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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요일 오후 Mar 12. 2018

쇼핑몰 창업-(12) 블로그 마켓(1인 마켓)이 뜬다

이번에는 조금 다른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인터넷 쇼핑몰의 최대 약점은 무엇일까?
쇼핑몰창업에 대한 연재를 하면서 갑자기 약점을 거론하니 당황스러울 수 있겠지만, 기존 쇼핑몰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그것들을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시도할 수 있어야 성공적인 창업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인터넷 쇼핑몰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없이 많은 창업자들을 힘겹게 했고, 또 실패하게 했다.

어떤 문제점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1. 접근성
기존 사이트 운영 방식의 최대 문제점은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접근성을 높이는 데에만 많은 비용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사업자 입장에서는 힘겨운 작업이다.
접근성을 높이는 것은 마케팅의 영역인데, 마케팅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없는 일반 창업자들은 이 부분에서 많이 헤매고 비용을 낭비한다.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지 모른다.

앞서 접근성을 높일 방법으로 콘텐츠 마케팅을 얘기했지만, 콘텐츠 마케팅을 한다고 해도 쇼핑몰로 고객을 끌어올 방법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결국 광고에 의존하게 된다.

2. 신뢰도
접근성을 높였다고 해도 고객의 신뢰를 얻기가 어렵다.
세상엔 무수히 많은 쇼핑몰이 있고, 비슷한 물품을 취급하는 쇼핑몰만 추려도 상당하다.
이 많은 쇼핑몰 중 내가 운영하는 쇼핑몰을 신뢰하게 하려면, 상품에 대한 만족을 제공하는 수밖에 없다.
결국 신뢰를 얻기 위해선 고객이 상품을 구매해야만 가능한데, 사실 이 부분이 블로그 마켓(SNS 마켓)과의 결정적인 차이다.
쇼핑몰은 누구나 아는 대형 브랜드가 아닌 이상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구매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구매 후 만족해야 신뢰가 쌓이는 구조다 보니 구매 전환이 어렵고, 신뢰를 쌓는 데도 오래 걸린다. 사업자 입장에선 장기적인 싸움이 될 수밖에 없어 쉽게 지친다.


3. 설득력
2번과 비슷한 얘기인데, 고객이 신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보이는 상품 페이지는 고객의 입장에서 매우 건조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그나마 획일화된 상품 페이지를 탈피해 차별화를 시도했다면 어느 정도 신선함을 줄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쇼핑몰 상품 페이지는 형식이 정해져 있고, 고객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보니 신선함을 주지도, 설득하지도 못한다.

게다가 의류의 경우 대부분 동대문에서 사입이 이뤄지기 때문에 타 쇼핑몰에서도 얼마든지 구매할 수 있어 희소성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있다.

이렇듯 고객이 내 쇼핑몰에서 구매해야만 할 근거를 제공하지 못하는 상황에선 '이 상품 괜찮은 상품이니 한번 사 보세요'라는 설득 방식은 한계가 있다.


4. 상품 개수
이 부분은 고객과의 문제는 아니고 운영상의 어려움이다.
쇼핑몰 특성상 항상 많은 상품을 갖춰야 한다.
앞선 포스트에서 최소 30~50개라고 언급하였으나, 액세서리나 소품까지 취급하면 100개 정도의 상품을 늘 갖추고 있어야 한다.

골고루 판매가 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100개의 상품은 늘 재고 리스크를 불러오기 때문에 비용 면에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길게 봐야 하는 쇼핑몰 사업은 늘 재고와의 힘겨운 싸움을 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많은 약점을 가진 쇼핑몰의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블로그마켓(SNS 마켓)이다.
사실 위와 같은 약점 때문만은 아니고, 카카오톡이나 인스타그램 등의 SNS 서비스가 빠르게 보급됐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직 블로그 마켓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 간략히 설명하자면,
블로그 마켓(SNS 마켓)이란 기존 오픈마켓이나 사이트 중심의 쇼핑몰이 아닌 개인 블로그나 SNS 상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기존엔 정보성 콘텐츠를 제공하고 방문자를 모았던 블로그 운영자가 제조업체와 협력하여 공동구매 형식으로 물품을 판매하였으나, 지금은 직접 셀렉한 상품이나 자체 제작한 상품 등을 판매한다.

그럼 블로그 마켓 시장은 얼마나 성장했을까?
확실히 블로그 마켓(SNS 마켓)의 성장이 기존 쇼핑몰 시장을 위협할 만큼 커진 것이 사실이다.
현재 블로그 마켓 상위 업체의 매출은 월 20억~30억 정도를 기록하고 있는데, 기성 쇼핑몰 상위 업체의 월 매출이 50억~100억 정도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매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블로그 마켓이 이토록 성장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1. 소비자들의 변화
가장 큰 이유는 소비자들이 기성 쇼핑몰과 상품에 대해 실증 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비슷비슷한 쇼핑몰, 뻔한 형식의 상품 페이지, 유니크하지 못한 상품.

