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 소녀의 이야기
소녀는 태어날 때부터 모든 것이 가냘프고 길쭉길쭉했다. 지금도 173cm의 키에, 팔다리는 길고 가늘다. 엄지손톱만큼은 소녀가 가진 모든 신체의 다른 부분과 어울리지 않게 '귀여운'면이 있는 부분이다. 대부분의 신체적 조건이나 체질은 친가 쪽 유전자를 닮아 태어났는데, 신기하게도 온 몸에서 단 한 가지, 엄지손톱을 우리 친정 식구를 닮았다. (정작 내 엄지손톱은 우렁 손톱이 아니다.) 친구들이 '손가락으로 취급도 안 해주는' 엄지손톱을 자신의 매력포인트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글로 읽고 나니, 소녀의 긍정적 기운이 기특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한편으론... (고슴도치의 마인드로 보았을 때) 꽤 멋지고 근사하게 만들어 주었는데 손톱 하나가 마음에 안 들었다는 건, 좀 욕심이 많은 거 아니니,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