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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치미 Jan 06. 2025

날소식


 날은 가공하지 않는

 날을 두른 서슬이 새까맣더란

 벼락이 하필 날이어서

 날을 예고하지 않아서

 슬프다의 슳도 꺼내기 전에

 브는 울음만 남겨두었을까


 대낮을 쪼갠

 열상에 몰린 고속의 날빛은

 그 모양 그대로 새카만 칼이 되었다


 칼, 날의 날

 살기 위해 빚은 것

 그러나 이상하지

 모두가 안부를 전하는데

 더 많은 날숨이 멎은 건

 아무나 쥐고서 죽으라고 비는 모양


 그렇지 않나요?

 

 처절함을 꺼내려는 손

 아무리 펴 보여도 날 같다고요

 아직 험하다고요

 눈물이 시꺼먼데 어떻게 앞을 봅니까

 피할 수 없을 테니 부디 닿지 말아 주세요

 

모아 주세요

 

혹시 안부를 묻는다면 날울음이고요

안녕의 안도 꺼내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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