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영어 공부 비법

작은 성공! 1일 1개 망신

by 김지혜

나는 순수 국내파다.

많은 사람들이 어쩌다(?) 통역까지 할 수 있게 되었는지, 어떻게 하면 영어를 잘할 수 있는지 질문한다.

그때마다 나는 정말 정답 같은 비법을 알려주고 싶다.

하지만 매번 뭔가 사람들에게 알려줄 만한 그런 비법이 있었나 고민한다.

어릴 적 꿈이 통역사였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나는 사실 어쩌다 영어 통역사가 되었다.

대학교 4학년이 되니 친구들이 두 파로 나뉘었다. 공무원 준비파, 사기업 준비파.

사기업은 어느 정도의 토익 점수가 요구되었다. 나는 내가 공무원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때부터 영어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당시 학교 인근의 학원에 등록했다. 종교집단이 운영하고 외국인 선교사가 수업을 하는 학원이었다.

각 반마다 수업의 편차도 있었고, 발음도 제각기 였다.

4년을 즐기며 지내다 학원에 등록한 나로서는 그 발음이 어떠하든 알아들을 수 없었다.

선생님의 질문을 못 알아듣고 엉뚱한 답을 하기 일수였다.

매일같이 혹시나 말을 시킬까 떨며 선생님의 눈을 피하며 지냈다.

1년 과정의 수업은 2달치 수강료를 한 번에 지불해야 했다. 확실히 돈을 썼다는 건 나에게 더 큰 끈기를 준다.

매일 같이 부끄럽고, 두려운 하루를 2주 정도 보냈다. 그런 나 자신이 너무나 싫었다.

이런 두려움 속에 매일을 보낼 수는 없었다. 매일 부족한 나를 견뎌내는 것은 괴로웠다.

뭔가 내가 이루어 가고 있다는 성취감을 느낄 수는 없는 걸까? 매일 바보 나를 좀 더 잘 견딜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었을까?

하지만 영어라는 게 그렇게 쉽게 성취감을 주지 않는다. 아주 쉬운 방법을 찾아야 했다.

하루하루 수업을 견뎌내기 위해 내가 찾은 방법은 아주 쉬운 방법이었다.

‘하루에 한 번씩 개망신을 당하자. 1 day one humiliation’

두려움과, 부끄러움은 타인으로 인해 느끼는 감정이었다.

그 감정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러한 관점을 나에게로 돌렸다.

나의 목표는 이제 1일 1개 망신을 당하는 것이었다.

이 얼마나 쉬운 테스크인가?

결심하지 않아도 버벅대는 난 너무나 쉽게 매일의 목표를 이룰 수 있다.


개망신이 나의 목표가 되고 나서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하루에 적어도 한 번은 어떤 말이라도 해야 했다.

사람들이 비웃든 선생님이 ‘뭐래는 거야’라는 눈빛을 보내든, 그들의 그런 리엑션이 이제 고맙기 시작했다.

그 순간 나는 오늘의 숙제를 해냈어라는 생각에 나만의 성취감이 느껴졌다.

타인이 어떻게 생각하든 난 나와의 약속을 지키는데 전념했다.

그렇게 매일같이 나와의 약속을 지켜가며 수업에 참여했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점점 그 숙제를 해내기가 힘들어졌다..

나의 영어 실력은 조금씩 늘어갔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도 비웃거나 선생님이 갸우뚱하지 않고 내 말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나와의 약속을 지키기가 점점 어려워진 것이다.

그럼 나는 더욱 초초해졌다.

나의 목표는 개망신인데 아무도 그런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나는 더 많은 말을 해야 했다.

어느 날은 ‘어떡하지 개망신당해야 하는데.. 10분밖에 안 남았네, 뭐라도 이야기하자’조급해진 난 어떤 말이라도 내뱉었다.

그렇게 한참이나 말해야 결국 모르는 말이 나오고 얼버무리게 되고 그렇게 나와의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

점점 실력은 늘고 개망신을 위해서는 점점 더 많이 말해야 하는 구조였다.

1년 과정의 수업 내내 나는 나와의 약속을 매일 지켰다.


아마도 영어를 잘 하자라고 결심했으면 매일 같이 좌절을 경험했을 것이다.

항상 누군가는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존재할 것이고, 아무리 열심히 해도 원어민처럼 말할 수 없는 나를 마주할 것이다.

난 좌절을 경험하는 것보다 작은 성공을 경험하고 싶었다.

잘하기는 어려웠지만 잘못하기는 쉽다.

그래서 잘하자가 아니라 잘못하자에 초점을 맞추었다.


행동경제학자인 칩 히스, 댄 히스의 저서 [스위치]에서는 작은 성공을 강조한다.

커다란 문제 가 커다란 해결책으로 풀리는 경우는 드물다. 일련의 작은 해결책들을 오랫동안 적용할 때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스위치]에서는 말하는 작은 성공에는 2가지 요건이 있다.

의미 있는 결과일 것, 빠른 시일 내 달성이 가능할 것


의미 있는 결과가 그 학원의 1년 과정을 수료하는 것이었다면 빠른 시일 내 달성 가능한 나의 작은 목표는 1일 1개 망신이었다.


난 여기에 한 가지 요소를 더 추가하고 싶다.

바로 ‘내 탓이오!’의 요소이다.


남 탓, 환경 탓은 나에게 설루션을 주지 못한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요소들이다. 그곳에서는 어떠한 방법도 나올 수 없다.

형편이 어려워, 아빠가 어학연수를 안 보내 줘서, 나는 왜 외국에 태어나지 못했나, 왜 우리 아버지는 주재원이 아닌가 등..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의 요인들은 나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내 탓이요’에서부터 시작하여 할 수 있는 작은 성공 의미 있는 성공을 찾아야 했다.

천재가 아닌 이상 언어는 단기간에 실력이 늘지 않는다.

매번 좌절을 경험해야 하는 것은 뻔한 사실이다.

내가 다시 영어공부를 시작했을 때 분명 나는 노력이 미흡했을 것이고 방법을 잘 몰랐을 수도 있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심리적 갈등을 겪었다.

그런 나에게 빠르게 달성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를 생각했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성공은 그 좌절을 나의 목표로 삼아 보는 것이었다. 그렇게 시작하여 이후 누구도 생각못했던 직업, 나는 통역사가 되었다.

방법을 나에게서 찾기 시작하면 아주 미약해 보이지만 작은 방법들이 반드시 존재한다.

언제 올지 모르는 까마득한 목표를 바라보는것이 아니라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것들, 작은 성공에 집중하자. 그럼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KOY_q4PHi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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