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록펠러의 편지

자기 자신을 싼값에 내놓지 마라!

by 효문

록펠러라고 하면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석유왕’이라는 단어부터 떠올릴 것이다. 실제로 그는 1881년 미국에서 생산되는 석유의 95%를 손에 쥐고 있었다.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그의 석유회사 '스탠더드 오일'이 무자비하게 기업을 인수하면서 회사를 확장했기 때문이다. 많은 경쟁자들이 그의 손아귀에서 무너졌고, 그에게는 '이 시대 최고의 범죄자'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하지만 그는 신경 쓰지 않았다. '가장 위대한 부자'가 되겠다는 자신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뿐이었다. 1883년에 그는 미국 최고 부자가 됐고, 10년 후 세계 최고 부자가 됐다. 그가 평생 이룩한 자산은 약 14억 달러로, 한화 450조 원에 이른다. 어떤 기독교인은 그의 재산에 대해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아담이 낙원에서 추방된 직후부터 매일 500달러씩 저축을 해도 아마 록펠러의 재산만큼은 안 될 것이다."라고.


록펠러는 그렇게 이룩한 엄청난 부를 사회에 환원했다. 무려 180조 원에 달하는 돈을 기부했다. 그는 평생 특별한 취미활동도 하지 않았고, 술이나 사치를 즐기는 일에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 한다. 오직 돈을 버는 일과 그 돈을 잘 쓰는 것에만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독실한 기독교인으로서 누구보다 검소하게 생활하면서 전국 곳곳에 학교와 고아원, 도서관을 설립했고, 시카고대학교와 록펠러대학교, 록펠러재단을 설립했다.


록펠러는 자신의 사업을 물려준 아들 존 데이비슨 록펠러 주니어에게 1890년부터 1936년에까지 많은 편지를 썼다. 이 책에 수록된 편지는 모두 36편으로 '일을 경영하라, 부를 경영하라, 삶을 경영하라'는 3 part로 나뉘어 있다. 100여 년을 살아오면서 깨달은 그의 지혜와 통찰이 편지 속에 오롯이 담겨 있지만, 한꺼번에 휘리릭 읽다 보면 너무 뻔한 말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곱씹으며 읽어보면 마음에 콕 와닿는 부분들이 있다.



천국과 지옥은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일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어떤 일을 하든 행복해질 테고,
어떤 결과를 내든 만족할 터다.
일 자체를 싫어한다면
아무리 단순하고 쉬워도 힘겹게 느껴지고
지치게 된다.
가장 큰 차이점은 상황을 받아들이는 자세다.
아들아, 자기 일을 즐거움으로 여긴다면
그 삶은 천국이나 다름없고,
의무나 형벌로 여긴다면
지옥에 떨어질 뿐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라.

내가 성공을 이룬 것은
신이 아니라 세 가지 힘이 도운 덕이다.
첫 번째 힘은 규칙이다.
규칙은 기업을 오래 이끌어가도록 돕는다.
두 번째 힘은 경쟁이다.
잔인하고 무자비한 경쟁은
모든 일을 더 완벽하게 만든다.
세 번째 힘은 협력이다.
힘을 합치면 서로가 이익을 본다.
그러면 모두 승자가 될 수 있다.


많은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뭔가를 남겨주고 싶어 한다. 구구절절 정성스럽게 쓴 그의 편지를 읽다 보면, 어쩌면 록펠러도 그가 아들에게 진심으로 남겨주고 싶었던 것은 그가 이룩한 엄청난 부가 아니라 그가 경험으로 깨달은 삶의 지혜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의 편지 속에서 찾아낸 피가 되고 살이 될 것 같은 몇 구절을 공유하고 싶어서 남긴다.


나는 동업자들과 친구가 되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사업으로 시작한 우정이 우정으로 시작한 사업보다 훨씬 낫다고 믿는다.


내가 사람을 뽑는 기준은 ‘문제를 더 잘 처리할 방법을 찾을 사람에게 중요한 일을 맡긴다’다.