소비자들은 더 이상 무엇을 입어도 예쁘기만 한 모델이 만들어 낸 그럴듯한 이미지를 신뢰하지 않기 시작했고,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매력 없는 상품에 흥미를 잃었다.

사실 이러한 변화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것으로, 소비자들은 늘 대중과 차별화되는 경험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니즈가 프랜차이즈 카페가 아닌 유니크한 분위기의 카페로, 대량 생산 제품이 아닌 디자이너가 만든 한정된 제품으로 옮겨간 것도 다 같은 맥락이다.

소비자들은 조금 더 다른 것,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기존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것을 원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인플루언서들이 입는 옷(혹은 파는 옷), 사용하는 소품 등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 인플루언서들이 판매하는 상품은 대부분 자체 제작이거나, 셀렉한 상품이라도 시장에 잘 알려지지 않은 상품이 많아 소비자들의 이러한 욕구를 채울 수 있었다.


2. 신뢰도
블로그 마켓은 위에서 언급한 쇼핑몰의 문제점인 신뢰도 문제를 해소한다.
고객들은 언제 자신의 지갑을 열까?
고객 스스로 상품에 대한 확신을 갖거나, 신뢰하는 누군가가 추천해 줄 때다.
블로그 마켓은 후자의 경우를 충족시킨다.
쇼핑몰은 대형 브랜드가 아닌 이상 상품에 대한 만족도가 생성된 후 신뢰가 쌓이는 반면에 블로그 마켓은 이미 만들어진 신뢰를 바탕으로 구매가 발생하기 때문에 구매 전환이 쉽고 재구매율이 높다.

블로그 마켓이 갖는 가장 큰 경쟁력은 이미 호감을 가지고 블로그나 SNS(인플루언서의 콘텐츠)를 구독하고 있는 방문자가 고객이라는 점이다.

그들의 입장에선 믿을만한 사람(센스 있는 인플루언서)이 추천해주는 상품이 일반 쇼핑몰의 건조한 상품에 비해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또 결정적으로 판매자에 대한 신뢰가 관여도를 낮춰 다른 상품과의 비교나 대안 탐색을 포기하도록 만든다.

3. 접근성
쇼핑몰처럼 광고를 통해 접근성을 높일 필요가 없다. 블로그나 SNS는 꾸준히 콘텐츠만 업데이트하면 다양한 경로로 노출이 가능하고 잠재 고객들을 불러 모을 수 있다.

또 쇼핑몰은 고객들이 체류하는 시간이 평균 90초 내외인 것에 비해 블로그 마켓은 평균 3~5분 정도다.
이는 고객들이 원하는 콘텐츠가 마련되어 있어 상품 구매 목적이 아니어도 체류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객은 일반 쇼핑몰에 비해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블로그(SNS)에 저항감을 훨씬 적게 느낀다. 이는 압도적인 구매 전환율을 보면 알 수 있다.


4. 저비용
쇼핑몰은 상품을 최소 50개에서 100개 정도를 갖춰야 하는 반면, 블로그 마켓은 많이 갖출 필요가 없다.
블로그는 콘텐츠 제공이 목적이기 때문에 고객들이 다양한 상품을 기대하지 않는 것이 당연하고, 판매자가 마켓을 진행하고 싶은 시점을 선택하고 상품도 자유롭게 셀렉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게다가 선주문 후제작으로 마켓을 진행할 경우 재고에 대한 염려도 상쇄된다.

이처럼 사입이나 재고에 대한 부담이 없고, 사이트 제작 비용이나 광고비가 발생하지 않아 저비용으로 시작할 수 있다.

5. 밀접성
블로그 마켓의 또 다른 장점은 콘텐츠 자체에 상품이 결합되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분위기 있는 카페에서 찍은 사진을 업로드할 경우 인플루언서가 입고 있는 옷, 가방, 소품 모든 것이 상품이 될 수 있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상품이 노출되기 때문에 뜬금없이 "그런데 여기 와서 이것도 구경해보세요"라는 억지스러운 유도를 할 필요가 없다. 



어쩌면 "힘들게 사이트 운영하지 말고 블로그 마켓을 하라"라는 얘기로 오해할 수도 있겠다.

필자는 블로그 마켓이 무조건 좋다는 얘기를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쇼핑몰의 형태가 오픈마켓이나 사이트 운영 방식 외에 어떤 형태로 진화했는지, 또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서 다룬 것이다.

그리고 블로그 마켓이라고 해서 반드시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블로그 마켓은 인플루언서 자체가 브랜드이다 보니 부정적 이슈에 노출되기 쉽고,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이 희미하다.
게다가 아직까진 블로그 마켓에 익숙지 않은 고객들도 많기 때문에 사이트 운영을 하면서 보완재로서 블로그 마켓을 병행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다음 포스트에서는 블로그 마켓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들에 대해서 얘기해 보겠다.




쇼핑몰 창업에 관해 광고성 글만 난무하는 것이 안타까워 쓰게 되었으며, 부디 많은 분들에게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라이킷과 구독은 필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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