나의 요인만으로 오늘날의 QR 코드 강국이 될 수 있었던 걸까요? QR 코드를 사용하기 시작한 원인은 중국어 자체가 가지고 있는 단점이었지만, QR 코드 사용의 보편화엔 중국의 국민 모바일 메신저인 WeChat(微信) 이 지대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WeChat(微信)/ 출처 : https://flic.kr/p/jr3ZtH


2011년 1월 시장에 처음으로 모습을 선보인 WeChat(微信)은 론칭 후 2년 6개월이 지난 2013년 3분기에 이미 2.72억 명의 MAU(Monthly Active Users)를 보유한 메신저로 자리매김합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늘날 중국 국민 모바일 메신저라 할 수 있는 위챗의 2016년 Q1 기준 MAU는 무려 5.49억 명에 달합니다.


WeChat(微信)은 2012년 초부터 QR 코드를 활용하기 시작했는데요. App 내에 스캔 기능이 추가되었고 지금처럼 각 개인의 QR 코드를 스캔하여 친구 추가를 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친구 추가를 하기 위해 QR 코드를 사용하게 되면서 이용자들이 보다 쉽고 친숙하게 QR 코드를 접할 수 있었고 점차 그들의 하나의 습관처럼 자리 잡았을 겁니다. 결국 QR 코드는 ‘WeChat(微信)’이라는 중국 내부의 거대한 급류를 타고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죠.


물론 WeChat(微信) 이 스캔 기능을 지원하기 전에도 다양한 App들이 이미 해당 기능을 지원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App도 WeChat(微信) 만큼의 파급효과를 내지는 못 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중국 내 QR 코드의 활용


중국 내에서 QR 코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중 몇 가지를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1) 정보의 획득

오프라인에서 회사 및 제품의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기 위해선 많은 어려움과 제한이 따릅니다. 제공하고자 하는 정보는 많은데, 정보를 제공 할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이 없고 그럴 여건이 안 되는 것이죠. 기업과 개인은 바로 QR 코드를 활용하여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였습니다. 제품이나 광고에 QR 코드를 넣기 시작한 겁니다.

이용자는 QR 코드를 스캔하여 광고 영상을 보거나 할인 정보 및 쿠폰을 받는 등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보다 쉽고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 모바일을 통한 음식 주문 및 결제

요즘 중국 국내의 음식점이나 카페를 들어가면 각 테이블에 QR 코드가 부착되어 있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QR 코드를 스캔 하면 모바일 기기를 통해 메뉴를 확인할 수 있고 주문이 가능합니다. 뿐만 아니라 알리페이(支付宝)나 위챗 페이(微信支付) 등을 이용하여 그 자리에서 결제도 가능하죠


3) 입장권 활용    

QR 코드를 활용한 입장권 / 출처 : 바이두


관광지 티켓에도 QR 코드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대부분 종이 티켓에만 제한되어 사용되고 있는데 조만간 모바일 기기를 통한 구매 및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항공사 App에서 간편 체크인을 하고 모바일 티켓을 발급받듯, 위챗 페이나 알리페이를 통해 입장권을 구매하고 바로 QR 코드 입장권을 자신의 모바일 기기에 저장하여 간편하게 활용하는 방안이 곧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QR 코드의 다양한 활용 / 출처 : https://flic.kr/p/ec1xKu


이 외에도 QR 코드는 App 다운로드, 위조방지, 회원 관리, 좌석 예약, 모바일 쇼핑, 오프라인 결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중국 국내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QR 코드는 이렇듯 정보를 얻는 하나의 방법을 넘어서 중국인들의 생활 속 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문화로 자리 잡은 만큼 보안성에 대한 우려의 이야기들도 들려옵니다. 하지만 이론상으로 QR 코드 자체는 바이러스를 갖고 있을 수 없다고 합니다. 코드 스캔 후 전환된 페이지에서 ‘다운로드' 버튼을 눌러야만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소프트웨어가 다운로드 되는 것이죠.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출처가 불분명한 QR 코드는 조심하는 게 좋습니다.


중국은 더 이상 기술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뒤처진 국가가 아닙니다. 오히려 많은 분야에서 세계의 트렌드를 이끌어 나가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그들은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에 대해 항상 수용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죠. 우리가 QR 코드 기술을 받아들이지 못한 건 단지 수요가 없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새로운 기술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었을까요? 한 번쯤 생각해볼 만한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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