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쁜이-16 이웃집 닭1

가족이었던 닭

by 또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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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편 골목에는 덩치가 큰 닭이 살고 있었다.

매일 아침 6시 30분이 되면 어떻게 아는지 꼬끼오 울었다.

씩씩한 느낌의 이쁜이 소리와는 약간 다른, 맑고 청량하고 길게 끄는 듯한 멋진 울음이었다.

이웃집 닭이 아침에 울면 이쁜이가 일어나 따라 울었고, 대답하듯 그 닭이 또 울었다.


낮에도 한 번 씩 닭이 울었는데, 대답을 기대하는 것인지 이쁜이가 따라서 울 때까지 계속 울었다.

이쁜이는 못 들은 척하는 건지 이웃집 닭이 여러 번 울어야 한 번을 울었다.


우리는 이쁜이에게 친구가 생겼다고 생각하고 함께 닭을 보러 갔다.

건물 바깥쪽에 철망을 치고 임시로 만든 닭장에 닭이 있었다. 먹이로 던져준 듯한 음식물 찌꺼기와 흙을 밟고 당당하게 서서 우리를 보고 있었다.

갈색 깃털에 튼튼해 보이는 커다란 발, 부리부리한 눈.

닭은 이쁜이를 보고 철망으로 달려들었다.

우리는 놀란 이쁜이를 데리고 황급히 돌아왔다.

자기와 다른 운명을 가진 이쁜이를 보고 반감을 가진 것인지, 그저 수탉을 보고 본능적으로 달려든 것인지는 모른다. 닭은 자기 영역을 침범한 다른 닭을 보고 화를 내었다. 왕처럼 당당했다.


닭의 주인이 날이 추워지면 잡아서 아들 먹이려고 한다고 이웃에게 말하는 것을 엄마가 지나가다 얼핏 들었다고 했다. 청량한 울음소리를 들을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알게 되었다.

그저, 남은 날이 너무 춥거나 배고프지 않았으면 하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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