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전해주는 삶의 지혜 15
언제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어디였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아이와 함께 갔던 어느 여행지에서의 기억인데, 아무리 더듬어 보아도 어디였는지 언제였는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다만 그날 들었던 숲 해설사의 이야기는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자연은 대체로 대칭을 이루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여기 이 잎을 한 번 보세요. 위쪽에 있는 잎은 대칭이긴 하지만 크기가 살짝 작고, 아래쪽에 있는 두 잎은 잎맥을 중심으로 봤을 때 비대칭을 이루고 있죠. 왜 그럴까요?
생각에 잠긴 사람들을 잠시 지켜보던 숲해설사가 이유를 설명했다.
공존하기 위해서 양보의 기술을 발휘한 것입니다. 석 장의 잎이 모두 제 욕심껏 잎을 키웠다면 서로 겹치는 부분이 생겼을 것입니다. 당연히 그 부분은 햇볕을 충분히 받지 못해서 문제가 발생했을 것입니다. 서로가 서로의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지혜를 발휘한 것입니다. 각자 조금씩 몸을 줄이기로. 덕분에 더불어 함께 성장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지혜롭고 대견하죠? 사람보다 낫습니다.
엄마의 텃밭에는 온갖 식물들이 더불어 자라고 있다. 아버지가 다래 과수원을 조성하기 위해 기둥을 세우고 묘목을 심는 동안 엄마는 땅을 놀리기 아깝다며 가지, 들깨, 옥수수, 파 등을 줄 맞춰 예쁘게도 심었다. 이들은 서로 다투지 않는다. 부지런히 자신을 가꿀 뿐이다. 땅도 이들을 차별하지 않는다. 무궁한 힘과 사랑으로 그들의 성장을 도울 뿐이다. 하늘도 마찬가지다. 햇볕과 비와 바람을 이끌어 그들의 성장을 돕는다.
세상은 혼자 살아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당첨된 로또복권의 상금을 혼자 독차지하려고 욕심을 부린다. 물려받은 부모님의 유산을 혼자 독차지하려고 욕심을 부린다. 결론은 하나 같이 비극이다. 혼자 다 가진다고 해서 몇 배로 더 행복해지는 것도 아닌데 욕심에 휘둘린다. 부처님은 사람이 가진 세 가지 독 가운데 하나로 '욕심'을 꼽았다. 독이 반드시 해로운 것은 아니다. 때로 약이 되기도 한다. 욕심도 마찬가지이다. 때로 성장의 동력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독도, 욕심도 지나치면 생명을 앗아가고 행복을 앗아간다.
그 어떤 생명체도 혼자서 살아갈 수는 없다. 더불어 함께 살아야 한다. 함께 살기 위해서는 내 욕심을 줄이고 양보할 줄도 알아야 한다. 내가 잘나서 이만큼 살고 있다는 생각, 나는 착각이라고 생각이다. 노력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은 많은 인연과 사랑이 그 노력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 인연과 사랑에 감사하며 때로는 욕심을 줄이기도 하고, 때로는 양보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아름다운 삶을 꾸려갈 수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