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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nokno Sep 28. 2023

프리지아

나는 지금 원기옥을 모으고 있어

청계천 광장에 서서

한 방울도 안 흘리고

햇빛을 모으는 중

어 바람도 한 줌

요즘 같은 날 많이 모아야 한다구

따뜻하고 미세먼지 없는 날에


노란 꽃을 한아름 안고 돌아가는 길

사람들이 쳐다보고

아는 누구는 그게 다 뭐에요?

난 입을 꼭 대답 않고

가방에 꾹 눌러 담고


마침내 시간이 되어

꼴보기 싫은 네가 걸어오면

가방을 열고 솔라빔!

하며 혼내주고 싶기도 했지만


아니 난

아니 아니 자- 선물 프리지아 꽃잎

일곱 빛깔 무지개로 만든 프리지아 꽃잎

너에게 줄게 주고 싶었어


아까 그건 거짓말이야

조금 달라도 이해하지 못해도

있는 그대로의 너를 좋아해


서로의 마음에서 스멀스멀

자라난 덩쿨 줄기가 우리 사이를 가로막아도

이슥한 밤 달빛에 비친 줄기가 희번뜩여도


아니 난

아니 아니 자- 선물 프리지아 꽃잎

일곱 빛깔 무지개로 만든 프리지아 꽃잎

너에게 줄게 주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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