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막 떠난 떡갈나무 테이블에 앉다가 조그맣게 난 구멍을 보았다. 언제인지 이곳에 잠시 머문 새가 보금자리인가 해서 둥지를 틀다 만 것 같았다. 새끼 손가락을 넣어 문질러본 표면이 매끈해 어지간히 공을 들인 듯 했다. 손가락이 닿지 않는 바닥에는 과자 부스러기 같은 것이 알알이 뿌려져 있었다. 불현듯, 떠난 그들이 혹시 모를 후일을 위해 남기고 간 비상 식량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누가 보고 있는지 살금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보고는 커피잔에 딸려온 휴지를 작게 접어 구멍을 메워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