비난하는 습관은 늪과 같다. 일단 비틀거리며 늪에 빠지면 발판과 방향을 잃고 움직일 수 없게 된다. 그러다 결국 증오와 좌절이라는 늪에 빠지고 만다. 이렇게 되면 결과는 단 하나, 직원들이 보내는 존경과 지지를 잃는다.


대화에서 힘을 가진 쪽은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듣는 사람이다. 믿기지 않는다고? 생각해 보면 말하는 사람의 어조나 집중력, 말하는 내용은 듣는 사람에 따라 달라진다는 걸 알 수 있다. 적대적이고 공격적인 사람과 내 말에 집중하는 사람을 상상해 봐라. 남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기만 해도 방어 태세를 풀 수 있다. 그러면 여러 이점이 생긴다. 우선 공격적인 언어 뒷면에 숨은 근본적인 문제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그러면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사건을 안팎으로 살필 수 있다. 생각을 정리할 시간도 많아진다.


위대한 계획은 나이아가라폭포처럼 한 번에 쏟아지는 게 아니라 한 방울씩 천천히 이뤄진다. 위대한 일과 위대해 보이는 일의 차이는 위대한 일을 꿈꾼다면 매일 애써야 한다는 점이다.


내가 아는 부호 중 조금씩 부를 쌓아 지금 같은 위치에 오른 사람은 거의 없다. 많은 사람이 빌린 돈을 지렛대 삼아 더 큰돈을 번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1달러보다는 100달러로 거래하는 편이 훨씬 큰 수익을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


감정을 통제하는 능력을 길러라. 결정을 내릴 때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필요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 매 순간 자신이 원하는 게 뭔지 똑똑히 알아둬라.


계획에 따라 움직이는 과정에서도 상황에 맞춰 전략을 조정하고 수정해야 한다. 그래야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대응할 수 있다.


나는 부자이기에 인류의 공익을 위한 책임이 있다. 하지만 게으른 사람이 되도록 부추기는 앞잡이가 될 수는 없다. 어떤 사람이 습관을 발전시키면 그 습관이 좋든 나쁘든 거기에 지배당하게 된다. 공짜 점심을 얻어먹는 습관은 발전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승리할 기회를 빼앗을 뿐이다. 열심히 일하는 길만이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탈출구다. 일은 우리가 성공을 누리고자 치르는 대가다. 근면하게 일해야 부와 행복을 얻을 수 있다. 이 진리를 잊지 마라.


지식은 원래 공허하다. 지식을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똑똑한 사람은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예술가, 학자, 배우처럼 자기 자신을 활용하는 사람이고 둘째는 경영자, 리더처럼 타인을 활용하는 사람이다. 후자에게는 특별한 능력, 즉 다른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 능력이 필요하다.


성공은 키, 몸무게, 학력, 가정환경이 아니라 생각의 크기를 따라간다. 다시 말해 생각의 크기가 성공의 크기를 결정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인류의 가장 큰 약점인 자기 비하를 극복하는 일이다. 절대 자기 자신을 싼값에 내놓지 마라. 너희는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위대하다.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생각하는 범위를 넓혀라. 자기 자신을 과소평가하지 마라.


세상에는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 넘쳐 나지만 그를 현실로 만드는 방법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하지만 이런 시도는 책상에 앉아 아이디어를 수천 개 떠올리는 일보다 가치 있다.


어려움을 만나면 도움을 구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사람을 찾아가라. 패배자에게 조언을 구한다면 돌팔이 의사에게 불치병을 고쳐달라고 부탁하는 셈이다.


좋은 결과를 얻길 바라면서도 제대로 생각하지 않는 두뇌는 싸구려일 뿐이다. 지식수준보다 지식을 바르게 쓰도록 이끄는 사고방식이 훨씬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교육을 받았다 해도 이 성공법칙을 바꿀 수는 없다. 타고난 재능과 교육 수준이 좋은 성과를 내는 게 아니다. 성공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렸다.

keyword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