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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문 May 31. 2024

나에게 너무 어려운 일은?

나의 실패의 역사

남들에겐 쉽고 재미있는 일이 나에겐 너무 어려울 때가 있다. 가령 춤추고 노래하는 것들. 나는 타고난 음치에 박치다. 몸은 뻣뻣하고 리듬감이라곤 없다. 사람은 누구나 웃고 울 수 있는 것처럼, 춤추고 노래하는 것도 누구나 할 수 있다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재능이 없는 사람은 안다. 자신은 누구나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음을. 


여기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열심히 배워볼 것인가? 아니면 포기하고 다른 것을 할 것인가? 나는 한 때 열심히 배워보려고 시도했었다. 나이가 들면서 또 코로나를 지나오면서 회식이 소멸되다시피 했지만, 예전에는 회식이 적지 않았고, 회식의 마지막 코스는 국룰로 정해져 있기라도 한 것인지 꼭 노래방이었다. 그리고 노래방에 가면 아무리 싫다고 해도 억지로 마이크 안겨주는 사람들이 있었으니까. 음치의 가창으로 대중을 웃길 수도 있겠지만 넉살 좋은 성격이 아닌지라 그 역시도 어려웠다. 결국 선택은 사교육이었다. '뭐든지 배우면 잘할 수 있고, 배울 때는 전문가에게 배워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에 열심히 학원을 다녔다. 그리고 깨달았다. 진정으로 '재능 없음'을. 미련 없이 포기하고 '하모니카' 배우기에 도전했다. '춤추고 노래하는 것은 너무 어렵지만, 악기 연주는 가능할지 않을까?' 하는 희망찬 생각을 가졌더랬다. 가능할 리가. 박치가 악기를 잘 연주한다는 것 자체가 애초에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오래전 동호회에서 수어를 배워 '수어공연'을 한 적이 있다. 수어로 노래할 때도 '음악적 재능 없음'은 여실히 표가 났다. 계속 혼자 엇박자였다. 2, 30대 시절 음악과 관련한 나의 모든 도전과 노력은 실패로 끝났다. 


좋아하기 때문에 잘할까?
잘하기 때문에 좋아할까?


단점을 보완하는 것은 생각보다 힘들다. 내 경험에 의하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보완할 수 없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서 한정된 시간과 돈을 쓰기보다는 '잘하는 것을 더 잘하도록 만드는 것'에 돈과 시간을 쓰는 것이 훨씬 현명할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잘할까?


내가 뭘 잘하는 지를 알기 위해서는 일단 해봐야 한다. 경험해 보고 배워봐야 한다. 배우지 않고도 혹은 연습하지 않고도 잘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흔히 좋아하면 잘하게 된다고 하지만, 좋아하는 것이 먼저일까? 아니면 잘하는 것이 먼저일까? 자신이 잘하는 일은 대부분 좋아한다. 즐길 수 있으니까. 반대로 잘하지 않는 것을 좋아하기는 힘들다. 물에 들어가면 가라앉는 사람은 십중팔구 수영을 좋아하지 않는다. 결국 내가 잘하는 것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하기 싫음'의 시간, '재미없음의 시간'을 견뎌야 한다나는 아직도 달리는 것이 재미없다. 힘들다. 그래도 견디기로 한다. 달리는 내가 마음에 드니까. '좋아함'에서 '견디는 힘'이 나오기 때문에 '좋아하면 잘할 수 있다'는 말은 성립하는 것 같다.    


지금까지 많은 것을 배워보고 많은 것에 도전해 봤지만 아직도 이렇다 하게 잘한다고 내세울 만한 것이 없다. 누군가 그랬다. 사람이 평생 지치지 않고, 물리지 않고 할 수 있는 것은 '일'밖에 없다고. 그런 것 같다. 내가 유일하게 잘할 수 있고, 힘이 드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재미있어하는 것이 '일'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잘할 수 있는 또 다른 뭔가가 있지 않을까?' 하는 탐색을 멈추지는 않는다. 인생은 생각보다 기니까. 



[매일 자기 인터뷰]

https://www.instagram.com/hyomoon20?igsh=NXd6eWZvZndkMz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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