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과 미국인의 비즈니스적 환대(hospitability) 문화 차이
대부분의 한국업체들은 외국 고객을 맞이할 때 방문하는 외국 고객을 손님으로 극진히 대접하고 환대한다.
일단 공항에 도착하면 픽업을 나가고 출장을 마무리하고도 공항까지 태워다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만약 너무 바빠서 그렇게 해주지 못할 경우에는 한국 업체는 상당히 미안해한다.
매 식사마다 매일 다른 메뉴와 식당을 고민하고 검색하고 준비한다.
주말이 있다면 주말에는 뭘 하는지 확인하고 특별한 계획이 없으면 관광도 함께 동행해 주기도 한다.
이러한 한국의 환대와 친절에 외국인 고객은 감동한다.
그럼 그 한국 업체가 미국으로 출장을 간다면 어떠할까?
그 한국 업체는 우리가 해오던 그런 환대를 미국에서 해줄까?
미국에서는 비즈니스적으로 내가 지원한 환대만큼의 지원은 보통 기대하기 어렵다.
매번 픽업을 나온다거나 매 끼니를 함께 먹는다거나 하지 않는다.
한국 업체에서 했던 환대의 절반도 못 받은 경우를 우리는 쉽게 겪는다.
미국 업체에 출장을 가보면 한국 사람들이 대접하듯 그렇게 출장 기간 내내 밥을 사주는 경우는 사실 거의 없다.
한두 번 정도로 대부분 끝나고 처음 도착했을 때 공항에 픽업을 직접 나오는 경우도 드물다.
회사에서 공항 픽업을 해주더라도 대부분이 기사를 보내거나 고용한 차량이 나와 호텔까지 데려다준다.
특히나 주말에 도착했다면 거의 100% 그렇다.
그런 경우 한국인 입장에서 우리가 쏟은 정성에 못 미치는 그들의 친절에 서운하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어 낼까?
에린 메이어의 [컬처 맵]를 보면 이러한 차이를 신뢰를 구축하는 문화적 방식의 차이에서 온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쉽게 말해서 한국이나 중국과 같은 동양권 국가는 관계를 중시하고 그 관계는 정서적 신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중국의 꽌시나 한국의 관계는 비즈니스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하다.
관계가 중요하지 않은 국가가 어디 있겠냐 만은 그 관계를 형성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다.
한국은 정서적 신뢰를 기반으로 관계를 형성해 간다.
그래서 밥을 같이 먹고 함께 시간을 보내고 그러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한다. 함께 힘들었거나 술을 먹고 망가지는 추억을 공유하면서 이미 우리는 형제 같다.
그렇게 쌓인 관계는 신뢰를 의미하고 우정에 가깝다.
통역을 하다 보면 언어가 달라 소통이 안되지만 한잔하고 취하면 한국업체는 외국인에게 “brother (형제)”라 부르기도 한다.
이렇게 우리의 비즈니스는 인간 대 인간으로 관계를 형성을 기반으로 구축해 나간다.
해외 거래처나 바이어가 방문했을 때 개인적인 시간을 할애하고 대접하고 살뜰하게 챙기는 것이 우리에게 있어 업무적인 예의다.
이에 반해 미국은 정서적 신뢰보다 인지적 신뢰를 중시한다.
특히나 업무적인 관계일 경우 인지적 신뢰의 의미는 업무 태도, 성실성, 업무 방식, 투명성, 업무성과 등으로 비즈니스의 신뢰를 구축한다.
개인적인 관계와 업무적인 관계를 철저하게 구분하는 문화이다.
사적인 관계가 공적인 업무에 영향을 주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여긴다.
한국에서 보여주는 환대는 관계 형성을 위한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비즈니스의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런 환대를 받는 미국 거래처 담당자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한국 사람들은 참 친절하구나!

우리가 쏟은 정성이 비즈니스적 혜택으로 올 것이라고 기대하면
결국에는 그 미국인에게 실망하거나 서운한 상황을 겪게 된다.
통역을 했던 한 한국 업체는 백인인 부사장이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최고의 환대와 친절을 베풀었다. 공항 픽업은 기본이고 최고의 식당에서 식사를 대접하고 주말이면 투어를 준비했다.
하지만 그 부사장은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업체와는 업무적인 관련이 전혀 없는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났다.
그렇다고 해서 후임에게 한국 업체에게 잘해주라는 어떠한 좋은 이야기도 해주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후임에게 특정 업체에 대한 편의나 친절을 전한다는 것은 이상적인 비즈니스로 간주되지 않는다.
결국 한국 업체는 그 미국인 부사장에게 어떠한 비즈니스적 혜택도 누리지 못했다.
반면 그 부사장 밑에서 일하던 인도계 미국인은 구체적인 업무를 진행하다 보니 마찰을 거듭했다.
업무적으로 많이 부딪히는 상황이었고 그러다 보니 개인적으로는 이 한국업체와 관계가 좋지 않았다.
그 인도계 미국인은 타 부서로 이동해버린 백인 부사장의 업무를 한동안 대신했다.
그 불편한 관계는 지속적으로 비즈니스에 작용했다.
인도의 경우 한국과 유사한 정서적 신뢰를 중시하는 국가이다.
한국보다 더 관계 중심적으로 신뢰를 쌓는 국가이다.
아마도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백인인 미국인보다 업무 관련성이 큰 인도계 미국인에게 관계적 노력을 더욱 기울이면 좋았을 것이다.
비즈니스 적으로 더 큰 효과를 보았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과 같이 관계 형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시간과 정성을 쏟는 문화에서는 이러한 미국의 비즈니스 방식은 의리 없게 느껴진다.
한국에서의 비즈니스 관계는 비즈니스 관계 + 개인적인 관계를 포괄하는 의미이다.
내가 거래를 하던 업체의 담당자가 퇴사를 한다고 해서 그 사람과의 관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즉 거래처 사람과 저녁에 만나고 친구처럼 형제처럼 지내기도 한다.
그 사람이 퇴사를 하더라도 그 사람과 연락을 하며 지내거나 여전히 친구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영업 사원이 퇴사하면 그 사람이 담당하던 거래처는 거래가 끊어지는 경우가 많고 간부직이 퇴사하면 그 밑에 일하던 사람들이 모두 같이 퇴사를 하는 경우도 한국에서는 흔한 일이다.
우리는 이런 걸 의리라고 부른다.
'의리'라는 단어를 영어 사전에서 찾아보면 loyalty(충성) sense of honor(도의심)과 같은 단어들이 나온다. 하지만 우리가 말하는 의리와 꼭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영어로 '의리'에 꼭 맞는 단어를 찾기가 어렵다.
아마도 우리가 관계에 있어 중요한 이 '의리'의 개념은 미국의 관계적 관점에서 보면 존재하지 않는 개념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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