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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와 Aug 29. 2024

작고 달콤한 까마중

여름날, 길에서 만나는 간식


여름이면 골목 담벼락 밑과 방치된 화단에 까마중이 멋대로 자라 까맣게 익어있었다. 따로 가져다 먹는 사람도 없이 혼자 쑥쑥 자라 까맣고 반들반들한 알맹이를 잔뜩 맺은 뒤 땅에 떨어져 굴러다녔다. 그렇게 떨어진 까마중은 다음해에 또 키우는 이 없이도 무성하게 자라났다.

이쁜이는 산책을 하다가 잘 익은 까마중을 발견하면 신나서 따먹곤 했다. 꼬륵꼭꼭 노래를 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여기 맛있는 것 있다고 알려주고 따서 몇개 부리로 갖다주면서 실컷 먹고 산책을 마저 하곤 했다.

까마중은 독성이 있어 한 번에 많이 먹으면 안된다고 들었는데, 이쁜이는 적당히 먹고 물러나는 법을 아는 닭이었다. 조금 많이 먹은 날은 까마중 색의 똥을 누기도 했다.


어느날, 출근하려고 집을 나서다가 누군가 까마중이 잔뜩 든 봉지를 대문앞에 놓아둔 것을 보았다. 이쁜이가 까마중을 신나게 먹는 것을 보았나보다.

그날은 아침부터 이쁜이가 맛있는 간식을 실컷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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