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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치미 Dec 23. 2024

시절 이름


(어떤 날은 꽤 지루하고

그러다 자지러지고

어떤 날은 멈출 줄을 모르고

그러다 망설이고)


어느 밤엔가 그 이름 듣고

보이지 않는 먼 곳 더듬다

아침, 먼지 가득한 손을 보고 말았다


가까스로 일어나 화장실 가는 길

어제가 어느 날인 지도 모르겠다는 오늘은

손 털며 말한다 버릇이라고


알싸한 양치에 눈꺼풀 들려 거울 보는데

그런 이유들, 그런 이유들이었다네

궁금하지도 않을 때 삐죽

이토록 아픈 건

잇몸에 박히는 칫솔 한 가닥의 첨예함 때문인지


그러나 먼지로 남을 것들 앞에

그거 잠깐 보이면 어쩌게?

통증이란 원래


이제, 놓쳐야 하는 아름다움이 스치듯 안타깝다


오늘을 잡아야 했을 어느 시절의 어린이

그 아이 뒤꿈치에 터져 나간 먼지

별빛 달빛 따갑다며 눈 감았던 어린이

다시 그 이름 불러달라 조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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