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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rite ur mind Aug 08. 2024

지지부진한 감정은 먼데 두고오는게 좋지

의식의 흐름대로 써보는 나 홀로 2박 3일 - 첫째 날 이야기 (3)


"잘 생각했어. 그동안 감정소모가 너무 지나쳤어."


혼자 여행가려고 티켓 끊었다는 라는 내 말에, 나의 친구는 한치의 망설임없이 이렇게 말해주었다. 무슨소리야? 라는 반응이 나올줄 알았는데 조금 의외였다.


한동안 '사람'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관계에서 경험하는 미묘한 <내 입장에서의 억울함>이 차고 넘쳤는데, 그 마음들의 끝에 남는건 상처받는다고 생각하는, 나의 나약한 마음이 초라하다는 생각이었다.


지나치게 생각이 많고, 지나치게 감정적인 내가 싫었다. 그런데 혼자서만 고요히 담아두고 아파할줄도 몰라서, 나를 알아줄 것만 같은 이를 붙잡고 내 얘기 들어달라고 조르다... 이해받고싶어하는 내 모습이 또 어리석어 보이고.  현타가 와서 내가 또 싫어지고... 그 순환을 몇주간 반복했다.


여행을 다녀올까? 라는 생각이 든건 막상 힘들었던 상황과 마음이 진정되고 난 뒤였다. 조금 덤덤해지고, 덜아프고, 마음을 내려놓고 난 뒤에 오는 스스로에 대한 안쓰러움이랄까, 그런 마음이 있었다. 술한잔이나, 쇼핑같은 것들로 달래지지 않을 것 같은 마음. (나는 나를 참 마음에 안들어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이렇게나 끔찍히 생각한.)


지지부진한 감정들을 나의 일상과 관련없는 곳에 두고, 버리고, 비워내고 오는 시도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생각을 하고 난 일주일 뒤, 나는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호텔 2904호에서 캐리어를 열고 짐을 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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